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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토리
2015-07-18
[하노이 진상] 베트남이 싫어진다.
동남아 > 인도차이나반도
2014-07-24~2014-08-05
자유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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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mine

 

 

 

 

 떠나기 전, 닥킴을 한번 더 찾았다. 맛집을 혼자가려니 영 뻘쭘하지만, 그래도 믿고 먹을만한곳이 분짜밖에 없었다. 스프링롤은 빼달라고 손짓발짓 다해가며 얘기했으나 고개를 끄덕인 아주머니는 결국 스프링롤까지 가져왔고, 하나도 먹지 않고 포장해서 돌아다니다가 결국 훼에서 버리게 됐다. 아까운 내 3만동.(분짜가 6만동인모양)

 


(*추가정보-스프링롤을 잘라서 가져오셨길래 주문미스라도 제가 안먹으면 버리게 되는걸까봐 그냥 받아왔는데, 안먹고 그대로 냅두거나 안시켰다고 하면 그냥 돈 안받는다고 하네요~ 닥킴에서 그런건지 베트남 전체 레스토랑 문화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무래도 버스타는 시간에 오면 마음에 드는 자리로 앉으라는게 영 마음에 걸려 다시 신카페 사무실을 찾아갔다. 버스 시간이 약 3시간정도 남았을 때라 지금은 주겠지 했는데, 그냥 버스 시간때 오면 되는걸 왜 자꾸 미리 오냐는 식으로 얘기했다. 먼저 가서 좋은 자리로 받아두라는 얘기는 도대체 어디서 나온거지? 여전히 이해를 할 수 없었지만 직원이 하도 단호하게 얘기하는 바람에 그냥 사무실을 나섰다. 이때까지도 여기가 진짜 신카페라는걸 철썩같이 믿고있었기 때문에-_-

 

 

 



 

 남는게 시간이오 딱히 어딜 갈만한곳도 없었기에 제일 보장된 카페인 하이랜드로 향했다. 근처 애매한 자리에 자리를 잡고 앉아 창가쪽에 자리가 나길 내내 기다리던 참이었다. 베트남에서는 왠만한 카페에서도 에어컨을 틀어주지 않고 선풍기를 틀고 창문을 열어두기 때문에 선풍기와 바람이 부는 창가자리는 언제나 인기만점이었다.






<메뉴판>


 

 



 

<아이스커피는 역시 얼음이 바글바글해야해>


 

 




 

<날만 좀 덜 더웠으면 밖에 앉으면 딱일텐데>








 오며가는 사람들을 틈틈이 눈여겨보며 기웃거리다 드디어 커플 한쌍이 나가는걸 캐치하고는 매니저를 급하게 불렀다. 저쪽으로 옮겨도 되냐고 물어본 후 내 짐들을 후다닥 정리해 그쪽으로 가던 중, 어떤 커플이 쏙하니 들어와 앉았다. 야, 사람이 그쪽으로 가고 있었잖니.....


 커피잔과 짐을 들고 민망하게 서있던 차에 매니저가 그쪽으로 가길래 어떤 손님이 여기로 자리를 옮긴다고 하셔서요-식의 말은 해줄줄 알았는데, 주문을 받고있네?...... 결국 나는 짐들을 몽땅 다시 들고 원래 앉았던 자리로 돌아갔다. 카페에서는 먼저 앉는게 임자니까 그 커플이야 그렇다 쳐도, 매니저는 도대체 뭐지?.....매니저가 이상한 내가 이상한건가?

 

 

 그렇다고 그 커플에게 가서 이 자리 내가 앉으려고 했던 자리거든요는 차마 말할수 없잖아. 매니저를 애잔하게 쳐다봤지만 총총총 사라진다. 언니..................



 원래 앉아있던 자리로 돌아와 시무룩하게 커피를 빨고 있는데, 옆자리에 손가방 하나가 보인다. 아까 신나게 뛰어놀던 애들 둘 엄마꺼같은데. 어디 잠깐 화장실이라도 갔나. 핸드폰을 테이블위에 올려두고 잠시 한눈만 팔아도 연기처럼 사라진다는 후기를 본적이 있다. 두리번거려봤지만 애도 없고 딱히 일행이 더 있는것 같지도 않은데 가방만 저렇게 덩그러니 두고 화장실을 가다니, 괜히 내가 걱정이 더 된다.


