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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토리
2015-07-22
[호이안 여행] 이러다가 내가 도인이 되고 말지
동남아 > 인도차이나반도
2014-07-24~2014-08-05
자유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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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mine

 


 

 








<카페43에서 먹은 돼지고기덮밥. 26000동이고, 꽤 먹을만해요!> 

 

 

 

 

 

 


 

 

 

 

 

 

 

 

 


 


<눈코입은 모두 ctrl+c, ctrl+v>

 

 

 

 

 

 


 

 

 

 

 

 

 

 



 

 

 

 

 

 

 

 


 


<개더워>

 

 

 

 

 



 

 

 

 

 

 

 



 

 

 

 

 

 



 

 

 

 

 

 

 

 

 

 

 날은 너무 덥고, 할짓은 없고, 갈곳도 없어 비척비척 사무실로 다시 가보니, 아직 모른단다. 캔슬이 되는 표가 있으면 시스템에 딱 뜨고, 그때 나에게 좌석을 주는건줄 알았더니 알고 보니 그딴건 없고 5시에 와서 버스가 출발하는 시간인 6시까지 마냥 앉아 버스 떠나기 직전까지 누군가 오지 않아 캔슬이 되면 그때 타라는 얘기였다. 방구석에 앉아 지구 반대편 일까지 손가락만 까딱하면 알수있는 요즘 세상에 이게 다 뭔 원시시대적 소리람. 거기다 5시에 캔슬되는 표가 있으면 짐 가져와서 6시에 타고 가면 되는게 아니라, 짐 다 가지고 왔다가 결국 캔슬되는 표가 없으면 다시 짐 짊어지고 숙소 찾아 헤매야 된다는 얘기잖아?  



 

 정 원하면 시트가 아니라 다른 자리를 준다는데, 도대체 그 다른 자리가 뭐냐고 거듭 물어보다가 내가 여기에 올때 중국 아줌마가 앉아있던 그 자리(=복도)임을 깨달았다. 12시간 가는데 복도를 준다구요? 나는 동방예의지국에서 왔으니까, 차마 아저씨 미쳤어요? 소리는 못하겠어서 목구멍까지 올라온걸 참을인 세개와 함께 꿀꺽 삼켰다. 그 자리를 보통자리처럼 말을 하는게 더 기가막혀.

 


 마치 니가 원하면 너만을 위한 스페셜한 자리를 마련해줄게 혹은 우리에겐 [의자]라고 불리는 자리와 [바닥]이라고 불리는 자리가 있는데 어떤게 좋으니?와 같은 말투라고나 할까. [미친년]으로 불리는 손님과 [고객]이라고 불리는 손님이 있는데 어짜피 똑같은 손님인거 미친년 한번 만나볼래요?

 


 

 

 며칠 새에 부쩍 거칠어진 터라, 온갖 육두문자가 나오려는걸 꾹 삼키고 그냥 기다리겠다고 하고 밖으로 나왔다. 장하다, 성질 많이 죽였구나.

 



 더는 돌아다닐 힘도 없어 길 건너 하이랜드로 왔다. 소파에 털썩 앉아 메뉴판을 보고 있으려니, 일하는 남자애가 와서 말없이 선풍기를 틀어 내쪽으로 돌려줬다. 베트남에서 보기 드문 친절함이라 고개까지 숙여가며 신깜언(고맙습니다), 했더니 부끄럽다는듯이 씩 웃는다. 늘 시키던 29000동짜리 커피를 시키고는 인터넷이 생각보다 잘되길래 인터넷 서핑을 즐겼다. 역시 친절한 종업원이 있는 곳은 뭔가 달라도 다르다니까.

