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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17
[하노이 여행] 야시장과 호안끼엠호수 산책
동남아 > 인도차이나반도
2014-07-24~2014-08-05
자유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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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mine

 





 

  약속시간도 정확하게 톰이 호텔 앞으로 데리러 왔다. 많이 걸을거라니까 편하게 입으라길래 얼마나 많이 걷나 했더니 아까 내가 헤맸던거 반의 반도 안걷는다. 베트남 사람들은 걷는게 익숙하지 않은가보다. 아니면 설마 내가 하이힐이라도 신고갈줄 알았다던가....?

 

 




 

 

 

 




 

 톰과 함께 구시가지에 있는 야시장으로 향했다. 현지인과 함께 있으니 천군만마라도 얻은듯 마음이 든든했다. 어느 가게라도 들어가서 당당하게 가격을 물어볼수 있을것같은 기분이랄까. 길을 잃을 염려가 없으니, 이제서야 마음 편하게 주변의 풍경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하루종일 거의 굶다시피한 내가 야시장 입구의 돼지고기꼬치구이에 홀린듯 눈이 돌아가자 톰이 눈치채고는 꼬치 하나를 사줬다. 가격은 만동!(500원) 돼지갈비와 비슷한 맛이다. 맛있는데 역시 양이 적다ㅠㅠ....나같은사람은 여섯개쯤 먹어야 성에찰것같은데 안그래도 톰이 많이 먹는다고 놀리니까=_= 참기로 했다.

  

 



 

 

 

 


 

 

 

 

 



 야시장은 동대문+남대문의 축소판인것처럼 온갖 것들을 다 팔았다. 의류잡화는 물론이고 생필품과 악세사리, 먹거리 기념품까지 왠만한건 다 있다. 가방류는 한국의 만원짜리 가방들처럼 조잡한 디자인카피와 그보다 낮은 퀄리티였고, 의외로 악세사리는 한국에서 악세사리 도매시장에 올라오는 상품들과 거의 같았다. 남대문에서 물건을 받아올리는 없으니 둘 다 중국에서 떼오는것같다. 인도에서도 메이드인차이나를 쓸정도로 중국의 힘은 강력하니까.

 

 

 



 

 

 

 

 

 

 




 

 얼마를 또 걸어가다가 톰이 뭐 마실거냐고 물어보더니, 사탕수수주스를 사줬다. 맛은........밍밍한 설탕물에 풀맛을 섞었다고나 할까. 저 가게가 맛이 없는 가게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내 취향은 아니었다. 맛이 괜찮냐고 톰이 물어보는데 차마 얻어마시면서 괴상하다라고 표현하기에는 미안해 괜찮다고 대답했지만, 마시는둥 마는둥 하다가 결국 반이상 남겨 톰에게 건네주고 말았다. 시원달짝지근하다며 동남아와 인도, 이집트 등지를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꽤나 호평을 받고 있던 사탕수수주스였는데, 이때 이후로 시도도 하지 않는다. 난 먹을거로는 모험을 하지 않으니까. 그래서 항상 처음 먹을 집은 신중하게 골라야한다.   

 

 


 베트남의 옷들은.............말로 설명할수 없는 특징이 있다. 뭔가 조잡스럽다고 해야하나 인형옷같다고 해야하나. 디자인이 조금씩 과해서 이벤트용으로 만들어놓은 옷들 같기도 했다. 어떤 옷은 레이스가 너무 많았고, 어떤 옷은 그림이 너무 요란했고, 어떤 옷은 리본이 너무 많았다. 그리고 다들 너무 짧고, 트임이 많고, 딱 붙는다. 더워서 짧은 옷들을 많이 입는다고는 하던데, 예쁘게 짧은게 아니라 내 기준으로는 80년대 다방아가씨들 옷같았다.

 



 굳이 디자인이 문제가 아니더라도, 나는 감히 사이즈도 물어보지 못했다. 베트남 사람들이 덩치가 작다더니, 여자들이 다들 내 팔뚝으로 걸어다니는걸 보니 톰이 왜 나한테 맨날 자기보다 덩치가 크다고 놀렸는지 알만하다.(눈물) 등짝이 내 반만한걸 보니, 아예 뼈대가 다른것같다. 난 다이어트를 해도 저렇게는 안될거야. 암.

 




 

 




 

 

 

 


 

 돈을 넣어다닐 작은 지갑을 하나 살까 하고 기념품가판대를 기웃거렸는데, 딱히 마음에 드는게 없어 지나치고는 꽃무늬 운동화를 하나 사고 싶어 톰에게 가격을 알아오라고 등을 떠밀었다. 현지인이 물어봤는데도 가격은 27만동(약 13500원). 외국인인 나를 봐서 가격을 높게 부르는건가 싶어 톰에게 흥정좀 해보라고 했지만, 톰이 말하길 여기는 흥정 레벨이 최고치인 곳이라 자기도 흥정은 잘 못한단다. 이런 베트남남자-_- . 그러면서도 가격이 좀 비싼것같다고 눈을 찡긋거리길래 그냥 뒤돌아서고 말았다.

