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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27
[나짱 여행] 돈으로 시간을 살 수 있다면?
동남아 > 인도차이나반도
2014-07-24~2014-08-05
자유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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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mine

 

 

 

 

 

 

 

 

 

 

 


 

  나짱에 도착했다. 나트랑이라고 잘못 불리고 있는 이곳의 제대로 된 발음은 나짱이란다. 스펠링은 natrang이면서 말이지. 역시 베트남어는 읽기가 힘들다. 흐엉느엉 눅 웩 륵같은발음도 너무 많아... (황제 이름부터가 뜨득이 뭐야....처음에 이름 듣고 잘못들은줄....)혼자 여행다니는 언니가 걱정될 동생에게 언니 나짱에 도착했다라고 카톡하자 뭔짱?나짱? 이라는 그게 어느 만화에 나오는 모모쨩같은거냐는 투의 무심한 답톡만 왔다. 매정한년.

 

 



 다행히도 신카페 버스는 시내 한복판의 신카페 버스 사무실 앞에 내려줬다. 버스에서 내려서 우선 번잡한 시내라는건, 숙소를 정하지 않은 배낭여행객에게는 반가운 조건이 아닐 수 없다. 버스에서 내리자 여행객들을 모셔가려는 삐끼들이 엄청 많았는데, 역시나 예약 안하고 오기의 장점을 깨우친 나는 이곳에서도 숙소예약을 안한 상태였기에 어느 삐끼와 협상을 해볼까 당당하게 둘러봤다. 이 많은 사람들중에 설마 나 하나 데려갈 사람이 없겠어?


 

 하지만 싱글룸 8달러를 부르자, 그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관심도 갖지 않았다. 심지어 흥정도 안하려고해...... 앞으로 삐끼들을 물리치려면 터무니없는 가격을 부르는게 제일 빠르고 간단한 방법임을 깨달았다. 어떤 사람들은 숙소 흥정에 성공해서 떠나고, 어떤 사람들은 다른 버스를 예약하러 신카페사무실로 향하고, 어떤 사람들은 길을 떠났다. 어느새 사무실 앞에는 아까부터 나를 꼬셔보려는 삐끼아저씨 한분과 나만 남아 서로 눈치를 보고 있었다. 삐끼가 데려다주는 서비스에 맛들린 나는 무거운 짐을 끌고 숙소를 찾아 헤매기 싫었고, 그 아저씨는 곧죽어도 10달러짜리 방을 8달러에 줄수는 없다고 했다.    




 

 나짱은 휴양도시라 브랜드 호텔들이 해변가에 즐비했고, 몇개 알아본 저렴이 게스트하우스는 도미토리가 5달러정도였지만 36인실이었던가, 여튼 어마무시한 수를 자랑했다. 12인실까지는 가봤는데 38인실이라면 어휴, 무슨 강당에다가 침대를 넣은건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혹은 구석에서 사람 하나 죽어도 모를 수용소 같은 이미지를 떠올리게 해서 아예 염두에 두지도 않았었다.


 

 적당히 협상해서 3일 있을테니 8달러에 합의를 보고 싶었건만, 아저씨는 대쪽같았다. 흥정은 아쉬운 쪽이 지게 되있다. 그런 티를 내지 않으려고 노력했지만, 아직 여행 초보자라 너무 귀찮은 티가 역력했는지 결국은 아저씨 말대로 10달러에 콜을 하고 말았다. 오토바이는 프리임을 거듭 확인한 후, 베리 클로즈, 씨티 센터라는 말을 반복하는 아저씨의 말이 사실이기를 바라며 오토바이에 캐리어와 내 몸뚱이를 싣고 출발했는데, 정말 2분도 가지 않아 어느 골목길에 내렸다.

 


 1,2층은 가정집, 윗층은 주르륵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듯한 건물이었다. 집주인 아저씨와 뭐라 사바사바한 아저씨는 하루 10달러임을 확인시켜주고는 떠났다. 음, 깔끔하군. 아마도 게스트하우스에서 돈을 받는 시스템이지 싶다. 그말인즉슨 직접 여길 와서 흥정을 했으면 10달러 이하에도 가능했을거라는얘기. (나중에 생각해보니, 아침 8시에 추가비용을 받지 않고 체크인을 해준게 고마워서 깎아달라는 얘기는 하지 않았다. 아침에 늦게 일어나 오후에 체크인을 하는게 일상이었던지라 내가 체크인을 8시에 했다는것도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8시에 눈뜨고 있다는거 자체가 내 인생에서 드문일이라.....)

 

 

 

 

 

 

 

 

 

 

 

 

 

 

 

 베트남 음식에는 관심이 없다면서 동네 맛집은 다 찾아다니는 이중적인 심보를 가진 터라, 이미 나짱의 맛집도 검색해둔 터였다. 근처에 랜턴s라고 트립어드바이저 수상에 빛나는 식당이 있다고 하는데, 늦은 점심때 20프로 할인해준다길래 2시까지 시간을 때울 곳이 필요했다. 여유있게 여행온 사람들은 지지리도 궁상이라고 하겠지만, 가난한 여행자에게 20프로 할인은 무시못할 메리트다. 

