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여행스토리
축제 /
2015-07-27
[태국 입성기] 캄보디아에서 태국, 육로로 이동하기
동남아 > 태국
2014-08-05~2014-09-28
자유여행
0 0 614
Jasmine

 



 주변에는 불빛도 거의 없는 암흑이었다. 버스 헤드라이트의 빛에만 의존해 뻥 뚫린 도로를 가기를 한시간정도, 슬쩍 뒤를 돌아보니 다들 드러누운 상태였다. 침낭을 짐칸에 넣지 않은건 정말이지 신의 한수였다고 생각하며, 침낭을 베고 누워 아빠다리를 했더니 사이즈가 딱이다. 다행히도 허리 가운데가 베기지도 않았고, 덥지도 않고, 길이 많이 흔들리지도 않아 나름 꿀잠을 잔것같다. 


 가다가 서고, 가다가 서고, 휴게소인가 해서 보면 또 아닌것같고, 그냥 다시 자고. 그렇게 어느순간 눈을 떠보니 어느새 하늘이 어슴푸레하게 밝아오고 있었다. 세시간 거리라길래 다 도착했겠거니 하고 주위를 두리번거리는데, 아무리 봐도 국경같지는 않다. 캄보디아-태국 국경이 국경같지 않다는 말은 자주 들었는데, 설마 이런 허허벌판 시골에? 








 





 어리버리하게 잠에서 덜 깬 얼굴로 내리라면 내리지 뭐, 하는 심정으로 누워있으려니 어떤 남자가 올라와서 여기서 국경까지 5분이 남았다면서 스티커를 붙여줄테니 절대로 떼지 말라고 했다. 분실물 책임 안지니 알아서 잘 챙기라는 말과 함께. 티켓 보여달라고 하길래 티켓을 주섬주섬 꺼내 보여주자, 빨간 스티커를 가슴팍에 턱 붙여주고 간다. 이게 많은 여자 여행자들이 울분을 토했던 가슴팍에 스티커 붙이기로군.


 제대로(?) 붙였다면 싸대기 맞을 일이지만, 이게 성희롱인가 아닌가의 긴가민가한 선에 붙어있는 빨간색 스티커를 보며 그러려니 했다. 나는 거의 반쯤 누워있는 자세였는데, 배에 붙였으면 더 기분이 나빴을거라고 생각한걸 보니 나도 제정신이 아닌것같다. 빨리 살을 빼든지 해야지 원.






 

<가슴팍에 붙은 저 스티커로 행선지를 표시하고, 국경을 넘은 다음 행선지별로 사람들을 픽업해가기 때문에 꼭 잘보이는 곳에 붙이고 있어야 해요>




 조금 더 가자, 정말로 사람들이 우글우글 몰린곳이 나타났다. 국경넘기 후기에서, 어떻게 넘어가는지 자세하게 나온 글이 없길래 걱정했었는데 그냥 왜그런지 알겠더라. 가끔 후기들을 보다보면 사진도 없고 설명도 없이 그냥 결과만 보고하는 글들이 있는데, 그런 경우는 대부분 기본적인 눈치와 상식이 있으면 해결할 수 있는 상황들이다. 딱히 설명을 듣지 않아도 직접 가보면 알게된다고나 할까. 너무 뻔한 순서니까 본인도 사진찍을 생각도 안드는 경우가 많다.  


 가방을 당연히 내려줄줄 알고 멍청하게 기다리고 서있었는데,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다. 각자 알아서 짐 빼서 국경사무소로 가야한다는것을 깨닫고는 모두들 짐들을 둘러메기 시작했다. 외국인 전용 줄은 없는듯(그러니까 캄보디아인과 태국인 제외) 우르르 몰려 줄 선 채로 출국카드를 적었다.



*캄보디아 들어올때 입국카드+출국카드를 비자에 같이 붙여주는데, 입국카드는 입국할때 걔네들이 뜯어가고 출국카드만 남아있어요. 그럼 거기에 적어서 내면 또 알아서 뜯어가요. 최종도착지는 지금 갈 도시로 적으면 됩니다!






 여권 내고, 손가락 지문 다시 찍고, 별문제 없이 캄보디아 국경을 넘어갔다. 길에는 여행자들뿐만 아니라 국경을 넘어서 장사할 물건들을 옮기는건지 엄청난 짐수레와 사람들이 바글바글했다. 앙코르왓 모양의 문을 지나, 왼쪽으로 가면 된다. 처음에 뭣도 모르고 사람들 따라 직진순재마냥 직진을 했는데, 가다 보니 이게 아닌것같다.


 그냥 왠지 느낌이 그럴 때가 있다. 아무도 틀렸다고 말 안해줬는데 왠지 이건 아닌것같은거. 그래서 다시 돌아와 왼쪽으로 가니 테이블에 입국카드를 놓고 앉아있던 아저씨가 입국카드를 건네줬다. 아니 진즉에 좀 눈치좀 주지!



