로그인 회원가입
여행스토리
축제 /
2015-06-05
아일랜드(섬) 여행기 : 자전거 타고 나오시마 한 바퀴, 두번째 이야기
일본 > 주고쿠/시코쿠
2014-10-23~2014-10-26
자유여행
0 0 447
최지혜

아일랜드(섬) 여행기 : 자전거 타고 나오시마 한 바퀴, 두번째 이야기

이곳으로의 여행을 꿈꾸게 된 건 우연히 본 사진 한 장 덕분이었어.

푸른 바다를 향하고 있는 방파제 위에 노란 호박이 덩그러니 놓여 있었지.

일본 시코쿠 지역에 자리하고 있다는 나오시마, 하지만 그곳은

우리나라에서도 섬을 찾아가기란 쉽지 않기에, 타국에서의 섬여행은 더욱 막막하게 느껴졌었어.

맙소사! 그런데 결국 오고야 말았지 뭐야. 달콤한 여행을 즐기고 있는 중이야.​

​※나오시마 이야기를 두 편으로 끝내려다 보니 좀 길어요. 스압주의!!


혼무라 지역의 골목길을 둘러보고 나와 다시 자전거를 타고 달린다.

이제 고탄지의 베넷세하우스를 찾아 가는 길.​

이름은 모르지만 아늑한 분위기의 항구를 지나, 버거운 페달질을 이어가고 있을 때쯤

언덕 아래 비밀스러운 해변이 드러났다.

누군가가 조각해 놓았을 해변가 나무 연인을 발견하고는 새삼

그래! 나오시마는 예술섬이었지!라고 되뇌어본다.

차를 타고 지나쳤다면 아마 만나지 못했을 해변에서 우리는 망설임 없이 신발을 벗어버렸다.

내친김에 양말까지 벗어 신발 안쪽에 쑤셔넣어두고 맨발로 고운 모래를 밟는다.

아주 잠시였지만 우리는 이 해변을 전세내어 머무를 수 있었다.


10월 끝자락에도 포근한 기온 탓에 꽁꽁 싸매고 있던 옷을 한 겹씩 벗어내야 했고,

오르락 내리락 하는 길과 밀당을 하느라 등에 땀이 서려 있었지만,

그러면서도 내내 웃으며 달릴 수 있었던 것은 유쾌한 길동무와 몸과 마음을 누일 수 있는 푸른 바다가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미리 알아둔 정보에 의하면 혼무라에서 고탄지까지는 자전거로 15분이면 가능한 거리라는데,

우린 혹하는 풍경을 만날 때마다 자전거를 세워두고 느적댔더니 한시간이 꼬박 걸렸다.

그토록 보고 싶었던 노란호박이 저 멀리 시야에 들어오지만,

먼저 츠츠지소(일본식 리조트?) 앞 해변에 세워진 도리가 걸음을 붙든다.

멀리 수평선 위에 떠 있는 섬, 햇살을 받아 반짝반짝 빛나는 수면,

그리고 바다에서 한가로이 노닐고 있는 서양인 커플의 모습까지 참으로 가슴 설레는 풍경이다.

이쯤되니 잠시 후회가 밀려왔다.

날씨가 이렇게 좋을 줄 알았으면 수영복을 챙겨올걸.

나오시마에서 1박은 하는 걸로 일정을 짤 걸.

당일치기로 바쁘게 섬을 둘러보기에 나오시마는 너무 예쁘잖아!

하지만 후회해봤자 아무 소용 없으니 지금 이 순간을 즐기자.

괜.찮.아! 노란호박이 눈 앞에 있잖아.

그래! 드디어 만났다.

미야노우라항의 빨간호박과 더불어 나오시마의 명물로 유명한 쿠사마 야요이의 노란호박.

이 작품은 일본어로 카보챠(南瓜)라고 불린다.​

나오시마 안에 있는 예술 작품 중 가장 먼저 만들어졌으며,

1992년 베넷세하우스가 개관하고 그로부터 2년 후 이 해변에 놓여졌다.

미야노우라항의 빨간호박이 톡톡 튀는 느낌이라면,

베넷세하우스의 노란호박은 뭔가 고요하면서도 해변의 포인트가 되어준다.

분명 방파제 위에 얹어져 있는데도 잔잔한 바다 위에 둥둥 떠 있는 듯한 느낌은 나만의 착각일까.

노란호박은 역시 인기폭발.

머무는 내내 한적한 모습의 나오시마였지만 노란호박 주변에는 유독 사람이 많다.

저마다 그 앞에서 기념 사진을 찍느라 기다림을 감수해야했을 정도.

아! 그렇다고 막 북적인다는 뜻은 아니다. 다른 스팟에 비해 인기가 많다는 것 정도.​

길게 이어지는 해변을 걸어 베넷세 하우스를 만난다.

베넷세 하우스는 산업폐기물과 환경파괴로 버려졌던 나오시마가

예술로 다시 태어나기까지 발판을 만들어준 시설이라 할 수 있겠다.

베넷세는 일본에서 유명한 학습지를 만드는 그룹으로,

1985년 나오시마에 어린이를 위한 캠핑장을 만들려는 계획에서 이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베넷세하우스는 일본의 대표적인 건축가 안도 타다오가 설계를 맡았으며,

예술과 휴식, 그리고 자연이 조화된 공간으로 호텔과 뮤지엄으로 구성되었다.

