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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토리
2015-07-27
[나짱 여행] 이동하는 날은 언제나 고달퍼,
동남아 > 인도차이나반도
2014-07-24~2014-08-05
자유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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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mine

 

 

 

 

 

 





  

<감동이었던 옥수수와 신라면의 조합. 94년도 드라마를 2014년에 태블릿으로 보게 되다니. 저때는 삐삐도 없던시절이었는데>

 

 

 

 밤거리를 걷다가 어디선가 풍겨오는 고소하고도 구수한 냄새를 맡았다. 으아니 이 냄새는, 내가 사족을 못쓰는 옥수수 아니오. 어떤 러시아 부부가 사고 있길래, 가격을 알아보려 슬쩍 옆에서 눈치를 보았지만 역시나 지폐감별실패. 뭔가 가격가지고 장난을 치려고 했던건지, 이만한 팔뚝에 이만한 문신을 그려넣은 아저씨가 웃으며 옥수수장수를 툭 치차, 옥수수장수가 주머니에서 지폐를 꺼내 건네줬다. 만족스럽다는 표정으로 사라지는 러시아 아저씨를 보며, 내가 옆에서 다 보고있었으니 사기칠생각은 하지도 말아라! 는 눈빛으로 옥수수가 얼마냐고 물었는데, 하나에 만동이란다. 어, 좀, 비싼것같은데. 5천~8천동이라고 했던 린의 가르침을 떠올리며 4개 2만동? 하며 생글생글 웃었지만, 오늘 들은 소리중에 제일 어이없는 소리라는 표정으로 가차없이 만동이란다. 그럼 안사, 빠이 하고 돌아서는데 잡지도 않는다. 아무래도 내 눈이 너무 옥수수 하트 뿅뿅이었나보지, 젠장. 


 그렇게 이틀 연속 흥정을 실패하고, 결국은 다소곳하게 이만동을 내밀고 두개를 샀다. 그래도 오랜만에 먹는 옥수수는 꿀맛이라 거의 눈물을 흘리면서 먹었던것같다.

 

 

 









 





  짐을 싸고, 11시쯤 카멜사무실을 찾아나섰다. 구글지도를 열어놓고는 버스표에 적힌 주소로 열심히 찾아갔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사무실이 보이지 않는다. 이놈의 버스 사무실은 한번에 찾은 적이 없는게 문제가 아니라, 주소대로 붙어있는 꼴을 못봤다. 분명 파란점은 건물 안쪽에 팍 찍혀있는데, 아무리 왕복 서너번을 해봐도 간판은 보이지 않았다. 무더운 날에 땀을 뻘뻘 흘리다가, 사무실로 직접 전화를 해서 겨우 사무실 주소를 알아낼 수 있었다. 베트남식 영어도 전화상으로 알아듣기 어찌나 힘들던지. 톰, 한국 영어발음 비웃을게 아니라니까?



 겨우 찾아간 곳은 우습게도 내가 그간 계속해서 지나다녔던 길이었다. 거봐, 내 이럴줄 알았어. 꼭 찾는 곳은 이렇게 다니던 길에 있다니까? 더위에 씩씩거리며 사무실로 들어가자(역시나 문따위는 없는 오픈사무실), 웃통을 훌렁 벗은 아저씨와 뚱한 표정의 아줌마가 컴퓨터를 두드리고 있었다. 어디에도 카멜트레밸이라는 글씨가 보이지 않아 두리번거리는데, 아저씨가 아까 전화한 사람이냐고 묻는걸 보니 아무래도 다른 버스회사와 연계되있는것 같다. 바뀐 정보가 있으면 진즉좀 알려주든가 고쳐 써놓든가 하지, 이게 도대체 뭔 개고생이야.