 



 나에게는 두가지 선택권이 있었다. 카멜에서 버스표가 풀리지 않으면 여기서 하루 더 머무르든지, 옆에 있는 신카페 사무실에 가서 버스표를 새로 사든지. 아까 가서 알아본 바로는 나트랑까지 버스표가 30만동이라던데, 그정도면 거의 전체 표값의 절반에 가까운 큰 금액이었고 여기서 하루 일인실 방값에 해당하는 가격이었다. (큰 이동은 하노이-훼, 호이안-나트랑 구간이라 이 두 구간이 전체 표값의 대부분을 차지해요) 즉 같은 돈으로 버스값을 내느냐 방값을 내느냐의 문제였다. 베트남에서 15일은 너무 짧지 않겠냐며(한국국적은 베트남에서 15일무비자) 훼쯤에서 라오스로 넘어갔다 오는 비자런을 할까 했던 생각은 이미 불타서 가루도 남지 않은 상태였다. 하루라도 빨리 이 나라를 벗어나고 싶기도 하고, 신카페 버스도 한번 타보고 싶기도 했다.

 

 


 어찌해야하나 고민을 하다가 어찌저찌 다섯시가 됐고, 호텔에서 짐을 이고지고 카멜 사무실로 갔다.

 

 




 

"표 취소된거 있어요?"

 

"you want cancel?"

 

"아니, 내가 취소하고싶은게 아니라 취소된거 있냐구요. 아까 얘기했잖아요."

 

"so, you want cancel?"

 

"취소하고싶은게 아니라 취소된 표가 있어야 내가 탈거 아니예요! 내 자리 있냐구요!"

 

"no seat, you want cancel?"

 






 

 아 뭐라는거야!!!!!!!!!!!!!!!!


 

 

 버럭 하려다가 아저씨가 펼친 노트를 보니, 예약 명단에 적어놓은 내 이름이 보였다. 아 지금 저 예약 명단에서 내 이름을 빼고 싶냐고 물어보는거야? 아니 지금 그게 중요해????버스 시간 40분 남은 마당에 무슨 대기 명단 취소를 물어보고있어.


 

 짜증이 머리 끝까지 올라 돌아서려는데, 잠시만 기다리란다. 혹시나 싶어 기다렸다. 오후 6시가 되가는데 앉아서 숨만 쉬어도 땀이 줄줄 흘렀다. 버스타고 12시간을 가야하는데, 옷은 이미 땀으로 푹 젖어있었다. 도대체 내 몸뚱이가 마지막으로 상큼했던 순간이 언제였나 기억도 나지 않는다. 그렇게 30분을 가타부타 말도 없이 기다리게 한 아저씨가 한 말은 결국 자리 없다였다. 그리고 니가 원한다면 복도자리를 준다는 말과 함께.

 

 


 아 때려치라고 !!!!!!!!!!!! 거기 싫다고!!!!!!!!!!!! 양심이 있냐 그자리를 팔아먹게?!?!?!!?!?

 


 

 홧김에 짐들을 몽땅 들쳐매고 신카페로 가서 확 결제해버렸다. 아랫층 창문쪽이라는걸 거듭 확인했다. 나 멀미해서 윗층에는 못앉아요. 앞쪽이든 뒷쪽이든 상관없으니까 가운데 자리 말고, 아랫층 창문쪽으로 주세요. 고개를 끄덕인 직원이 빠르게 뭔가를 두두두두 치더니 티켓을 건네줬다. 신카페는 믿어도 되겠지. 그래, 이번 기회에 좋다는 신카페 한번 타보지뭐. 아까운 돈생각은 훌훌 털어버리고 다시 하이랜드로 가서 반미(베트남 샌드위치)를 주문했다.

 

 

 


 

"드링크?"

 

"드링크 꼭 주문해야돼요? 그냥 반미면 시키면 안돼요?"

 

".......엄.......드링크?"

 

".....이 반미 가격이 드링크랑 같이 시켜야 이 가격인거예요? 반미만 시키면 더 비싸요?"

 

"...........엄........드링크 원, 반미 원." 

"반미랑 드링크랑 같이 시키면 뭐 할인이라도 해줘요? 왜 자꾸 드링크 사라고 해요....나 안먹고싶은데...."

 

".......드링크......."

 

 

 

 십년을 배운 영어가 다 무슨소용이란 말이오. 상대방이 못알아들으면 허공에다 염불외우는거나 다름없을뿐..........

 

 

 

"....와이."

