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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토리
2015-07-16
[하노이 여행] 신발 사려다가 미아될뻔했잖아,
동남아 > 인도차이나반도
2014-07-24~2014-08-05
자유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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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mine

 

 

 

 

 

 

아까부터 주변을 서성거리고 돌아다니던 알바생이다. 뭐지, 이나라는 일을 이렇게 해도 되는건가.

 

 

 문득 어릴적 책값 벌겠다고 피씨방 알바를 하던 때가 생각났다. 한가한 시간에는 책을 보거나 공부를 했는데, 어느날 그걸 본 사장님이 그러셨다.

나는 니 시간을 돈 주고 산것이니 할게 없으면 걸레질이라도 해라.

그때는 그 말이 서럽기만 해서, 당장 일을 그만두...고 싶었지만 단기알바였으므로 꾹 참고 비싼 아이스초코를 몰래 타마시는걸로 복수를 대신했다. 푸슉푸슉 생크림도 가득 넣어서. 그때 찐 살이 아직도 내 몸뚱이 어딘가에 남아있으리라고 장담한다. 

 

 나이가 조금 더 든 지금은 그 심정을 그때만큼 이해 못하는건 아니지만(고용인이 한가하다고 빈둥거리는건 누구나 다 싫지), 저 표현 방식은 옳지 않다는 생각은 지금도 여전하다. 어디에서 일을 하나 꼭 저렇게 남의 돈 벌기가 더럽다는걸 상기시켜주는 사장님이 있어 알바생을 서럽게 하는데, 여기 사장님은 좋은 분인가보다.

 

 

 

 

 

 내가 끄적끄적하는걸 보는 시선이 느껴져서 고개를 들었더니, 쑥쓰럽게 웃으며 말을 걸어온다.

웨얼알유프롬? 코리아~ 오 리얼리? 하고 대화는 끝났다. 앤유?라고 물어볼수가 없으니까. 그런데 계속 앞에 앉아있는다. 음......

 

 

 이층에는 나와 그 아이밖에 없어서, 한구석에 두명이 집중되어있는 이 인구밀도를 견디기 힘들어 몇마디 말을 건넸더니 기다렸다는듯이 얼굴에 웃음이 핀다. 그 아이는 영어를 거의 못했고, 나는 베트남어를 거의........가 아니라 아예 못했기 때문에 인터넷과 사전의 힘을 빌려 겨우겨우 대화를 이어나갔다. 언니가 한국어학교에서 일하고, 친구가 한국어를 공부한다고 한다. 자기 전공은 무려 관광학과. 근데 영어를 이렇게 못해?!어쩌려구! 하고 선생님처럼(이놈의 직업병) 눈을 부릅뜨니, 부끄럽다는듯이 헤헤 웃었다.

 

 

 

 

 

 

 

 

 

 

 

 

 

 

<저 작은 테이블을 마주하고 앞에 앉아있는 호기심많은 스무살은 무시할 수가 없다.>

 

 

 

 

 

 

 

 

 모름지기 정보는 현지인, 그것도 젊은 현지인에게 물어보는게 최고라고, 물가를 포함해 이것저것 물어봤다. 오다가 본 옥수수(그냥 지나칠수가 없었어) 가격도 물어보고, 농 가격도 물어보고(항상 사고나서 정가 확인을 해야 하는 피곤한 성격), 신발 가격도 물어보고, 싸게 살 수 있는 곳도 물어보고. 이름이 린이라는 스무살 꽃띠 아가씨는 손짓발짓 그림까지 그려가며 열심히 설명해줬다. 

 

 

옥수수- 5000~15000동 사이

농 - 20000~30000동 사이(올레!)

신발 - 쪼리 기준 80000~

 

 

그렇게 물가를 물어보다가, 갑자기 베트남 월급이 엄청 낮다고 한 글을 어디선가 본게 생각나서 살짝 실례되는 질문도 던졌다. 얼마냐 일하냐고 하니까 하루에 3시 반부터 11시정도까지, 바쁘면 11시 반까지도 일한다고 대답하며 울상이다. 평일에만? 주말에도 일해? 하니까 한달에 두번 오프가 있단다. 헐. 그렇게 일하면 얼마 벌어? 하니 돈 단위 계산이 어려운지 잠시 손가락을 꼽아보다가 노트에 끄적끄적 적는다. 3000000동. 0이 무지하게 많은 베트남돈단위는 언제봐도 어마어마하다. 5 곱하고 100나누면.................15만원.

 

 

 이제 막 스무살이 된 린이 하루 8시간 한달에 두번 빼고 꼬박 일해서 15만원을 번다니. 베트남의 물가가 우리나라보다 훨씬 낮은것도 감안해야겠지만, 그래도 왠지 짠하다. 우리의 기준으로 다른 나라 사람의 월급의 가치를 평가하고 안쓰러워하다니, 이건 또 무슨 알량한 우월감인가 싶어 내 자신이 우습다.  

 

 서로 할말도 이제 없었지만(할말은 많은데 할수가없는 언어의장벽), 여전히 앞에 앉아 꼼지락꼼지락, 내가 노트에 끄적이는것도 슬쩍 보다가 다시 핸드폰을 만지작만지작 하는 이 분위기에 내가 무슨말을해야할까 곰곰이 생각하다가 내일 일 언제끝나냐고 물어봤다. 

 

 자기 내일은 일찍 끝난다고, 7시부터 일해서 3시반에끝난단다. 딱 내일만. 그러면서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you want me....손가락으로 나한번 자기한번 찍고 휘휘 하길래 

 오케오케 그럴수있으면 그러자고 했다. 막 좋아한다. 한국어 공부하는 자기 친구도 같이 가도 되냐고 물어보길래, ㅇㅇ 그러렴 했더니 그자리에서 전화를 한다. 와 일하는데 전화도한다.......... 