호텔은 총 4동이다. 뮤지엄(MUSEUM), 오발(OVAL), 파크(PARK), 비치(BEACH).

각 동은 각기 다른 테마를 가지고 있으며 그 중 오발은 뮤지엄에서 언덕까지 모노레일로 이동,

물의 정원을 배치한 안도 타다오 특유의 건축미가 정점을 이루는 곳이라고 한다.

세토내해를 내려다보는 전망도 특별하다는데, 우린 이곳을 경험하지 못했다.​


베넷세 하우스의 규모가 생각했던 것보다 커서 자전거로 이동하며 해변 주변의 건물들만 주로 둘러보았다.

기념품샵과 레스토랑이 있는 건물과 호텔 비치동을 차례로 지나오면 다시 도로로 이어진다.

사실 굳이 뮤지엄에 들어가보지 않아도 베넷세 하우스 인근에서 다양한 예술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일단 기념품샵 인근 잔디밭에도 수많은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을 뿐더러,

해안절벽 위 도로를 따라 달리다보니 마치 반사판을 세워놓은 듯한 작품이 눈에 띈다.

그리고 언덕 아래 길을 따라 내려가 맞닿는 해변에도 폐선의 폐기물을 이용해 만든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어떤 의도의 작품들인지 설명이 되어 있지 않아(설사 있더라도 일본어) 다소 난해하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넷세 하우스는 눈이 심심할 틈이 없을 정도로 재미있는 곳이다.

이후 만나는 지중 미술관과 이우환 미술관은 다 그냥 지나쳤다.

우린 배가 고팠고, 시간은 이미 오후 3시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그리고 사실 폐쇄된 공간에 전시되어 있는 작품들을 둘러보는 것은 별 흥미가 없기도 하다.

그래도 혹시 아쉬운 분들을 위해 잠깐 소개를 더하자면,

「지중미술관은 세토내해의 경관을 해치지 않기 위해 건물 대부분이 지하에 매설된 독특한 구조의 미술관이다.

지하에 있으면서도 자연광을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며, 하루의 시간과 사계절에 따라 작품과 공간의 표정이 달라진다.

이우환 미술관은 세계가 인정한 거장 이우환과 안도타다오, 두 사람의 콜라보레이션을 담은 미술관으로,

바다와 산에 둘러싸인 골짜기에 자리하고 있으며, 자연과 건물, 작품의 3요소가 조용히 조화를 이룬다.」 라고 쓰여있다.​

설명글을 보면 왠지 끌리기도 한다. 다음 좀 더 여유롭게 나오시마를 찾게 된다면 그땐 꼭 둘러보는 걸로.


이제 다시 원점, 미야노우라항으로 간다. 밥 먹으러.






베넷세 하우스에서 이우환미술관을 지나 지중미술관까지 이어지는 길은 가장 난코스였다.

하지만 지중미술관에서부터는 내리막길이 계속되어 바람을 만끽하며 달릴 수 있었다.

덕분에 눈 앞에 펼쳐진 바다 풍광도 더욱 시원하게 느껴졌다.

여기서 TIP

혹시 자전거를 타고 나오시마를 여행할 계획이라면,

미야노우라항→혼무라​→베넷세하우스→미야노우라항 순으로 돌아보는 편이 더 수월하다.

혹시 반대로 달린다면 지중미술관까지 가는 길에서 지쳐버릴 것이다.

미야노우라항에 도착하니 이미 3시가 훌쩍 넘어 대부분의 식당이 브레이크 타임에 들어갔다.

런치메뉴는 끝났지만 다른 음식은 된다는 식당을 겨우 찾아내 식사 겸 맥주 한 잔을 즐기고 항구쪽으로 나오니,

그림자가 길어지는 나른한 시간이 되었다.​ 오후 5시경.


이미 5시 배는 포기했다. 조금이라도 이 섬에 더 머무르고 싶어 막배를 타기로 했다.​

떠나​가는 배를 배웅하며 더불어 지는 해를 바라본다.

이곳에서 하루를 더 머물 여행자들, 그리고 나오시마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

또는 우리처럼 마지막 배를 기다리는 사람들 모두 항구로 나와 석양의 아늑함 속에 잠겼다.

해가 지고, 밤이 되니 나오시마는 또 다른 느낌으로 되살아난다.

골목길 불이 켜진 어느 작은 술집에 들어가 칵테일 하나를 시켜놓고 앉아 마지막 배를 기다리며,

우리는 몇 번이고 "나오시마 정말 좋다."는 말을 반복했다.

그리고 다음에 이 섬을 찾는다면 그땐 최소 2박은 해야겠다며 훗날을 기약한다.

 

이 글과 연관된 원투고 추천 여행상품


KEB하나은행
283-910007-33104
(주)에픽브레인


월~금:AM 09:00 ~ PM 06:00
점심시간 : PM 12:00 ~ PM 01:00
토요일,일요일,공휴일 휴무


1899-1209
(주)에픽브레인 대표 : 이종광 / 주소: 서울시 중구 서소문로 38길 센트럴타워 606호 / 대표전화 : 1899-1209
사업자등록번호:220-88-30896 / 통신판매번호 : 제2016-서울중구-1411호 / 관광사업등록번호 : 국내 제2016-28호, 국외 제2016-75호
공제영업보증서 : 국내 제01-13-0189호, 국외 제01-13-0190호 / 개인정보관리책임자 : 김경현 / E-mail : master@12go.co.kr

COPYRIGHT 2013 12GO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