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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토리
축제 /
2015-07-28
[방콕 여행] 배낭여행자들의 천국(이라는), 카오산로드
동남아 > 태국
2014-08-05~2014-09-28
자유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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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mine

 

 

 



 카오산로드에 대한 명성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배낭여행자들의 천국, 저렴한 물가의 끝판왕, 동남아스러운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노점상들, 세계각지에서 몰려든 젊은이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려 국경과 문화의 차이를 허물며 밤새도록 (처)먹는 술, 미친듯이 흔들며 놀아도 아무도 이상하게 보지 않으며 아무짓도 하지 않고 하릴없이 돌아다녀도 아무도 이상하게 보지 않는다는 그곳 아닌가.


 그래서 방콕에 처음 오는 사람들은 그 목적이 쇼핑이든 휴양이든 거지놀음(.....)이든간에 카오산로드를 꼭 들러야 할, 머스트고로 우선순위에 올려두곤 한다. 심지어는 카오산로드를 어떤 동네나 큰 구역으로 알고, 마치 유네스코에 지정된 유적지 보듯 엄청 자세하게 훑어봐야하는것처럼 카오산로드 근처에 꼭 방을 잡으려고 한다. "그래도 카오산 로드에서 하루쯤은 자봐야겠지요? 아니면 그냥 3박4일을 다 거기서 잘까요?" 라고 물어보며.


 결론적으로, 카오산로드에서 밤새도록 술마시고 싶은게 아니라면, 카오산로드는 그닥 추천하고 싶은 곳은 아니다. 사람마다 평가기준이 다르니 내가 옳다고 주장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나에게는, 카오산로드는 꽤나 실망스러웠다.



   




 


<밑은 다 술집이고 위는 다 숙소>







 배낭여행자, 혹은 히피들의 천국이라던 카오산로드는 옛말인듯, 너무 상업화된 거리만이 남아있었다. 기념품점에서는 다 똑같은걸 팔고, 음식들도 다 똑같은걸 팔았으며, 도대체 전세계 없는동네가 있을까 싶은 맥도날드는 그 길지도 않은 거리에 세개나 있었고 버거킹과 스타벅스 등 유명 프랜차이즈도 곳곳에 있었다. 과장 조금 보태서 기념품가게,마사지샵,여행사,세븐일레븐을 한묶음으로 번갈아서 다섯번쯤 반복하면 카오산로드의 끝에서 끝까지 봤다고 할 수 있을정도라고나 할까. 다 똑같은걸 파니 어디를 가나 문제는 가격 흥정일뿐 특별할 것도, 색다를 것도 없었다.    


 카오산로드 초입에 카오산로드라고 적힌 표지판을 분명히 보고 들어왔건만, 내가 보고 있는 이곳이 정말로 그 카오산 로드가 맞는건가 잠깐 당황했다. 여긴 카오산이 아니라 카오신, 아니면 키오산 뭐 이런데 아닐까. 지도를 아무리 뒤져봐도 그런건 개소리고, 여기가 카오산 맞다.







 





 

<밤에 보면 정말로 무서울 마네킹들. 다행히도 카오산로드의 불은 꺼질틈이 없지요>









<어디서 갑자기 개구리 소리가 들리길래, 여기에 왠 개구리가? 했는데 알고보니 저 장난감. 그리고 저건 심지어 이스탄불에서 팔더라구요>








<흑흑흑흑 카오산 맞잖아 여기가........유명한 태국의 사와디캅 맥도날드아저씨>







<색감은 참 예뻤던 스타벅스. 하지만 가격은 살인적이고 인터넷도 안되는 쓸모없는곳>








 카오산로드를 두번 지나갔을때까지는 괜찮았다. 한번은 가면서 오른쪽 보고, 한번은 오면서 왼쪽 보고. 딱 그렇게 두번 지나가고 나자, 다음부터는 볼게 없더라. 모든 것들이 다 천편일률적으로 똑같고 과다공급된 상태였다. 이집에서 파는걸 저집에서도 팔고, 저집에서도 파는걸 그 건넛집에서도 파니 가게마다 눈길이 갈 이유가 없다. 그렇게 두번 지나가고 난 후 카오산로드는 버스를 타러가는 길목이 되버렸다. 배낭여행자들이 점점 여길 떠나 라오스의 방비엥이나 루앙프라방쪽에 새 둥지를 틀었다던데, 이유를 알것도 같다. 그곳도 꽃보다 청춘이 방송된 후에 한국인 여행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서 그 좁은 블루라군이 물반 한국인반으로 변해 예전부터 그쪽을 사랑했던 여행자들의 불만이 만만치 않다는 얘기를 들었다.


 사람의 손을 많이 타지 않아야 좋은 곳으로 남을 수 있는데 사람은 누구나 그 좋은 곳을 가고싶어하니 참 아이러니할수밖에 없네.





  




<아이고 인생이 별거있냐옹>








<밤의 카오산로드. 술마시는 사람이 늘어난다는것 외에는 다를게 없더라구요>








<역시 십여미터마다 있는 팟타이리어카>







 

<자주 가던 팟타이집, 조조. 여긴 늘 사람이 많아요>










 




 카오산로드 초입에 있는 조조 팟타이는, 처음에는 그냥 맨 먼저 보여서 가기 시작했는데 알고보니 맛집이었다. 재료는 다들 비슷비슷하지만 신기하게도 만드는 사람에 따라 맛이 다르더라는. 소스의 미묘한 차이때문인걸까. 카오산로드 포함 다른 지역에서도 팟타이를 여러번 먹어봤는데, 카오산로드의 이 조조 팟타이만큼 내 입맛에 쏙 드는 곳도 없었다.