 

 



 

 무례하지만 긴말필요없이 단도직입적으로 물어야겠다. 베트남어를 못하니까 이해해주겠지.

 이십대 초반으로 보이는 앳된 아가씨는 할말은 많은데 자기가 영어를 못해서, 혹은 내가 베트남어를 못해서 설명을 못해주겠다는 표정이었다. 나는 드링크는 시키고 싶지 않았고 아가씨는 꼭 드링크를 주문받고 싶은듯 한데 말이 통하지 않아 둘다 허허 웃고 있자니 매니저가 출동했다.

 



 매니저의 설명을 들으니, 지금 음료를 시키면 1+1이라고 한다. 아하 문앞에 입간판이 그거였구나. 그런데 2+1이라는건지 1+1이라는건지 뭘 시켜야 1+1이라는건지 알수가 없다. 두개 사면 하나 공짜라고 하면 두개를 사면 세번째가 공짜라는건가 아님 두개중에 하나가 공짜라는건가? 물론 1+1은 하나 사면 하나 공짜가 맞지만, 저게 은근 헷갈리는 사람이 많아 종종 메뉴판에 buy 2, get 3rd for free 라고 보충설명을 하는경우도 있다.


 

 결국 메모지까지 들고와 라임슬러쉬 하나가격+반비하나가격=라임슬러쉬2개+반미1개 로 총정리를 했다. 하나는 지금 먹고, 하나는 테이크아웃해가라는 센스쟁이 매니저. 주문을 끝내자 다들 큰일한것처럼 뿌듯한 표정이다.
 

 

 

 

 

 

 




<카멜 트래벨에서 주는 티켓뭉치. 이러니 하노이에서 주지 않았던거예요>

 

 

 

 

 

 

<진짜 티켓은 이렇게 생겼거든요-_->

 

 

 

 

 



<완전 맛있는 라임슬러쉬, 39000동>

 

 

 

 

 

 

 



<베트남 샌드위치, 반미. 고수풀이 들어가는 수가 있으니 커피 빼고 뭐든 주문하기 전에 무조건 노팍치플리즈> 

 

 

 

 

 



 아까 커피를 계산할때 딱 천동이 모자라서 10만동밖에 없는데 거슬러줄수 있겠냐고 하니 선풍기를 틀어줬던 남자 직원이 그냥 천동 깎아줬었다. 말이 안통해서인지 어쩐지는 모르겠지만, 프랜차이즈점에서 가격을 깎아준다는건 여간해서는 있을 수 있는 일이 아니라 무지하게 고마워했었는데. 그때 못낸 천동을 지금 내려고 했는데, 말도 꺼내기 전에 2천동짜리 지폐로 거슬러줬다. 아까 깎아줬던 남자직원도 보이지 않아 괜히 문제 만들까봐 조용히 물러났다.

 

 


 

 

 테이크아웃 슬러쉬를 싸들고 신카페 사무실에 도착했을때 멍청한 짓을 했다는걸 깨달았다. 장거리 버스타기 전에는 화장실 가고싶을까봐 아무것도 먹지 않는 편인데 커피 한잔에 슬러쉬 한잔에 반미 하나에 또 슬러쉬 한잔이라니. 분명 버스 중간에 화장실을 가고싶어질게 뻔했다. 공짜 혹은 덤이라면 사족을 못쓰는 이놈의 버릇.

 


 

 사무실 안쪽에는 화장실이 있어 세수를 하고 대충 물티슈로 몸을 닦고 기다리다보니 인터넷에서 봤던 파란 버스가 왔다. 여긴 진짜 신카페구나 흑흑. 이제 다른 회사도 파란 버스를 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꼬맹이가 타요버스 발견한것처럼 반가웠다. 캐리어에 달 tag도 주고 물티슈와 물병도 준다. 물병과 물티슈는 카멜도 줬지만, tag을 준다는게 마음에 들었다. 어쨌거나 분실되면 따질 수 있는 기회는 준다는거니까.