 픽업서비스가 있다길래 호텔을 알려주니, 어디에 있는건지 모르겠다고 하길래 방 키를 줬다. 전화해보라고. 그런데 전화번호가 잘못된건지 부재중인건지 전화를 받지 않았다. 이 날씨에 짐들을 끌고 여기까지 오기 싫어 그럼 근처에 있는 큰 건물을 알려줄테니 그곳으로 픽업을 와달라고 해도, 내가 머물고  있는 호텔을 몰라서 픽업을 못온다는 얘기뿐이다. 아니, 내가 어디에 머물고 있든 그게 무슨 상관이야.


 


"근처에 있는 큰 호텔로 내가 갈테니까, 거기로 와달라구요."


"미안해요, 호텔이 어딘지 모르면 픽업을 갈 수가 없어요."




아 관둬!!!! 다 때려쳐!!!!!! 내가 온다 내가 와!!!!!



  




 

 

 

 

 다시 20여분을 걸어 숙소로 간 뒤, 짐들을 짊어지고 다시 20여분을 걸어 사무실로 왔다. 보도블럭은 울퉁불퉁 다 깨져있어 캐리어는 미친듯이 덜그럭거렸고 그나마 좀 멀쩡한 인도는 오토바이가 점령하고있어 차도와 인도를 오르락내리락 해야했다. 그리고 도대체 이 한낮 무더위에 왜 길거리에서 숯불구이를 해먹고 있느냐고! 너넨 덥지도 않냐고! 얼굴로 내려꽂히는 태양빛을 피해 고개를 푹 수그리고 바닥만 보고 걸었다. 땀방울이 썬크림과 섞여 하얗게 줄줄 흘러내렸다. 어깨에 짊어진 7키로짜리 배낭 덕분에 만성근육통이 있던 왼쪽 어깨는 송곳으로 파는것처럼 아파왔고, 20키로짜리 캐리어를 끌고 있는 오른팔은 이게 내 팔인지 남의 팔인지 내 몸뚱이에 매달려있으니 내팔이구나 싶은 정도였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조금만 더 참자. 곧 베트남을 떠난다.



 동남아 더운거 모르고 여행왔으며, 가난하면 고생인거 모르고 돈없이 왔으며, 짐 무겁게 하면 나만 피곤해진다는거 모르냐고 누군가 옆에서 혀라도 끌끌 찼다면, 그럼 더운나라 가면 쪄죽어도 행복하고 추운나라가면 얼어죽을것같아도 행복하고 누군 돈없이 여행오고 싶어서 여행온거고 나도 돈 두둑히 든 카드한장이랑 여권만 달랑 들고 오고 싶었다고 악다구니라도 할 정도로 나는 악에 가득 받혀 있었다. 픽업만 와줬어도 이고생은 안할거아냐?!?!?! 어?!?!?




 기진맥진한 상태로 짐들을 내려놓은뒤, 자물쇠로 채우고는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내 짐을 여기에 놔뒀노라 하는 증거사진을 찍었다. 어짜피 누가 맘먹고 훔쳐가면 쥐도새도모르게 사라질테지만 나름의 안전장치를 해둔 후 근처 어딘가에 있다는 한인식당으로 향했다. 10만동이고 자시고간에 개고생한 나에게 선물을 줘야겠어. 이역만리에서 내몸뚱이는 나라도 챙겨야지, 흑흑.


  

 






<시내와 좀 떨어져있긴 하지만 찾기 힘든 길은 아니예요>







<한국 식당은 역시 에어컨!>












<대충 가격은 이렇습니다>









 

<한식이다, 한식! 된장찌개같은걸 시킬걸, 김치가 너무 그리워 김치찌개를 시켰더니 너무 매워서 김치를 못먹겠어.....(먹던사진 죄송해요 헉헉)>






맛은 무난하게 보통 외국 한식당에서 먹는 김치찌개맛이예요.

반찬은 여러가지가 나오긴 했는데, 입에 맞는게 오이무침과 장조림뿐이라....

강남식당에 라면이 6만동이라길래 비슷할줄 알고 갔는데, 신라면이 12만동이대요.....빠르게 포기.