 




 그렇다고 해서 싸게 먹을 수 있는걸 비싸게 먹는 사람들을 비난할 의도는 없다. 시간으로 돈을 만들수는 있을지언정 시간은 돈으로 살 수 없다는건 절대불변의 진리이지만, 딱 한군데, 조건을 약간 융통성 있게 따져보자면 가능한 경우가 있다. 바로 여행. 이또한 절대적인건 아니지만, 대체적으로 일년에 며칠 안되는 휴가기간을 노려야 하는 직장인같은 경우의 단기여행자들은 짧은 시간 안에 많은걸 효율적으로 해야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돈이 많이 들 수밖에 없다. 비행기 직항부터 시작해서 대중교통 대신에 자동차를 렌트한다든가, 발품팔아 투어하고 숙소를 정하는 대신 돈만내면 일사천리로 진행해주는 여행사 이용이라든가, 기차나 버스 이동 대신에 비행기 이동이라든가 등의 방법이 대표적으로 돈으로 시간을 사는 방법이다.

 




 반대로, 자의로든 타의로든 백조의 길을 걷고 있는다거나 방랑벽이 뼛속까지 배긴 장기여행자들의 경우는 돈 몇천원을 아끼기 위해 길바닥에 몇시간 앉아있는 경우도 많고, 버스비 천원 아끼기 위해 30분을 걸어가는 일도 서슴지 않는다. 비행기 타고 가면 한시간이면 될 거리를 기차를 타고 17시간을 간다거나 공항까지 가는 택시비가 아까워 택시로 30분이면 갈 거리를 버스타고 두시간 걸려 가는 일도 드문 일이 아니다. 그렇게 해서 아낄 수 있는 돈이 만원 남짓이면 당연히(!) 그래야 하는거고, 그렇게 악착같이 아꼈는데 정산해보면 이천원 아꼈다는걸 알면, 돈은 무엇이고 인생은 무엇이고 나는 여기서 뭘하고 있는가 회의가 들때도 있지만. 집에서 주는 돈 쓰면서 사고만 치지 말고 살아라 하는 재벌집 서자정도가 되지 않는한 몇달 여행에, 도시 이동은 비행기, 동네 이동은 택시, 투어는 여행사를 한다는건 불가능에 가깝다.  

 




 나도 일년 내내 일하고 일년에 한번 혹은 두번, 명절연휴에 월차 연차까지 다 써서 일주일 남짓 여행을 다녀오는 경우라면 숙소는 무조건 5성급 호텔이요 비행기는 직항에 아침에 도착 밤에 출발하는걸로 끊을테고 몇천원 아끼기 위해 길거리를 헤맨다거나 커피값이 아까워 땡볕에 앉아있는 일 따위는 하지 않을테다. 하지만 지금 난 7개월 여행을 계획하고 떠났고, 추가적으로 들어오는 수입은 없으니 수중에 있는 돈으로 지지고 볶고 해야 하는 입장인거다. 그래서 내 비행기는 늘 새벽 도착, 새벽 출발이고(그래야 공항에서 노숙을 하고 하룻밤 숙박비를 아낄수 있을테니까) 장거리 이동은 무조건 밤에 하며(그래야 또 숙박비를 아낄 수 있으니까) 숙소는 1인도미토리 제일 저렴한 순서를 누를수밖에 없는거다. 그리고 지금은 천원을 아끼기 위해 쫄쫄 굶은상태로 바닷가를 헤매고 있는거고.

 

 


 

 가끔은, 직장인 친구들이 떠난 단기여행이나 결혼한 친구들이 남편과 놀러간 사진들을 보면 아주 쪼끔, 나는 지금 이게 뭐하고 있는건가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쟤네는 저렇게 예쁘게 꾸미고 쇼핑하고 다니는데, 나는 이렇게 구질구질하게 천원 이천원에 목매면서 지지리 궁상이나 떨고있고. 우리 엄마도 멀쩡한 직장 잡아놓고(혹은 시집을 가든가) 며칠씩 쓸거 다 쓰면서 여행갔다오는걸 선호하시기 때문에, 이렇게 돈걱정하면서 장기여행하는걸 영 마뜩찮아 하시는걸 나는 이게 좋다고 하면서도 이게 나를 위한 변명인건지 엄마를 위한 변명인건지.

 



 그래도 곧, 생각을 고쳐먹곤 한다. 이것도 아무나 할 수 있는건 아니지. 인생에 예쁘게 꾸미고 여행갈 기회야 몇번은 있겠지만 거지꼴이라도 몇달씩 여행다니는건 흔한 기회는 아니니까. 조금 더 어렸을때 돌아다녔으면 힘이라도 넘쳐났을텐데, 지금은 그렇지 않으니 그게 좀 아쉽기는 하지만 지금이라도 할수 있는게 어디야.