 괜히 오지랖 발동해서 카운터 갖다줬다가 냅두고 잠깐 화장실간건데 어디갔냐는 등의 예상치 못한 시나리오가 전개될까봐 곁눈질만 하고 있길 10분. 아무도 오지를 않으네...........이만하면 화장실도 아니겠지. 에잇.


 가방을 텁 집어 카운터에 갖다줬다. 누군가가 가방을 놓고간것같다고. 카운터에서 설마 사라지는건 아니겠지. 그리고 잠시 후에 아까 그 아줌마가 헐레벌떡 뛰어들어왔다. 카운터에서 가방을 찾아가는걸 보니 그 아줌마가 놓고간게 맞나보다. 애가 사방팔방 뛰어다니면 정신없는건 한국이나 베트남이나 마찬가지인가보다. 허허.







 카페에서 두시간을 버티다가 나와 호안끼엠 호수로 향했다. 덥고 습한것만 빼면 날은 딱 좋다. 그래, 덥고 습한것만 빼면 딱 좋아.............


 가만히 서있어도 땀이 흐른다. 뜨거운 수증기에 코박고 숨쉬는 기분이다. 호숫가에서 간간이 불어오는 바람에 언뜻언뜻 숨통이 트이는것같아 호숫가를 따라 걷기를 10여분, 현기증이 나는 것 같아 산책이고 자시고 하노이의 마지막날이고 뭐시고간에 에어컨이 있는 곳을 급하게 찾았다. KFC의 문을 열고 들어가자 바로 옆에 있는 에어컨에서 찬바람이 슝- 하고 불어왔다. 너무 좋아서 침흘릴뻔했다. 진짜로.


 입맛도 없고 그저 얼음 가득 든 콜라가 마시고 싶어 콜라 한잔 큰걸로 주문했다. 살면서 패스트푸드점에서 콜라만 사마신건 처음이다. 패스트푸드점의 콜라는 원액+가스+물이니까 컵 값을 포함해도 원가가 3~40원밖에 안된다는 얘기를 예전에 맥도날드에서 일할때 들은 이후로는 메뉴판에 콜라 가격이 거의 사기수준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편의점에서 파는건 얼마나 원가가 높겠냐만은, 어쨌든 왠지 패스트푸드점에서 콜라만 사마시면 손해보는 기분이라고!

   


그랬는데~그랬던 내가~아무 망설임없이 콜라만 사서 벌컥벌컥 마시고 있는걸 보면 확실히 여기가 덥기는 더운가보다. 카운터가 있는 1층만 에어컨바람이 시원하고, 2층부터는 약간 서늘한 정도여서 잠시 실망했지만, 아냐, 그래도 안더운게 어디야. 미약하게나마 나오는 에어컨의 미지근한것보단 시원함에 가까운 공기를 만끽하며 바로 앞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어으어으어으어으, 난 이정도로 충분하네.........



 동생에게 카톡이 왔다. 베트남여행 잘하고 있냐고, 어디서 뭐하냐고.




 KFC에서 에어컨 바람 쐬면서 콜라마시구있어.......







<창이 중간쯤이었음 좋았을텐데, 바닥에 붙어있어서 바깥경치구경하기는 글럿소....>



 

 





 그렁저렁 1시간정도 때우다가, 롯데리아로 향했다. 훼까지 가는 버스는 약 14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뭐라도 싸갈 요량이었다. 베트남 롯데리아의 새우버거에는 새우가 통째로 들어있다는 말에 한번도 먹어본적 없던 새우버거세트를 시키고, 콜라는 그자리에서 먹고 가려는 생각으로 빨대를 덥썩 물었는데, 탄산이 없다. 탄산이 없다고!!!!!!!!!!!!!!!!! 거기다 시원하지도 않고 미지근하다. 날도 더운데 콜라는 미지근하고 탄산이 없다니. 갑자기 한무리의 관광객들이 우르르 몰려들어오며 더운 바람이 훅 밀려왔다. 그래, 뭐 탄산이 없을 수도 있지. 사람도 맛이 가는 더위인데 기계도 맛이 갈 수 있지. 괜찮아, 이정도는 이해할 수 있어.