 

 5시에 끝난다는 친구와 시간약속도 잡고, 내일 만나서 뭐 할건지 계획도 짜다가 이제 슬 숙소로 돌아가야지 싶어 빠이빠이하고 나왔다. 초롱초롱한 눈으로 씨유 순! 하며 손까지 짤짤 흔들어주는게 영락없이 어린애같이 귀엽다.

 

 

 

 

 

 



  

<어딜 보나 오토바이, 오토바이, 오토바이 뿐이다.>

 

 

 

 

 



 

<바로 옆 가게에 짝퉁이 있는 베트남. 갈색+노란색 천막이 진짜임.>

 

 

 

 

 

 

 아무래도 너덜너덜해진 신발이 운명을 다해가는것같아 (걸음마를 덜 배웠는지 울퉁불퉁한 바닥에는 잘 걸려서 내 쪼리는 항상 수명이 짧다) 질질 끌다시피 하며 신발가게들을 헤맸다. 갑자기 길가에 어떤 꼬맹이가 내 신발을 가리키며 뭐라뭐라 하는데, 처음에는 끈 떨어졌다고 알려주는건줄 알고 나도 알아, 했는데 알고보니 자기가 고쳐주겠다는소리였다. 1분이면 된단다. 베트남에서 신발 고쳐준다고 멀쩡한 신발도 가져가서 약칠+바느질 해놓고 어마어마한 돈을 요구한다던 글이 떠올라서 어 그래서 지금 신발 사러 가는 길이야 하고 허겁지겁 신발을 끌며 도망쳤다. 린이 쪼리는 8만동정도면 괜찮다고 했는데, 암만 찾아봐도 신을만한건 10만동 이하가 없다. 베트남 물가 생각하면 비싼것같은데, 가게들이 전부 외국인 가격 담합을 한건지, 베트남 물가를 너무 무시한건지 10만동 이하는 장난감같은 쪼리뿐이다.

 

 

 원래는 평소에 신을 신발과 목욕+실내용 신발을 사고 싶어 두개를 집어들고 신나게 흥정에 성공한것까지는 좋았는데, 봉다리에 딱 담고 환율계산해보니 이만원이다. 아줌마가 옆에서 막 베리 굿 베리 칩을 연발하며 정신없이 하는 통에 오케오케 했는데 이만원이라니. 돈 없다고 뛰쳐나왔다. 목욕탕 의자에 쪼그려앉아 이것저것 신발을 신어보고 봉다리까지 담았다가, 갑자기 돈이 없다며 뛰쳐나가는 외국인의 등 뒤로 이럴거면 왜 흥정했어 라는 표정이 길게 따라붙었다.

 

 그리고는 멀리 떨어진 가게에서 결국 처음에 봤던 여기저기 다 있던 디자인의(심지어 캄보디아와 태국에서도 팔던) 쪼리를 집어들었다. 제일 싼 10만동짜리. 목욕겸용으로도 쓰려고 산거라 재질에 제한이 많아 한국에서라면 절대 신지 않았을 신발을 보고있으려니 갑자기 또 우울해진다. 거기다 굽도 없어........사진찍을때 조금이라도 날씬해보이려고 유럽/지중해 여행을 갈때도 웨지힐을 고수했던 나였지만(날씬한애들은 그냥 청바지에 운동화 신어도 예쁘게 나오겠지만 난 아니라고, 흥) 동남아에서 캐리어와 배낭을 메고 울퉁불퉁한 길바닥을 웨지힐 신고 여행한다는건 생각할 것도 없이 미친년같을것같아 포기. 베트남 온지 하루만에 철드는것같아서 갑자기 뿌듯해졌다.  

 

 

 

 

 호텔에서 물을 사면 비쌀테니까 근처라고 짐작되는 곳에서 큰 물통을 샀는데, 문제는 호텔이 보이지 않는다. 날은 어두워지더니 금새 밤이 되었고, 오토바이는 정신없이 빵빵대며 돌아다니고 왠지 구시가지를 벗어난것같은 불안감에 큰길가로 나왔지만 여전히 내가 아는 길이 나오지 않았다. 여기 근처에 여자 혼자 밤에 돌아다니는건 미친짓이라고 했는데, 겁이 나서 호들호들 떨며 물통을 껴안았다. 누구든 건드리기만 해봐라, 물통으로 때려줄테야.

 

 

 나중에 알고보니 호텔 근처에서 뱅뱅 돌고 돌았던거지만, 어찌저찌 겨우겨우 호텔을 찾아오니 이미 9시 즈음. 거진 한시간 반을 넘게 헤맨 셈이었다. 눈물나오게 반가웠다. 저녁을 먹어야했지만 나갔다가는 또 길 잃을것같아 호텔 바로 옆 스시집에서 4조각짜리 롤 하나 28000동 주고 사먹고는 바로 드러누워버렸다.

 

 

  그리고 내가 애지중지 껴안고 온 물통은 12000동이었는데, 왜 호텔에서는 10000동에 파냐. 뭐 이런나라가 다있어.

 

 

 

 

 


 

 

 

 

 

 

 




 

<헤매다가 본 기황후. 요즘 저게 인기라더라는.>

 

 

 

 

 

 



<베트남의 야외 테이블/의자는 대부분 저렇게 아담한 사이즈. 남녀노소 할것없이 쪼그려앉아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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