 줄이 엄청 길어서 다들 한참 기다린다고 했는데, 다행히도 안에는 사람이 많이 없었다. 다들 나정도는 헤매고 오나보다. 노트 위에 대고 입국카드 작성하다가 펜으로 노트 커버를 긁었다. 아아아아 이런거 정말 싫다. 지우개로 지우면 지워지는 신소재랬는데, 아저씨 이제 내가 확인해볼거예요.



 이 즈음에 비자런때문에 말들이 많았다. 단체 관광객이 말그대로 단체로 입국을 거부당했다는 말도 있었고, 개인여행자는 태국돈 만밧(33만원가량)+태국 내에서 머물 전 일정 숙소바우처+태국아웃티켓이 필요하다고 해서 호들호들 떨고 있었다. 지금 캄보디아에서 넘어오는거 뻔히 아는데 만밧을 설마 내놓으라고 하지는 않겠지 싶어 여차하면 나머지 비행기 티켓들도 보여줄 요량으로 e-ticket이 들어있는 노트를 들고 방글방글 웃으며 입국심사대로 갔다. (방콕에서 쿠알라룸푸르까지 육로이동할 예정으로 태국아웃티켓이 없었거든요. 이때까지는. 나중에는 JYJ콘서트때문에 비행기로 한번에 이동했지만)




 내 여권을 보고 날 본 아저씨가 씨익 웃었다. 왠지 감이 안좋다. 이거, 언제 한번 겪었던것같은데.



 몇번을 번갈아보면서 여권사진과 내얼굴을 대조하던 아저씨가 또 웃었다. 헐?ㅋㅋㅋㅋㅋ 하는 웃음이다. 이쯤에서 변명이라도 해야할것같다.





"....쏘리, 비포 메이크업, 에프터 메이크업...."





 아니 내가 내손으로 화장한건데 왜 죄송해야돼! 라지만 사기죄라면 할말이 없어서..........내 설명을 들은 아저씨가 뭐라뭐라뭐라 하시는데, 물론 못알아듣지만 어떻게 이렇게 다를 수가 있냐는 뜻인것같다. 기어이 아저씨는 내 여권을 들고 일어났다. 옆으로 따라오란다. 아아, 러시아 입국 수속때의 악몽이 재현된다.



 안돼 태국 너마저................








<태국쪽에서 본 국경. 가운데 도로를 통해 캄보디아와 태국을 왔다갔다>






 총 입국심사관은 세명이었는데, 옆에 앉아있던 아저씨도 동일인물임을 확신하지 못하자 결국 맨 오른쪽에 있던 여자 심사관에게까지 우르르 몰려가는 사태가 발생했다. 점점 입국심사를 기다리는 줄은 쌓여가는데, 입국심사관 세명을 내가 다 붙들고 있다니. 난 범죄자도 아닌데...................... 바로 다음차례였던 금발머리 아가씨와 눈이 마주치자, 뭐가 문제인지 모르는척 어깨를 으쓱하며 어색하게 웃어줬다. 메이크업 전후가 달라서 이러고 서있다고 어떻게 말해!!!!!!!!!!!!


 셋 중 제일 까다롭게 생긴 아줌마는 안경을 치켜올리며 내 여권과 나를 꼼꼼히 쳐다봤다. 이 아줌마까지 노!를 외치면 난 꼼짝없이 무한정 대기를 타야하겠구나 하는 생각에 식은땀이 났다. 인터넷에 떠도는 여자들의 집벌레상태vs외출할때 차이를 그려놨던 만화가 머리속에 둥둥 떠다닌다. 그거 나야? 내얘기였어? 정말?




"비포 메이크업, 에프터 메이크업일 뿐이예요. 지금 밤새 버스탔더니 피곤해서 상태가 더 안좋아보이는것뿐이예요....알잖아요, 한국여자들 화장기술 대단한거."




 화장의 여부와 피곤하다는게 사람의 얼굴에 이렇게 큰 영향을 미칠수 있는건지 심각하게 고민하던 얼굴이 조금은 풀렸다. 코리아 걸 메이크업 베리 퍼펙트가 아줌마의 마음을 움직였나보다.(태국은 한국 화장품 열풍!) 종이 한장을 주더니, 내 이름을 영문으로 적으랬다. 열심히 적었다. 유심히 쳐다보더니, 이번에는 여권상에 있는 싸인을 해보란다. 했다.