 

 카운터에 가 탄산이 없으니 바꿔줄 수 있냐고 물어봤는데, 직원은 전혀 알아듣지 못했다. 그래, 못알아들을 수도 있지. 한입만 먹어보라고 콜라컵을 내밀었다. 그러면 알거라고. 근데 그말도 못알아듣는다. 내가 내민 콜라잔을 보면서 뭐가 문제냐는 표정이다. 내가 지금 말하잖니, 탄산이 없고 시원하지도 않아. 탄산이 없어+한입만 마셔봐를 대여섯번쯤 말했는데도 고객님 도대체 왜그러세요 표정으로 나를 쳐다본다.




이거(콜라손짓)


탄산이(캬아)


없어(노노엑스)


그리고


이거(콜라)


안시원해(우울한표정 도리도리)


저 기계(손가락)


문제가 있다고(엑스)


가스를(손가락 푸슉푸슉)


바꿔야대(손가락 돌돌돌)




저 여자가 도대체 뭘 하는건가 하는 표정이다. 나 지금 재롱떠는거 아니다....






아니 니가 못알아들으면 다른 직원이라도 불러오든지, 매니저라도 불러오라고! 이 답답아!!!!! 




 

 계속되는 실랑이에 다른 직원들도 오고 매니저까지 왔지만, 전부 알아듣지 못했다. 어떻게 이렇게 영어를 단 한마디도 못알아들어? 어? 내가 이상한건가? 나도 영어 못해, 너네보고 영어 막 잘하라는거 아냐. 근데 이정도는 알아야 하잖아???!!! 베트남 수도 관광지 한복판에서 일하는 청년들한테 머신, 프러블럼, 체인지 세단어 알기를 바라는게 내가 너무한거야? 어???그래가지고 이 나라가 발전을 하겠냐고 못하겠냐고!!!!!



 

 손짓발짓으로 기계를 가리키며 문제가 있는것 같다고 하자 한참 후에야 알아들은 직원이 그제서야 안쪽에서 가스통같은걸 가져와서 교체했다. 이제는 되겠지 하고 다시 따라준걸 받았는데, 역시나 탄산이 없다. 그리고 여전히 미지근해. 가스통을 바꾸고는 잠시 나의 반응을 기다리던 남자 알바생이 내가 고개를 젓는걸 보자 아직도 문제야?하는 표정이다. 콜라를 건네주자 한입 마셔보더니(드디어!!!!!!!!!!!) 쑥쓰럽다는듯이 웃는다. 그래, 너도 뭔가 이상하다는걸 알겠지=_= 




 가스통을 바꾸고는 음료를 잠시 뽑아야 제대로 나오는데, 그것까지는 설명할 자신이 없다. 그와중에 계속 저 콜라를 팔고있는게 더 기가 막혀, 콜라는 됐으니까 그냥 다른 음료로 바꿔달라고 했는데, 알아들을리가 없다. 하하하하하하하하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매니저는 이 와중에 나를 콜라 따라준 직원에게 맡겨두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그나마 이중에서 제일 배운사람이 매니저일텐데 해결도 안하고 사라져? 이쯤 하니 콜라냐 쥬스냐의 문제가 아니다. 말 한마디로 천냥빚도 갚는다고, 하노이 여기저기에서 받았던 불친절에 대한 불만이 여기에서 뻥, 터졌다. 처음에 카운터에 있던 직원은 이미 나는 잊은지 오래고, 가스통을 바꿔준, 딱 봐도 초보티가 잘잘 나는 앳된 남학생만 내 앞에서 어쩔줄 몰라하고 있었다. 괜찮으니 볼일 보라고 손짓을 하자 남학생도 얼른 뒤로 사라졌다. 카운터에 사람이 잠시 몰려 사람들 다 빠지고 나면 처리해주겠지 싶어 옆에서 비켜서서 기다렸는데, 십여분이 지나도 보는척도 안한다. 매니저는 그새 들어가서 사무실에서 다른일을 보고 있다. 무슨 매니저가 일을 이따위로해?






 "미안한데, 저 지금 뭐때문에 기다리고 있는거예요?"