 

 

 

 

 




 

 

 

 

 

 

 

 

 

 


<밤중에도 넘쳐나는 오토바이무리들. 그리고 더워서 상의탈의중인 아저씨>
 

 

 

 

 

 



 

 역시 남자와 시장을 가는건 쓸모가 없다. 슈퍼에 들어가 당장 필요한 치약과 썬크림을 산게 전부....그것도 정찰제가게에서 =_= ....

 달리치약이 유명하다길래 물어보니, 그건 예전에 유명했었고 지금은 별로라며 차라리 colgate를 쓰라는데, 야야 이건 호주에서 지겹게 썼으니까 됐어......

 썬크림은 3만동짜리와 9만동짜리를 놓고 한참 고민을 했는데, 옆에서 지켜보던 톰이 "여자가 되가지고 얼굴에 바르는건 좀 비싼거좀 써라" 하고 90만동짜리를 쥐어주길래 어쩔수없이 그걸로 샀다. 톰, 나 걱정해줘서 그런거지? 한심해서 그러는거 아니지 ? :-)

 


 종업원이 얼마얼마라고 하는데, 돈단위가 아직 익숙하지 않아 오천동 천동 만동 오만동 십만동 다 꺼내놓고 세고있는 나를 보던 톰이 계산이 안되냐며 옆에서 쏙쏙 지폐를 뽑아 계산을 했다. 임마, 아직 돈단위에 익숙하지 않아서 그래.

 

 


 그렇게 별 소득도 없이 한때 유명했었던 치약과 여자라면 선택해야 할 비싼 썬크림을 들고 털레털레 걸어 호안끼엠호수로 향했다.

 

 



 

"여기서 영어 쓰는거 호주에서 오고나서 처음이네"

 

"진짜? 나한테 고마워해야돼. 니 스피킹을 도와주는거잖아."

 

"(피식)"

 

"이자식아 너 비웃었냐?"

 

"니 영어 못해서 별로 안고마워ㅋㅋㅋㅋ그리고 니 발음도 배우고 싶지 않거든ㅋㅋㅋㅋ런취! 머취! ch발음 못알아듣겠어"

 

"야 베트남영어도 만만치 않거든ㅋㅋㅋㅋㅋㅋㅋ 니 발음도 이상해! 그리고 중국영어보단 우리가 낫거든."

 

"어 그건 그래."

 

 



 

 그렇게 중국영어 발음이 제일 이상하다고 합의를 보고는 호안끼엠호수 서쪽에 있는 성당을 보러 갔는데, 누구냐 하노이가 아시아의 파리라고 한놈. 나와.

 


 하노이가 프랑스의 지배를 받았던 역사가 길어 유럽풍의 건물이 많고 성당도 예쁘고 바게트도 맛있고 어쩌고 하던데, 바게트 하나 맛있는거 빼고는 하~나도 모르겠다. 이래서 어디의 뭐식으로 알려진건 믿으면 안된다니까. 하노이 여행 하면 저 성당이 꼭 끼던데,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고 소득도 없어 저게 사람들이 말하던 그 성당이라는것을 알자마자 바로 발걸음을 돌렸다.

 


 톰이 그래도 남자라고 길을 안전하게 건너는 방법을 알려준다며 자기 옆에 서라는데, 나는 이미 길을 건너고 있는 중이라서 미안......

 아까 낮에 길을 한참 헤매고 다닌 탓에 이제 길 건너기는 그닥 무섭지도 않았다. 짜식이 누님을 뭘로보고.

 

 


 밤인데도 땀이 비오듯 흐르는 무더위에 근처에 마침 chatime이 보이길래 냉큼 들어갔다. 가격보고 오열할뻔. 왜이렇게 싼거야 ㅠㅠ호주에서 한잔에 6달러씩 주고 마셨었는데 여기서 천원~이천원 사이라니 ㅠㅠ....평소에 자주 먹던 밀크티를 먹을까 하다 날도 더운데 더 텁텁할것같아 이름이 요란한 과일주스를 시켜봤는데, 맛이 역시 구렸다. 이래서 먹는걸로는 모험하는게 아니라니까 흑흑......역시 저걸 먹었어야 했어 생각하며 톰이 시킨 자몽주스를 물끄러미 쳐다보자, 톰이 마셔볼테냐며 자기껄 내밀었다. 사양않고 낼름 먹어봤더니 이게 역시 훨씬 맛있어 ㅠㅠ....  니께 훨씬 낫다 했더니 선뜻 바꿔먹자며 주스를 바꿔줬다. 올, 톰 이러다 너한테 반하겠어.

