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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토리
숙박 /
2015-07-19
[호이안 여행] 무엇 하나 만만한 것이 없구나,
동남아 > 인도차이나반도
2014-07-24~2014-08-05
자유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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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mine

 







 호텔에서 체크아웃을 하고 8시 50분부터 로비에 가서 기다렸다. 심심하고 외로운 베트남 여행은 나를 바른생활처자로 만들어 놓았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일찍 바딱바딱 일어나다니. 9시 15분이 되어도 아무말이 없길래 슬슬 불안해지려는 찰나, 사장님이 버스가 왔다며 어서 가보라고 손짓을 했다. 다른데 가서도 무슨 문제가 생기면 연락하라고 호텔을 나서기 직전, 명함을 손에 꼭 쥐어주셨다. 달랑 하루 머물다 간, 그것도 투어도 버스도 사지 않은 투숙객에게 베푼 친절이 너무 고마웠던 사장님! 덕분에 훼에서 잘 갔어요. 감사합니다 ㅠ_ㅠ

 

 

 

 버스를 타러 나가니 픽업차량이 온게 아니라 아예 버스가 통째로 왔다. 올수 없다기보다 귀찮았거나 기름값이 아까웠기 때문이었을게다. 흥.

 



 버스에서 어제 봤던 류승범 닮은 남자(이하 류승범)가 내리더니, 내 캐리어를 받아 다른 가방을 발로 훅 밀어넣고 그 자리에 집어넣었다. 헐. 내 캐리어도 다음 가방을 집어넣을때 저렇게 발로 밀릴거라고 생각하니, 역시 천 캐리어보다는 하드 캐리어가 나은가 싶기도 하고. 다음 여행때는 간단하게 배낭을 메고 다닐까 싶었는데, 저렇게 여기저기서 발로 채이며 천덕꾸러기 신세가 될걸 생각하니 역시 그건 좀 생각해봐야겠다. 한번 바닥에 내려놓은건 내 몸에 닿지 않게 하는 이상한 결벽증이 있는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역시 정해진 좌석은 없어, 알아서 빈 자리에 앉았다. 먼젓번의 경험으로 이번에는 들고 타는 짐의 양을 줄였다. 버스가 겁나 구릴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훼에 올때 타고 온 버스와 비슷한, 혹은 더 좋은듯한 버스였다. 의자는 역시 깔끔하고 푹신한 가죽시트였고, 바닥은 모래가 조금 있을 뿐 맨발로 다녀도 과히 찝찝하지 않았다. 류승범이 어제처럼 밍글밍글 웃으면서 승객들에게 생수를 하나씩 나눠줬다. 에어컨도 괜찮고. 음, 이만하면 괜찮은데.

 

 

 

 특별케이스로 태워준 줄 알았더니, 몇군데 더 돌아서 사람을 태웠다. 역시 뭐가 있다니까. 그런데 좌석보다 탄 사람이 더 많다. 중국인으로 보이는 모녀가 자리를 못잡고 통로에 앉아있자, 류승범이 맨 뒷좌석 사람들에게 가서 좀 좁혀앉으라고 한다. 내 일이 아닌데도, 잘못들었나 싶어 고개를 빼고 뒤쪽을 쳐다봤다. 먼젓번에 언급했듯이, 슬리핑버스 맨 뒷좌석은 팔걸이가 없이 그냥 의자 여러개를 붙여놓은모양인데, 친구면 모를까 생판 남이면 버스로 이동하는 열댓시간을 불편하게 팔을 맞대고 가게 된다. 거기다 좌석이 연결부분없이 평평한것도 아니고, 팔걸이만 없을 뿐 좌석 여러개를 연결한 모양이라 연결부분이 툭 튀어나온건 당연하다. 그런데 거기서 좁혀앉으라고 하다니. 세명 자리에 다섯명이 앉으면 세명은 모로 누울테고 두명은 연결부분에 눕게 될테다.


 그 자리에는 건장한 서양남자 1명과 역시나 건장한 서양커플이 앉아있었다. 그사람들 앉는것도 충분히 버거워보이는데 거기에 어떻게 낑겨타라는건지 니가 눈이 있으면 좀 봐라 류승범아................ 그 서양남자도 기가막히는지 shit과 fuck이 대놓고 연거푸 들려왔다. 저런, 하는 표정으로 보고 있다가 눈이 마주치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 픽 웃었다.