마트에서 신라면도 파는데 12만동이면 너무 비싼거 아니냐는.....김치찌개도 11만동인데 ㅜㅜ  








 

 

 






 





 그리고 바로 swing카페로 가서 버스시간까지 죽치고 앉아있기. 라임쥬스를 시켰는데 너무 달다. 베트남커피를 시켰는데 역시 너무 달다. 이래서 죽어라 땀빼고 걸어다니는데도 살이 안빠지는듯....이번 여행때 살이 안빠지는거 아닐까 불안한 기운이 스멀스멀 느껴졌는데, 이 후기를 쓰고 있는 지금(여행종료2달전) 역시 살이 전혀 빠지지 않아 이건 운명인가보다 싶은 생각까지.........하아




 인터넷도 잘되겠다, 시원하겠다, 자리도 편하겠다, 종업원이 눈치도 안주겠다, 서비스로 갖다준 자스민차는(무려 얼음까지 든) 떨어질때마다 꼬박꼬박 리필도 해줬겠다, 내가 나짱에서 버틸수 있었던 팔할의 공은 이 카페덕이다.


 

  




<어마어마하게 파는 라면들. 이게 다 어느나라 라면들인지....>









<쪼그마한 수레같은거에 어찌나 짐을 차곡차곡차곡 싣고 가는지, 설마 저것도?를 열번쯤 하고는 떠났다. 저게 다 버스에 싣는 택배들>









<버스는 역시 가죽좌석의 깨끗한 버스였다. 버스로만 보면 신카페 버스가 제일 안좋았던듯>




  

 아래좌석은 맨 뒤밖에 없다고 해서 할수없이 윗자리에 탔는데, 아무래도 흔들흔들 영 불안하다. 의자가 흔들린다는게 아니라 버스가 움직일때마다 내 몸뚱이가 흔들흔들....두어번쯤 엌 하고 떨어질뻔하고는 자리를 바꿔야겠다 눈치를 보고 있는데, 어디선가 담배냄새가 솔솔 난다. 담배냄새를 맡으면 속이 메스꺼워지는 타고난 비흡연자 몸뚱이라 눈을 세모나게 뜨고 말그대로 어떤 개념팔아먹은 자식이지 하는 눈초리로 버스 안을 감시하고 있었는데, 버스기사옆에 앉은 차장같은 아저씨가 담배를 빼서 무는거다.



 헐 아저씨 설마 거기에 불을 붙이려는건 아니겠죠.



 베트남에서는 버스 안에서 담배를 펴도 불법이 아니라는 말이 생각났다. 설마요.

 자꾸 입에 물었다 뺐다 귀에 꽂는걸 보고, 그래 설마 아니겠지 밖에서 들어온 담배일거야 했는데 설마는 역시 사람을 잡는다.

 입에 물더니 불을 탁.



 으아아아아아악!



 안그래도 멀미가 심한데 2층에 앉았는데(그것도 하필 맨앞자리에) 담배연기까지 맡으면 멀미 백프롭니다.


 발딱 일어나 앉아 안절부절안절부절못하다가 익스큐즈미, 몇번을 불렀다.






"아저씨, 앞으로 더 탈 사람 있어요?"


"노노"


"그럼 나 뒷자리로 옮겨도 될까요? 자리 좀 남았는데."


"노노 풀 풀"






뭐여 자리 있다더니. 2층은 내 팔자라고 쳐도 담배연기는 양보할 수 없다.






"그럼 죄송하지만 담배를 끄시는게 좋을거예요. 안그러면 제가 토할수도 있거든요 :-)"






 그말에 아저씨가 갑자기 급 고민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는 어디론가 막 전화를 해서 솰라솰라솰라하시더니, 저쪽 뒤로 옮겨도 된다고 하셨다. 올레!

나중에 버스 자리가 꽉 찼던걸로 봐서 누군가와 자리를 바꾼듯했다. 담배는 결코 포기할수가 없으셨던 모양.....


 그렇게 바뀐 자리에서 행복하게 포청천을 내리 세편을 보다가 잠들었다. 전조아저씨는 이십년이 지나도 멋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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