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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토리
2013-11-15
스위스 가족이 닭실마을로 간 까닭은...
대한민국 > 경상도
2013-10-13~2013-10-13
자유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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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감자


스위스가족의 한국 시골여행기 ①

그들이 달실마을로 간 까닭은



지난 10월, 스위스에 있는 오이군의 가족들이 한국을 방문했다. 

열흘간 서울에서 지내며, 도시의 화려함과 처음 보는 아시아 문화에 즐거워 하는 듯 했지만, 역시 사람은 내가 익숙한 곳이 편안한 법. 시간이 지나자 조금씩 그들이 살던 자연이 그리운 기색을 내보이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떠나게 된 스위스 가족의 한국 시골 여행. 


그 첫번째 목적지는 봉화의 달실마을로 정하게 되었다. 아름다운 전통 가옥과 전통마을이 모여있는 봉화와 안동. 그중에서 달실마을이 가족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전통마을로 선정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지금으로부터 3 여년 전, 그때는 우리가 아직 스위스에 살고 있을 않을 때인지라 한국을 방문할 때면, 오이군에게 이곳 저곳 관광을 시켜주곤 했었다. 3년전 여름에도 오이군과 2주동안 한국 시골여행을 갔었는데, 그때 오이군의 기억에 가장 아름답게 남아 있던 곳이 바로 달실 마을 청량사였던 것이다. 


 

   

   


▲ 2010년 여름, 달실마을



달실마을이라는 정겨운 이름을 가진 이 마을은 나의 마음도 사로잡기에 충분한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푸른 논 저편에 기와집들이 아기자기 모여있고, 논가를 흐르는 투명한 또랑물 속에는 우렁이가 느릿느릿 기어가고 있었으며, 주인을 알 수 없는 산딸기같이 붉은 알이 돌담벽에 탐스럽게 매달려 있었다. 그리고, 그 마을 구석 구석을 화려한 날갯짓으로 장식해주던 수많은 나비들. 작은 마을이었지만, 그래서 보여주기 위해 꾸며진 가짜 전통마을이 아니라 사람들이 터전으로 삼고 있는 진짜 마을이라는 느낌을 주었는지도 모르겠다.


 



달실마을에 오면 한과를 잊지마세요




마을 입구에는 후토스라는 것(TV가 없는 오이과 감자는 대체 이것이 무엇인지 알길이 없었다.)을 촬영했다며, 전에 왔을 때 없었던 커다란 인형이 조금 생뚱맞은 모습으로 세워져 있었다. 3년 전에는 드라마 동이, 스캔들, 바람의 화원 등을 촬영했다는 팻말을 본것 같은데, TV나 영화에서 주목받는 촬영지인 듯하다.


그래도 개인적으로 이 달실마을에 세워져 있는 것들 중 제일 잘 어울리는 것은 바로 이 가로등이 아닌가 싶다. ^^




▲ 한과를 튀기고 있는 모습



이 마을은 주민들이 직접 만들어 파는 한과가 유명하다. 마을 입구에 들어서면 주차장 오른쪽집이 바로 한과를 만드는 곳이다. 이렇게 동네 아주머니들이 쪼르르 앉아서 한과를 튀기시는데, 그 고소한 냄새가 저어 멀리까지 퍼져 와서 방문객들의 지갑을 든 손등을 간지른다. 3년전에 왔을 때 갓 만들어진 따끈 따끈한 한과를 뚝 부러뜨려 먹는데, 어찌나 고소하고 보드랍던지. 오이군은 달콤함이 입안가득 퍼지는 맛이 기억에 남는다며, 단것을 좋아하는 조카들을 이끌고, 한과집으로 달려갔건만, 안타깝게도 오늘은 판매를 하고 있지 않았다. 일요일은 휴일인걸까? 조카들의 입이 그새 뾰루퉁하게 튀어나온다.