 

 그런데 여기까지는 좋았는데, 문제는 부푼 마음으로 버스에 올라탔을 때였다. 다들 신카페를 그렇게 칭찬하길래 뭔가 버스 내부도 으리으리할줄 알았는데, 딱히.....예......뭐......그런건..........

 




 중요한건 시트가 가죽이 아니었다는거다. 지하철 좌석커버같은 재질이었는데, 이 더운나라에서 이런재질이라니. 세탁이나 제대로 했는지도 의문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땀과 이물질(.....)이 껴있을지는 상상도 하기 싫었다. 거기다 내 자리를 찾아 안으로 들어가는데, 들어가도 너무 안으로 들어간다. 어, 너무 들어가는데. 이거 설마 맨 뒤는 아니겠지.



 

 설마가 사람잡는다. 내 자리는 14였는데 11에서 뚝 끊겼다. 그말인즉슨 맨뒷자리 당첨이요(다섯개 연달아있는곳)


 

 직원이 거짓말하지는 않았다. 아랫층 창가쪽이다. 다만 그게 맨뒷자리일뿐. 역시 믿을 수 있는 신카페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내가 웃는건지 우는건지

 

 

 

     

 

 

 



 

 

 

 


 

 더 우울한건, 맨 뒷자리는 살짝 높아서 의자를 세울 수도 없다. 그렇다고 그냥 앉기엔, 머리가 천장에 닿는다. 그래서 무조건 누워가야했다. 그 와중에 다행인건, 맨 뒷자리에 아무도 없었다는것. 덕분에 자리 두개에 걸쳐 누워(이 덩치에 역시 한자리는 좁다니까) 모로도 누웠다가 다리도 뻗었다가 바로도 누웠다가 편하게 왔다.

 



 앞자리에 각각 앉아있던 커플이 나중에 결국 뒷좌석으로 와서 같이 붙어자는걸 보고 마음이 불편했던걸 빼면. 흥.

 

 


 직원이 뒷자리로 기어올라가 뭔가 망태기같은걸 꺼내더니, 담요도 꺼내서 하나씩 줬다. 냄새를 맡아보니 세탁한 것으로 주는것 같던데, 이건 카멜보다는 낫다. 카멜은 몇명이 얼마나 어떻게 썼을지도 모르는 담요를 그대로 써야했거든. 구석에 조용히 누워있었는데, 담요 나눠주던 청년이 나 있는줄 모르고 다 돌렸다가 맨 마지막에 구석에 있는 날 발견하고는 소리없이 다시 기어올라가서 망태기에서 담요를 꺼내줬다. 미안해요......여기 사람있어요..........

 


 

 구석에 있는 날 발견하는 순간 그 청년의 눈빛이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네


 

 

 

 

 

 

 

 

 


 

 

​ 버스가 출발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엄청난 폭우가 왔다. 이건 그냥 비가 오는게 아니라 누가 버스 세차라도 하는듯 버스위에서 물을 뿌리는 수준이다. 창문으로 빗물이 줄줄줄 흐르는걸 보며 슬슬 잠을 청했다. 호이안 안녕. 너는 생각보다 괜찮았지만 내가 여길 다시오는 일은 없겠지.

 

 


 

 

 그리고 나트랑으로 가는 길이 험한건지 버스운전을 험하게 한건지 아님 둘다 험한건지는 모르겠지만, 나도 모르게 자다가 벌떡 일어나있거나, 공중부양을 할때가 많았다. 퉁,퉁,퉁 하고 끊임없이 충격이 오는데 몸이 바닥에 닿는걸 느끼기도 전에 다시 떠오른다. 이건 마치 한쪽발이 빠지기 전에 다른쪽발을 내딛으면 수면 위를 걸을 수 있다는얘기랑 같잖아?! 몸통을 관통하는 충격같은건 소설에서나 볼수있는건줄 알았는데, 진짜 바닥에서 올라온 충격이 내장까지 느껴지더라. 푹신한 침대인줄 알고 털썩 앉았는데 알고보니 돌침대라 그 충격이 꼬리뼈에서 머리끝까지 올라왔을때랑 비슷한 느낌이다. 참, 별 경험을 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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