 

 



 베트남이 그렇지요 뭘.

 

 

 

 가면 다~ 이해하게 된다.

 

 


 어쨌거나 서양인들의 눈치를 보아하니 씨알도 안먹힌다는걸 알았는지, 류승범이 중국인모녀에게 설명을 했다. 1시에 다른 버스가 있으니까 그때 자리를 만들어 줄테니, 그때까지 그냥 복도에 있으라고. 혹시 불편하면, 뒤에 다른 버스를 타고 와도 된다고 했는데, 아줌마는 괜찮다며 그냥 이렇게 앉아가겠다고 한다. 지금 시간이 10시고 호이안 도착하는게 2시인데, 1시에 자리를 만들어주겠다니. 허허허허. 늦게 탔으면 꼼짝없이 복도에 앉아갈뻔했다. 저 아줌마도 나와 같은 돈을 냈고, 저렇게 앉아가도 부분환불따위는 받지 못할거라는건 이제 나도알고 너도알고 다 아는 사실이다.

 

 

 

 

 

 

  

  

 

 

 

 

 

 

 

 

 잠깐 눈 붙이고 뜨니 어느새 다낭이다. 언젠가 두남자의 만국유람기라는 프로그램 베트남편에서 봤던 용다리가 보인다. 밤이 되면 저 용이 불쇼도 하고 물쇼도 한다는데, 이도 저도 다 관심 없다. 인증샷이나 찍고 말아야겠다.

 

 

 

 
 

 

 

 

 

 

 

 

 

 

 

 

 


 

 

 

 



 

 

 

 

 

 

 



 

 


 

 다낭도 유명한 휴양지라더니, 하얀 모래사장에 파란 바다에 야자수가 대로변을 따라 끊임없다. 어느 나라를 가나 돈이 모이는 곳은 있는법. 다낭에 호화 리조트가 그렇게 많다더니 정말로 으리으리한 리조트들이 많다. 처음에는 무슨 대통령궁같은거라도 되는건줄 알았더니, 어느 순간 익숙한 호텔 브랜드의 이름이 지나갔다. 대도시의 고급 호텔이 아니라 말그대로 리조트라, 입구는 무슨 신전같고 낮고 넓은 별채들이 끝도 없이 늘어서있다. 방값은 안봐도 뻔하겠고, 리셉션에 차 안타고 걸어서 들어갈수는 있을지도 의문이었다. 이런 곳은 캐리어 질질 끌고 혹은 산더미같은 배낭 매고 걸어들어가면 리셉션에서 꾸벅 인사라도 해야하는게 아닐까. 택시도 왠지 좋은거 골라타고 들어가야할것같아.

 

 

 베트남이 빈부격차가 그렇게 심하다더니, 우리나라도 남말할 처지는 못된다지만 여긴 더 심하다. 꿈도 못꾼다는 말조차도 정말 꿈같은 얘기다. 혹시나 어쩌면 따위도 없이. 젊은이들이 청춘 팔아 한달 일해서 번 돈이, 하루 방값도 되지 않는다는건 정말로 슬픈 일이다.  

 

 

 

 

 

 

 

 

 

 

 그렇게 해안선을 따라 계속 이동해서 호이안에 도착했다. 역시 알 수 없는 동네 외곽 버스사무실 앞에 덩그러니 내려줬고, 어드메쯤인지도 모르는 이 낯선 장소에서 땀에 절은 옷을 입고 있는, 시커먼 아저씨들과 목적지도 모른채로 흥정을 해야했다. 이번 여행은 일정이 꽤나 자유로운데다가 동남아지역은 직접 발품을 파는게 더 싼것같기도 하고, 미리 예약한 숙소를 찾아가는게 더 곤욕이라(하노이처럼) 차라리 삐끼를 따라가는게 나은것같아 이번에도 숙소를 알아보지 않고 온 참이었다. 미리 부킹닷컴 등에서 알아본 호이안의 물가가 비싼것을 감안해 싱글룸 15달러를 부르자 구름처럼 몰려왔던 삐끼들이 한순간에 사라지는 신기한 경험을 했다. 