 스무살 초반, 술집에 갔을때 상황이 문득 생각났다. 당시 내 민증은 고등학교때, 살이 포동포동을 넘어 피둥피둥 찐 상태였는데, 대학교 가서 살좀 빼고 화장을 했더니 아무래도 좀 다르긴 달랐던 모양이다. 민증을 확인하던 종업원이 급기야는 매니저를 불렀고, 난 민증상 주소를 읊고 이름을 한자로 써야했다. 그리고 기가막힌다는듯한 웃음은 덤이요. 흑흑



 아직도 고민을 하길래, 러시아때와 마찬가지로 주섬주섬 여분의 여권 사진과 사진이 있는 학생증 등을 내밀었다. 내 이름이 있는 신용카드까지도. 하다못해 조명빨의 절정이라는 스티커사진까지 꺼내서 이게 바로 나다라는걸 손짓발짓으로 열심히 설명했다. 그게 아무래도 컸던지, 아줌마가 오케이 사인을 줬다. 아이고.



 아저씨가 허허허허 웃으면서 내 여권에 도장을 쾅 찍어줬다. 뭐라뭐라뭐라 또 하시는데 역시나 못알아듣겠지만, 무한도전에서 봤던 그 얼굴 위아래로 손짓하는것만 안했다뿐이지 대충 비슷한것같다. 쏘리쏘리를 연발하며 서둘러 입국장을 빠져나왔다. 도대체 뭐가 미안해야하는거냐 .......슬프다. 태국은 첫날부터 슬프구나.








 








 넋을 놓고 걸어가고 있는데 어떤 남자 둘이 와서 날 붙잡는다. 응? 하는 표정으로 쳐다보니, 아까부터 불렀는데 도대체 어딜 가냔다. 너무 슬퍼서 못들었나보다. 가슴팍에 붙은 빨간 스티커를 보고 날 따라온 모양이다. 사람들이 블로그 후기에 귀신같이 알고 찾아온다더니, 정말 귀신같다. 이 많은 사람들 중에서 어떻게 날 찾았지.




 화장실을 가고싶은데, 돈을 받는다. 달러를 환전해준다길래 1달러를 내밀었더니 1달러에 28바트 쳐준다. 역시 수요가 최고치에 달하는 곳에서는 가진자의 횡포가 심할수밖에 없다. 쳇.









 








 국경에서 사람들을 작은 트럭에 태우고는 어디론가 또 이동했다. 먼저 온 순서대로 이동하니, 국경을 넘자마자 최대한 빨리 그들(!)을 만나 앞번호를 받을것. 먼저 온 봉고차가 1번부터 13번을 태우고 갔다. 그 다음 차도 곧 오겠거니, 했는데 엔진이 고장나서 새거로 바꾸고 온다나 뭐라나. 국경에서 방콕까지 가는 길이 험난하다고 익히 들어 알고 있어서, 별로 화도 나지 않았다. 그렇게 한시간 반을 기다리는 동안, 씨엠립에서 샀던 두유를 반쯤 마시고는 버렸다. 난 최선을 다했어.


 코코넛이 들어있다던 떡은.....진짜 안에 코코넛파우더가 들어있더라. 하나먹고 나무톱밥씹는것같은 기분에 두유와 함께 버렸다. 더 먹으면 배탈날것같아.


 드디어 미니밴이 도착하고, 자리가 남았던 덕분에 앞좌석에 앉을 수 있었다. back seat은 선정적이라서 못앉겠더라는. front seat에 앉아야지.



  













 이렇게 멀쩡한 고속도로를 얼마만에 달려보는건지 모르겠다. 베트남과 캄보디아에서는 내내 덜컹덜컹이었는데. 캄보디아를 벗어나면 도로부터 다르다더니, 역시 동남아국가중에 제일 잘사는 나라가 맞나보다. 흑흑......


 중간에 휴게소에도 들러, 방콕의 천국이라는 세븐일레븐을 들렀다. 문을 열자마자 쏟아지는 시원한 에어컨바람과 완전 저렴하고 다양한 간식들이라니. 편의점이 사람의 행복지수에 이렇게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걸 이제야 깨달았다. 방콕의 매력에는 수많은 편의점이 분명 한몫 단단히 하고있을거다.




 간식으로 샀던 바게트도 이제서야 우적우적 뜯어먹으면서, 드디어 방콕으로 향했다. 방콕에 기다리는 사람도 없는데, 왜이렇게 반갑니.











 





 



  

이 글과 연관된 원투고 추천 여행상품


KEB하나은행
283-910007-33104
(주)에픽브레인


월~금:AM 09:00 ~ PM 06:00
점심시간 : PM 12:00 ~ PM 01:00
토요일,일요일,공휴일 휴무


1899-1209
(주)에픽브레인 대표 : 이종광 / 주소: 서울시 중구 서소문로 38길 센트럴타워 606호 / 대표전화 : 1899-1209
사업자등록번호:220-88-30896 / 통신판매번호 : 제2016-서울중구-1411호 / 관광사업등록번호 : 국내 제2016-28호, 국외 제2016-75호
공제영업보증서 : 국내 제01-13-0189호, 국외 제01-13-0190호 / 개인정보관리책임자 : 김경현 / E-mail : master@12go.co.kr

COPYRIGHT 2013 12GO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