 기본 팟타이는 35, 치킨팟타이는 50. 먹을거가지고 모험 안하는 나인지라, 가격도 착한 이곳의 단골이 되지 않을 이유가 없다(사실 대부분의 팟타이노점은 비슷한 가격이예요). 처음 갔을때도 아저씨가 웃는 얼굴로 인사를 해주긴 했지만, 세번째쯤 갔을때는 아저씨가 안부를 묻더라. 어느 동네고 며칠씩 머물 기회가 된다면 단골집을 하나 만드는 것도 꽤나 재미가 쏠쏠하다. 그게 식당이 됐든, 노점이 됐든, 숙소 옆 슈퍼가 됐든. 누군가에게 안부를 묻고 또 누군가 내 안부를 묻는건 국적 성별 나이 상관없이 반갑고 고마운 일이니까. 



 다섯번째쯤 갔을때는 아저씨가 야채도 한움큼씩 더 넣어주고, 가끔 계란도 하나 더 까서 넣어주기도 했다. 콩나물을 한움큼 집어 더 넣어줄까?라는 표정으로 찡끗 하셨을때는, 콩나물 한움큼을 더 얻어먹어서가 아니라 나를 신경써준다는 그 작은 호의에 정말로 감사했다.




 한번은 저녁에 갔더니 아저씨가 없고 다른 사람이 있었다. 오늘 휴일이신가, 했는데 나중에 물어보니 조조가 아저씨 친구 이름인데, 4시까지는 아저씨가 하시고 저녁에는 그 친구분이 하신다고. 저녁에는 테이블도 추가로 깔고 하던데 왜 낮에는 안깔고 하냐고, 사람들이 줄서있는걸 보며 물었더니, 밤에는 되는데 낮에 테이블을 까는건 불법이란다. 그래서 밤에 더 돈을 많이 번다고. 아하, 그래서 원래 주인인 아저씨가 밤에 장사하는거구만.



 그 얘기를 들은 다음부터는 조조 팟타이에서는 꼭 오후 4시 전에 사먹어야한다는, 이상한 의무감이 생겼다. 저녁에는 팟타이가 먹고싶어도 꾹 참고 다른걸 먹는다든지, 아니면 다른 가게의 팟타이를 도전해보든지 식의 나름의 아저씨 장사 도와주기라고나 할까. (실제로 그 친구분이 만든 것보다는 아저씨가 만든게 더 맛있었음)

 그래서 방콕, 카오산 로드 근처에 머무는 근 한달 동안 느지막이 일어나는 내 아침은 거의 조조 팟타이였다. 어떨때는 팟타이는 지겹다 싶을때도 있었는데, 하루 1팟타이를 고집하며 카오산로드를 찾아가 꾸역꾸역 팟타이를 먹고있는 나를 보면서 으리 김보성 나셨다고 혼자 중얼거리기도.     







 










<새우 팟타이(50밧)와 콘파이. 가격대비 양 진짜 많음>









 자리는 없고, 밖은 덥고, 팟타이는 먹어야겠고, 팟타이 접시를 들고 고민에 빠진 나를 보던 아저씨가 소근소근 방법을 알려줬다.



"맥도날드에 가서 음료수를 시켜. 그리고 팟타이랑 같이 먹으면 돼."



 음료수는 비싸서 못사겠고 제일 만만한게 콘파이였다. 처음 한번만 좀 쪽팔리지, 두번째부터는 까이꺼 내집처럼 들어가게 되더라. 나중에는 한손에는 과일쥬스, 한손에는 팟타이접시를 들고 들어가 자리를 맡아놓고 콘파이 하나만 주문한 후 팟타이만 먹고 콘파이는 집에 가져오곤 했다.















<정말 예쁜 디자인이 몇개 있었어요. 나시티라는게 함정.......................전 나시티는 못입거든요..............>







<항상 사람들이 많았던 마사지가게. 저는 이런 야외는 별로더라구요>








<뒷모습이 화끈한 언니>

 

 

 

 




  어떤 이는 내가 싫다고 하는 이유때문에 오히려 더 좋다고 할 수도 있다. 더위가 가시지 않는 밤에 노천카페, 혹은 바에 앉아 세계 각지에서 몰려든 청년들과 허심탄회하게 언어의 장벽을 넘어 맥주와 위스키로 대동단결할수 있다는게 얼마나 매력적이냐고 주장할수도 있겠지.


 그냥, 사람의 취향 차이일 뿐이다. 무엇보다 난 술마시는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 술마시는데 돈쓰느니 차라리 고양이사료를 한포대 사서 길냥이에게 기부하는게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카오산로드의 최대 장점이 내 앞에서는 무색해지는거지. 왁자지껄하고 흥분에 가까운 기분좋음과 시끄러운 음악이 한데 뭉쳐 둥둥 떠다니는것같은 거리, 모두들 한껏 젊음을 발산하고 있는 그 에너지를 싫어하는건 아니다. 


 하지만 어디 한군데 들어가서 이 분위기를 즐겨볼까, 싶다가도 삼삼오오 일행들로 가득차있는 테이블에는 혼자만을 위한 자리는 없더라. 테이블 하나를 혼자 차지하고 있으면 불쌍해보이겠지 싶기도 하지만 그보다 가게 주인의 눈치를 볼게 걱정되서 번번이 발걸음을 돌리곤 했다.


 널린게 사람들인데, 같이 술마실 사람 하나 없었냐고?


 =_= 새로운 사람들 만나서 술까지 같이 마시기는 피곤해. 그 수고로움을 감당할만큼 술이 좋지도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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