 

 

 

 에이 무리인가보다 싶어 우선 시내로 들어가야겠다 싶어 발걸음을 돌리는데, 어떤 아저씨가 15?15? 이러더니 나를 어떤 할아버지에게 데려갔다. 숙소가 어디냐고 물어보니 센터란다. 먹고 살려고 배웠음이 틀림없을 노말 호텔! 15! 씨티 센터! 세단어만 말하면서 할아버지가 뒤에 타라고 손짓발짓을 했다. 이 아저씨는 도대체 누구고 이 할아버지는 도대체 누군교....내 눈빛을 알아챘는지 나를 데려간 아저씨가 same! same! 이라며 할아버지와 자기를 번갈아가며 손짓했다. 동업자라는얘긴가.

 

 그런데 난 캐리어가 있는데 어떻게 오토바이를 타? 캐리어를 손으로 가리키자 내 캐리어를 훌쩍 들더니 오토바이 발판에 얹고, 할아버지가 앉은 다음, 나보고 뒤에 타란다. 헐.............정말 헐이다. 이 커다란 배낭을 메고 20키로짜리 캐리어를 얹은 오토바이에 앉아 생판 모르는 할아버지 등에 매달려서 가야한다니. 으아악. 찝찝하긴 하지만 이 무거운 짐 셋(캐리어+배낭+나)을 매달고 설마 납치라도 하겠나 싶어서 오토바이 뒤에 올라탄 다음, 몸이 닿지 않게 최대한 몸을 뒤로 뺐다. 어짜피 무지하게 빨리 달릴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 여차하면 내가 몸 한번 흔들면 오토바이가 뒤집어질테다. 그 틈을 타서 도망가야지.

 

 지나가는 서양인들에게 내가 지금 동네로 가고있는게 맞냐고 물어보고 싶어 입이 근질근질하던 차에, 오토바이가 어느 동네 초입으로 들어갔다. 뭔가 고풍스러운 외관의 멋져보이는 호텔이 보이길래 저런곳은 비싸겠지...삐끼들도 다 도망간 노멀호텔 15달러면 난 얼마나 구린곳으로 가는걸까 하고 부러운 눈으로 쳐다봤는데, 갑자기 그 호텔 앞에 서더니 내리란다. 응? 나 여기 가는거야? 진짜로? 설마 15를 50으로 알아들은건 아니겠지.  

 

 

 

 

 

 

 

 

 

 

 


 

 

 

 

 

 

 

 

 

<저 옷장 안에는 레슬링 챔피언이 입을것같은 가운이...........> 

 

 

 

 

 


 

 

 <완전 깨끗한 욕조! 거기다 드라이기까지 있어 ㅠ_ㅜ> 

 

 

 

 


 

 

 

 

 

 

 


  

 

 

 

 

 

 

 

 

 

 

 

 

 

 

 

 

 

 

 

 

 

  

 


<1리터 물병이 보통 8천동~1만동 사이> 

 

 

 

 

 

 

 

 

 매니저에게 하루 15달러라는 확답을 듣고 방을 보러 들어갔는데, 컨디션이 좋다!!!그것도 아주 생각보다 많이!!!!!! 무려 욕조도 있고, 깨끗하다. 넓고, 냉장고도 있고, 티비도 있고, 침대도 깨끗하고, 에어컨도 된다. 이만한 조건에 이만한 가격이면 15달러도 아깝지 않다는 생각에(하루 경비 2만원이지만....) 콜했는데, 가방을 내려놓고 밖에 나오니 오토바이 아저씨가 로비에 앉아있었다. 이 호텔에서 일하는 사람 같지는 않으니, 딱 봐도 돈 달라는거다. 얼마나 달라는거냐니까, 5만동이란다. 5만동????5만도오옹???오토바이타고 기껏해야 오분남짓 왔을 뿐인데 5만동이라니? 우리나라에서 택시비도 기본요금이 2500원인데? 물가감안하면 약 15000원을 달라고 하는셈이다.