대신 한과집에는 커다란 꽃사과 나무가 한그루 있었는데, 바닥에 떨어진 꽃사과들이 짖이겨져 나온 과즙을 먹으려는 수백마리의 나비들이 모여있었다. 나는 나방과 흡사한 모습에 멀찌감치 떨어져 걸었는데, 조카들은 태어나서 이렇게 많은 나비를 한번에 보기는 처음이라며, 신이나서 그 사이를 뛰어다니는 것이 아닌가. 사방으로 나비가 날아오르자, 마치 동화속의 요정이 된것 같다며, 한과는 이미 오래전에 잊어버린 듯 해맑게 웃는다. 






스위스를 놀래킨 닭이 품은 마을



달실이라는 특이한 이름은 바로 이곳의 지형에서 유래되었다. 하늘에서 보면 암탉과 숫탉이 알을 품고있는 모습이라 하는데, 그 알 부분이 바로 이 마을인 것이다. 뒤로는 나즈막한 산이 있고, 앞으로는 작은 실개천이 흐르는 이곳은 전형적인 배산임수 지형. 경주의 양동마을, 안동의 하회마을, 앞내마을과 더불어 삼남의 사대길지에 속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왜 닭실이 아니고, 달실이냐? 그것은 경상도 북부 사투리에 기인한다. 닭을 달로 부르는 경상도 북부 사투리에 덕분에 마을은 수백년 동안 달실로 불려왔다고 한다. 근래들어 국어 표준어법을 적용하며 닭실마을로 쓰기도 하는데, 마을 주민들은 고유명사인 달실로 불리기를 원한다.



황금닭이 알을 품고 있다는 모습은 하늘에서 봐야 알겠지만, 황금이라는 말이 붙은 이유는 충분히 이해가 간다. 마을 앞에 시원하게 뻗는 논이 온통 황금빛. 마을 전체가 번쩍 번쩍 빛나는 느낌을 받았던 것이다.

운좋게 날짜도 참 잘 맞췄다. 우리가 논 사이를 거니는 동안 저쪽 구석부터 추수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하루만 늦었더라면 황금들판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마을을 못 볼 뻔 했지 뭔가.




그러고보니 스위스에는 논이 없다. 벼농사를 짓지 않기 때문이다. 100% 수입에 의존하는 쌀을 먹는 스위스 사람들은 논도 처음 본다며 신기해 한다. 쌀알을 하나 따서 껍질을 까고, 알갱이를 보여주니, 아이들이 신기하하며 쌀알 하나를 보석마냥 소중하게 들고다니니 귀엽기 그지 없다. 우리에겐 그 흔한 논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에게는 그 무엇보다도 신기한 관광 거리가 될 수 있는 것을 보니, 어떤 것에대한 가치는 매우 상대적이라는 것을 다시한번 느낀다.




가을에 황금빛 논 사이를 가면 이렇게 커플샷을 찍으라 바쁜 메뚜기들을 잔뜩 볼 수 있다. ^^




거기에 질세라, 우리도 한장 찍어주고. 

남이야 사진을 찍던 말던 저 뒷편에 조카는 여전히 벼에 매달려 있는 쌀알 구경하느라 정신이 없다.




논에서 메뚜기만 접대해주면 개구리가 섭섭해 한다. 가만히 앉아서 개구리가 스위스 가족에 많은 일을 했는데, 일단 못생긴(개구리 사이에서는 이녀석이 미남이었을 수도 있겠지만) 것은 다 싫어하는 오이군의 누나를 몸서리 치게했고, 마치 논의 장식인양 눈하나 깜빡이지 않고 가만히 있어서, 죽었는지 살았는지 조카들을 내기에 붙였다. 그리고 그 내기를 성사시키는 것은 현지인 가이드인 나의 몫. -_-;  개구리의 생사를 확인하기위해 보드라운 갈대를 하나 뽑아다가 개구리 옆을 톡톡 쳐보았다. 아니 그런데, 이녀석 꿈쩍할 생각을 안하는 것이 아닌가. 나조차도 죽었는지 의심하려는 순간, 모두의 비명을 자아내며 높이 뛰어 올라 벼 사이로 유유히 사라지는 개구리. 당연히 초 근거리에서 갈대를 들고 있던 내가 가장 놀라서 심장마비를 경험 할 뻔했다. 가이드 아무나 하는게 아니구나. 식은땀을 흘리며 이동하려는데, 다시한번 환성을 지르며 나의 스위스 고객들이 한곳으로 몰려들었다.