 



 그리고 찍는 사진마다 친구들은 다 예쁜데 나는 거지나부랭이같은건 결코 내가 꾀죄죄해서가 아니라 그냥 걔네들보다 몸무게가 많이 나가서일 확률이 더 높다. 김태희는 인도산 알라딘바지에 태국산 반팔을 걸쳐입어도 예쁠테니까. 본바탕이 예쁘면 꼬라지가 어떻든 예쁘더라. 에잇 더러운세상 ㅠㅠ (차승원씨는 탄광에 들어갔다 나와도 잘생김이 뚝뚝.....)

 


 

*장기여행이든 단기여행이든 나름의 장단점과 특징이 있는거고 사람에 따라 여행스타일은 다를수 있습니다! 어떤 방식이든 제가 감히 평가를 할 수는 없는거니,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해요! 꾀죄죄하고 구질구질하고 지지리 궁상인건 모든 장기여행자들이 그렇다는게 아니라 제가 그렇게 느낄 때가 있다는거니까요...:-)   

 

 

       

 

 

 

 


 

 

 

 

 


 

 

 

 

 

 정오의 태양에 머리꼭지는 타버릴것같고 바람은 습했다. 도대체 어디까지 가야 바닷가인건지 그 몇블록이 한없이 길게 느껴졌지만, 간혹 바람결에 느껴지는 바다의 짠내음은 분명 이 어디쯤에는 시원한 바다가 있긴 있다는것을 의미했다. 그리고 그렇게 20여분을 걸어 드디어 바다가 보였고, 무려 6차선 도로를 무단횡단해서(베트남엔 횡단보도따위가 없다니까요?!) 바닷가로 겅중겅중 뛰어갔다.



 

 보통 에지간하면 바닷물은 차갑다-라고 느꼈는데, 쪼리를 벗어재끼고 발을 담근 바닷물의 온도는 미지근했다. 체온이 낮은 편이라 실내수영장에도 발부터 담가 정강이까지 가는데 한참 걸리는 내가 미지근하다고 느낄 정도였으면, 날이 확실히 덥기는 더웠나보다. 물은 그렇게 맑지는 않았으나, 해수욕할정도는 되는듯했다. 해변에서 멀지 않은 바닷물에는 꽤 많은 서양인들이 머리만 동동 내놓고 떠다니고 있었다.  

 

 





 

 

 


 

 

 

 

 

 

 

 


 

 

 

 

 

 

 

 



<이름만 대면 알만한 리조트들은 이름만 대면 알만한 휴양지는 다 점령했더라구요> 

 

 

 

 

 

 

 

 


<저어 멀리 보이는 빈펄랜드. 헐리웃을 따라해 산 한가운데다 이름을 박아넣었다지요. 나짱의 유명한 놀이공원이예요> 

 

 

 

 

 

 

 

 


 

 

 

 

 

 

 

 

 

 






 해변을 따라 20분쯤 다시 걸었을까. 이 동네에서 대표적인 쇼핑센터라는 나짱센터가 보였다. 더위에 지쳐 비척비척 쇼핑센터로 들어가는 순간, 자동문이 열리면서 쏟아지는 찬바람에 또한번 천국에 들어선듯 정신이 아득해졌다. 이게, 이게 얼마만에 느껴보는 찬바람이야...... 거기다가 완전 깨끗하고 완전 고급지다(베트남 기준으로). 실내로 들어서자 즐비하게 늘어서있는 화장품매장들과 귀금속매장들에서 일하는 점원들의 시선에 어쩔줄을 몰라하며 황급히 에스컬레이터에 올라탔다. 일주일새에 많이 거지화가 된것같다.

 

 

 

 나짱센터 4층인가에 있는 씨티마트에 한국라면이 있다는 정보를 접하고 이 먼길을 따라 온건데, 봉지라면만 있고 컵라면은 없었다. 컵라면만 있고 봉지라면이 없는건 많이 봤는데 이건 무슨 경우지........ 어쩔수없이 물과 바게트빵, 미친소치즈를 저녁밥으로 샀다. 샴푸와 린스도 한참 고민고민하다가 하나씩 제일 싼걸로 집어들었다. 어떻게든 버틸수 없을까 생각을 했는데, 게스트하우스를 전전하는 마당에 샴푸린스를 안사고 어떻게 버틴담? 진짜 돈 아끼려고 별 멍청한 생각을 다한다.

 



 바게트빵은 만오천동인줄 알고 바게트가 700원이면 괜찮은데? 하고는 덥석 집은건데, 계산할때 보니 3500동이다. 아직도 베트남 물가에 적응을 못한듯.....앞으로의 지출에 좀더 혹독하고 까다로운 조건을 적용해야겠다고 생각하며 반성했다.   
 

 



 

 

 

 

 

 

 

 

 

 

 

 

 

<역시나 아이들 눈코입은 ctrl+c, ctrl+v> 

 

 

 

 

 

 

 

 

 

 


<공산주의는 나쁜게 아니다, 공산주의는 나쁜게 아니다, 수없이 되새겨봐도 공산당에 흠칫하는건 어쩔수없는 자동반응....>

 

 

 

 

 

 



<왠지 흐느적거린다는 느낌이 드는데?>

 

 

 

 









 

 

 

 

 

 

 


<나짱센터 앞에 있는 swing카페. 오래 있어도 눈치 안주고 인터넷도 꽤 빨라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던곳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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