 


 2500원인데 까이꺼 그냥 줘버려, 하는 사람들이 꼭 있던데, 나는 정말로 그렇게는 못하겠더라. 물가 싼 나라에 와서 싼맛에 돈 이리저리 흘리고 다니는건, 돈자랑하러 온거나 마찬가지 아닌가. 적당한 선에서 합의를 본다는건 쉽지 않은 일이다. 관광객 입장에서 악착같이 깎는 것도 보기 좋은것도 아니고, 즐거우려고 온 여행에 적은 돈때문에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자는 의미에서 현지인보다는 살짝 더 지불하는건 옳다고 생각하지만, 우리가 까짓것 천원, 까짓것 이천원, 하고 쉽게 돈을 주는건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물가가 싼 나라, 임금이 낮은 곳에서 오천원,만원은 그네들의 하루 한가족 생활비가 될 수도 있고 일주일 일당이 될 수도 있다. 얼마 하지도 않으니 적당히 주고 말어라, 식의 태도는 그 돈을 벌기 위해 사기를 치고 거짓말을 하는 그들의 삶을 모욕하는거나 다름없다.



 

 그들의 돈도 소중하고, 내 돈도 소중하다. 그들이 그렇게 열심히 버는 것처럼, 나도 열심히 벌었다. 그러니 그들이 오만가지 방법으로 부당이득을 취하려고 하면, 나도 기를 써서 내 돈을 지켜야지. 그런 의미에서, 치열하게 흥정하고, 그들의 노동에는 정당한 댓가를 치르되, 외국인이자 관광객의 입장에서 조금은 더 낼 수도 있는 여유를 가지도록 늘 노력하고 있다.

 





 

*이 주제는 물가 싼, 혹은 가난한 나라에서 여행할때 끊임없이 제기되는지라 할 얘기도 많고 별일도 다있지만, 뭐 나중에 차차 하나씩 풀어볼 기회가 생기겠지.

 

   

 

 

 

 

 어쨌거나 아저씨는 결코 돈을 받지 않고는 나갈 기세가 아니어서, 돈 가지고 나온다고 하고 방에 후다닥 들어와 얼른 인터넷으로 검색해봤지만, 호텔에 데려다준 삐끼에게 얼마를 줘야하나요 따위가 나올리가 있나. 거기다가 갖고 있는 돈은 오만동,십만동짜리들밖에 없는데 오만동 주고 잔돈은 백프로 못받을거고, 오만동을 다 줄수도 없는 노릇이잖아. 리셉션에 가서 호텔에서 돈주는거 아니냐니까, 그런거 아니란다. 버스터미널에서 여기까지 오는데 보통 얼마냐고 소근소근 물어봤는데 그것도 모른단다. 버스터미널에서 여기까지 오는 오토바이택시비가 얼만지 모른다라. 그것도 호텔에서 :-) . 짜고치는 고스톱까진 아니더라도 남이 돈버는데 끼어들고 싶지는 않다는 얘기다. 너라면 5만동주고 버스터미널까지 가겠니 하고 물어봐봤자 뻔한 대답만 나올게 또 뻔해 관둬라, 하고 말았다(잔돈좀 바꿔달라니까 잔돈도 없단다. 참나 그걸 믿으라고.). 여행 초기라 이런 상황에 익숙하지 않아, 바가지임이 백프로 확실하지만 2달러를 주는 수밖에 없었다. 5만동얘기는 더 꺼내지도 않고 바로 2달러 받아서 가는걸 보니 역시 기대했던것보다 훨씬 잘받은것이렷다. 

 




 생각보다 쉽게 좋은 방을 얻었으니 고생 안한 값 치자, 하고 쓰린 속을 달랬는데(역시 부킹닷컴보다는 싼 가격), 방에 돌아와 호이안 정보를 검색하다보니 어떤 사람 후기에서 이와 똑같은 상황이 있었는데 1달러 줘서 보냈다는걸 봤다(심지어 그사람도 5만동 달랬어). 아오! 이게 왜 지금 보여가지고!!!내 1달러!!!!! 그날 밤에 자다가 이불 몇번 걷어찼다. 난 미련이 많은 여자니까.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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