 내가 다시 말을 걸자, 카운터 직원이 또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아이고!!!!!!!!!!!!!!

드라마에서나 보던 진상고객 전용대사 당장 매니저 불러!!!!! 가 튀어나오기 일보직전에 줄서있던 베트남 아가씨가 말을 걸었다.

 

 




"May I help you? 무슨 문제라도 있어요?"

 


"아 영어 할줄 아세요? 콜라에 탄산이 없어서 바꿔달라고 했는데, 가스를 바꿨는데도 계속 기계가 안되니까 그냥 탄산 없는 다른 음료로 바꿔줄수 있냐는데 이해를 못하고 매니저는 말도 없이 사라졌어요 ㅠㅠ"

 





 

 아가씨와 점원 사이에 베트남어로 대화가 오갔다. 뭐라고들 하는건지 알수가 없다. 톰이 보고싶어졌다.

 

 




"다른 음료로 바꿔주는건 안된다고 하는데, 어쩌죠?"

 




 

 무슨 반지의제왕에 나오는 나무정령들 대화야 뭐야, 몇마디가 오갔는데 기껏 나오는 얘기가 바꿔줄수 없어요야? 그럼 다른 대안이라도 나와야할거아냐?!

 




 

 

"그럼 지금 저 기계 고칠때까지 여기서 기다리래요? 콜라 한잔 받으려고? 나 그렇게 한가한 사람 아니라고 좀 전해줄래요?"

 

 




 

 짜증이 머리끝까지 올랐다. 내가 성격은 더러워도 살면서 남의 영업장에 가서 이렇게 무례한 말을 한적은 없었는데. 반찬에서 수세미가 나오고 밥에서 돌이 나오고 햄버거에서 머리카락이 나와도 그럴수도 있다고 하고 넘어가는 사람인데, 이런식으로 일하는건 진짜 넘어갈 수가 없다. 끝까지 매니저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다.  또 아가씨와 점원이 뭐라뭐라뭐라 말을 하더니, 점원이 환불을 해주겠다고 했단다.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이 기껏 나온 결론이 환불해주겠다니. 아 예, 제발 그래주세요, 하고는 건네주는 만동을 받아서 문을 박차듯이 롯데리아를 나왔다. 옆에서 통역을 해주던 아가씨가 쏘리, 라고 하길래 손사래를 쳤다. 아뇨, 아가씨가 왜 미안해요. 도와주셔서 오히려 고마운걸요. 



 

 이 만동에 어느새 30분이 지나있었다. 이 더운 날에 그 진상을 떨고 남은건 오백원이라니. 기가 막혔다. 내가 오백원 환불받자고 따진 것도 아니고, 콜라 기계는 문제가 생겼고 규정상 다른 음료로 바꿔줄수는 없다, 미안하다 한마디 했으면 차라리 그냥 그러고 끝났을 것을. 감동도 보람도 영광도 없는 싸움일세.  

 

 

 

 


 

 

 날은 여전히 덥고, 버스타고 14시간을 가야하는데 땀은 비오듯 쏟아졌다. 이도 저도 다 싫고 빨리 버스나 타고 이 도시를 떠나고 싶다는 생각에 넋놓고 버스사무실에 앉아있었는데, 어떤 남자가 오토바이를 타고 왔다. 사무실 직원이 이 남자를 따라가라고, 2분정도 걸으면 된단다. 장난하나 지금, 이 짐들을 다 들고 어떻게 오토바이 탄 남자를 따라가냐고.


 짐이 가득 든 캐리어와 역시 가득 차있는 배낭, 데세랄은 목에 걸고 1.5리터 물통은 옆에 끼고 목배게를 들고 양손에 햄버거봉투와 스프링롤봉투를 사이좋게 나눠들고는 이를 악물고 울퉁불퉁한 길을 따라갔다.이 말도안되는 새끼는 내가 짐을 양손에 들고 있는거 뻔히 알면서 하나 들어주지도 않고는 오토바이를 타고가며 중간중간 내가 잘 따라오는지 고개를 돌려 확인했다.  들고있는 물통을 뒷통수에 던져버리고 싶었다.  니가 지금 상식이 있는새끼냐 없는새끼냐.