 



 

 

"여기 너무 더워. 땀나서 화장이 다 흘러내리잖아. 내 눈 봐 팬더같아ㅠㅠ"

 

"누가 니 얼굴을 본다고 그래. 신경쓰지마 아무도 너 안쳐다봐. 돈워리"

 



 

 

 이러고는 진짜 쓸데없는걱정 한다는듯한 표정으로 비웃는다. 내가 본다 어쩔래. 내가 신경쓴다 어쩔테냐고?!

 

 


 

 그리고 호숫가에는 날도 더운데 왠놈의 달라붙은 커플들이 이렇게 많은지. 아주 벤치마다 빽빽하게 앉아있다. 난 이렇게 더우면 옆에 누구 있는것도 싫던데 쟤네들 붙어있는거 보라며 미친거아니냐고 궁시렁댔더니 톰이 또 한마디 한다. 쟤넨 어리잖아.

 


 야 나도 안늙었거든?!?!하고 버럭하니까 누가 뭐라했냐며 자긴 아무말도 안했다고 저멀리 도망갔다. 와 나보다 세살 어리다고 시도때도 없이 나한테 늙었단다. 음료수만 안바꿔줬으면 넌 벌써 호수에 던져버렸을거야 이자식아, 하니까 역시 덩치가 커서 힘이 세다고 낄낄댄다. 이걸 진짜 :-)....

 


 

 

 

 

 


<호숫가에 있는 레스토랑. 비싼 곳이라서 관광객 말고는 안간단다. 역시 관광책자에 맛집으로 소개되어있다>

 

 

 

 



 

 



<여기도 커플 저기도 커플 다 커플이다!!!!!!!!!!!!>

 

 

 







<음료수 계산하고 있는 톰 뒷모습 몰카>

 

 

 

 

 



 

 호숫가에는 산책나온 가족들로, 어둠을 틈타 붙어있는 커플들로, 밤호수 구경하러 온 관광객들로, 혹은 무더위에 집에서 뛰쳐나온 피서객들로 가득했다. 마치 한여름밤에 호수공원을 보는 기분이랄까. 색색의 조명들로 가득차 호수 주변은 밤인데도 낮처럼 환했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호숫가를 돌고 있는데 톰이 기타연주를 하고 있는 사람 앞에서 멈춰섰다. 딱히 연주를 잘하는것은 아니었기에 지나쳐가려는데, 따라오던 톰이  잠깐만, 하고는 지갑을 꺼내 오만동을 돈통에 넣고왔다. 5만동이면 여기 물가로 작은 돈이 아니라서 혹시 아는 사람이냐고 물어봤더니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호주에서는 저렇게 길거리공연하는 사람들도 많고, 듣는 사람들도 즐기고 하는데 여기서는 저런 사람들이 정말 흔하지 않거든. 이렇게 호응해주는 사람이 있어야 저런 사람들이 더 늘어나고 그러면 더 많은 사람들이 같이 즐길 수 있잖아."

 


 

 

 아니 톰, 너가 언제부터 이렇게 문화를 사랑했던거야.....?

 가끔 톰은 이렇게 진지한 모습을 보여서 나를 깜짝 놀라게 하곤 했다.    



 

 그리고 계속 걷던 중, 한 예쁘장한 꼬마아이가 갑자기 내 앞으로 툭 튀어나오더니 내 음료수를 가리키며 뭐라고뭐라고 했는데, 톰이 옆에서 완전 자상하게 뭐라고뭐라고 하니, 얼른 저쪽으로 뛰어가버렸다. 뭐라고 했냐니까, 내가 마시고 있던 음료수를 달라고 했단다. 구걸을 하는것같진 않았는데, 예상치 못했던 말이라 깜짝 놀라 이런일이 흔하냐고 물어보니까 흔하지는 않다고, 자기도 처음 본다고 했다. 이 밤중에 저렇게 꼬마아이가 혼자 다니면 위험하지 않냐 했더니, 아빠가 연주를 하고 엄마가 어딘가에서 장사를 하고 있을거라고 대답하는 톰의 표정이 약간은 씁쓸한것같아 더는 말을 잇지 않았다. 그래서 아까 연주자에게 오만동을 선뜻 줬던 것일까. 우리나라에 외국인 친구가 놀러왔는데 만약 어떤 꼬마아이가 먹던것을 달라고 했다면, 나는 그 아이에게, 혹은 외국인 친구에게 어떤 말을 했을까. 톰이 아까 꼬마아이에게 뭐라고 했는지 물어보고 싶었지만, 화제를 다른쪽으로 돌렸다. 뭐라고 했든 잘 말했겠지. 톰은 착한 녀석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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