 

 큰길까지만 가면 되는줄 알았더니, 거기서 셔틀버스를 타란다. 그 버스를 타고 또 여기저기 픽업을 해서 간다. 이럴거였으면 왜 나를 사무실 앞까지,그리고 여기까지 오게 했냐고. 나도 셔틀버스를 보내줄것이지. 심지어 꾸역꾸역 태워서 잔뜩 끼어앉은것도 모자라 건장한 서양남자 둘은 허리를 굽히고 서서 갔다. 그들과 눈이 마주치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허허, 웃었다. 이 표정과 웃음은 이후에도 자주 접하게 된다. 베트남이 그렇지 뭐., 인도가 그렇지 뭐., 이집트가 그렇지 뭐.

 



  드디어 슬리핑 버스라고 부르는것같은 큰 버스 앞에 내려줬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다들 무슨 수표책같은 티켓뭉치들을 들고 있고, 분홍색 영수증을 들고있는건 나밖에 없었다. 티켓도 바꿔주지 않았고, 앞에 서있는 버스에는 camel travel이 적혀있었다. 신카페 버스는 파란색이라고 들었는데, 뭐지 이거.

 

 뭔가가 이상했지만, 이제 와서 따질 수도 없는 노릇이라 아저씨에게 행선지를 확인하고는 캐리어를 건내줬다. 중요물품을 따로 넣은 배낭과 크로스백만 매고 버스에 올랐는데, 그때까지도 자리를 정한 표를 주지 않는걸 보니 눈치껏 빈자리에 앉는듯했다.

 



 

 

 

    

 

 

 

 

 

 

 

 

 처음 타보는 슬리핑버스에서, 복도가 좁아 배낭을 메고 지나가다 낑겨서 거북이처럼 버둥대는걸 뒤에서 서양남자애가 밀어줬다. 좌석의 너비는 딱 내 몸뚱이 너비만해서 내 한몸 누이고 나니 배낭과 크로스백이 갈곳이 없어졌다. 뒤에서 계속 사람들이 꾸역꾸역 들어오는 통에, 결국 침낭+배낭+크로스백+물통+목베개+농+간식거리를 담은 봉지가 모두 내 무릎 위로 올라왔다. 

 

 

 이게 슬리핑 버스라는 거구만.

 

 

 그나마 시트가 천이 아니라 가죽인게 다행이었다. 신발은 다들 벗어 비닐봉지에 넣고 타니까, 바닥에 모래는 좀 있을뿐 더러운 정도까지는 아니었지만, 에어컨버스라 창문이 없어 약간 답답한 공기는 감수해야했다. 동생에게 하노이를 떠나 훼로 가고 있다고 카톡을 넣는데, 웃음만 나왔다. 나 지금 여기서 뭐하고 있는거지.

 

 

 

 버스는 곧 출발했고, 창 밖에는 어둠이 내리기 시작했다. 나흘이나 있었지만 정을 붙이지 못한 도시, 하노이는 떠나는 순간에도 아쉽지 않았다. 차멀미가 심한 나는 차 안에서는 내 손바닥도 보지 못하니, 얼른 잠이 들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었다. 베트남이, 싫어지기 시작했다.

 

 

    

 

 

 

 

 

 

 

 

 

 

 

 

 

 

*슬리핑 버스 정보

 

-슬리핑 버스는 보통 3줄, 맨 뒷자리는 일렬로 5자리 혹은 3자리입니다(이건 화장실의 위치에 따라 달라요).

-맨 뒷자리는 자리를 구별하는 팔걸이가 없기 때문에 모르는 사람끼리 앉게되면 상당히 불편해져요(그래서 친구나 커플에게 추천!)

-1층보다 2층이 흔들림이 많아 멀미를 하기 쉬우니 멀미가 심하면 1층(lower)이 더 나아요.

-1층에 앉으면 왔다갔다하는 다리들을 보게되고, 2층에 앉으면 눈이 마주치지요:-)

-담요와 베개, 생수 한통이 기본으로 제공되니 물은 사서 타지 않아도 됩니다.

-화장실은 꽤나 사용할만 하지만 휴지는 없으니 개인이 챙겨야 하고 달리는 도중에는 흔들림이 심하니 조심하시는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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