그곳에 있던 것은 바로 잠자리.

그게 고추잠자리든, 된장잠자리든, 실잠자리든, 스위스 사람들은 보기만 하면 모두 꺅소리를 지르며 신이나서 달려들어 사진찍기에 바쁜데, 스위스에는 한국만큼 잠자리가 흔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에게는 잠자리는 행운을 가져다 주는 곤충이기까지 하다. 몇년 전 오이군도 처음 한국에 와서 잠자리를 보면 반가와서 어쩔줄 몰라하더니, 지금은 서울에도 여름이면 거의 하늘을 뒤덮을만큼 잠자리가 흔하다는 것을 알고는 흥미를 잃었다.


어쨌든 아직 잠자리를 신기해하는 스위스 방문자들을 위해, 어릴적 놀던 솜씨를 발휘하여 한마리를 살포시 잡아 손에 올려줬더니 성스러운 물건 떠 받들 듯 조심스레 받아들고 모두들 신기해한다. 그리고는 나와 잠자리를 어찌나 감격스럽게 바라보던지. 잠자리 한마리 잡아주고, 거의 성자취급 받을 분위기다. 자신을 뚫어져라 바라보는 외국인들이 신기했던지 잠자리도 조그맣고 하얀 조카의 손바닥에서 바로 날아가지 않고, 갸웃 갸웃 한참을 쳐다보니더 다시 푸른 가을 하늘로 시원스레 날아갔다. 속으로는 휴우~하고 한숨을 쉬었을지도 모를 일이지만 ^^




오늘따라 주변에 웬 곤충이 이리 많은지.

이번에는 나도 오랜만에 보는 커다란 사마귀 한마리가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스위스 것보다 크다며 크기 비교에 들어갔는데, 갑자기 자신을 둘러싼 이방인들을 위협하느라 두 팔을 번쩍 들자 공격자세로까지 연구범위가 넓어져 풍경은 뒷전이다. 음. 이럴줄 알았으면 집에서 가까운 생태공원이나 데려갈껄 그랬나. 긁적.




한국 시골의 놀랄 거리는 고추 밭이 마무리 해 주었다.

넓다란 밭에 끊임없이 매달려 있는 붉은 고추의 행렬. 예쁘기도 하지만, 그 매운 고추를 이리 많이 재배해서 먹는다는 것에 더 놀라와 했다. 매운 것에 그다지 익숙하지 않은 그들은 나로서는 감지해 내기 어려운 미미한 매운 맛에도 화들짝 얼굴이 붉어지기 때문에 고추밭은 그야말로 미스테리의 집합체. 왜 이렇게 매운것을 좋아하냐는 질문을 듣보니 나도 그 이유를 모르겠다. 나도 매운 음식을 싫어하는지라 왜 사람들이 매운맛에 열광하는지는 죽을때 까지 이해 못할 것 같다.






닭실마을 구석 구석 풍경 스케치





내가 전통마을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은 바로 이 돌담이다. 도시에도 이런 돌담이 있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누가 집 안쪽을 들여다 보는 것이 부담된다면, 이곳처럼 나즈막 하지 않아도 좋으니, 그저 이렇게 예쁘기라도 했으면 좋겠다. 서로에게 등을 돌리는 듯한 삭막한 회색 담장이 아니라 지나가는 이들에게도 다정하게 손을 흔드는 듯한 이런 정감있는 담장말이다.



 




호박이 주렁 주렁 매달린 지붕. 

담장에도, 슬레이트 지붕에도 호박이 탐스럽게 달렸다. 시골풍경에서 지붕에 박이나 호박이 없으면 어딘가 어색할 정도로 우리나라에서는 자연스러운 일인데, 또 질문공세가 시작됐다. 스위스에도 호박을 많이 재배하지만 지붕위에 덩굴을 뻗게 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또 어설픈 가이드가 난관에 부딛혔다. 내가 듣기로는 초가지붕이 날아가지 않게 붙들어주는 역할도 하고, 여름에 시원하게 하려고 그랬다는데 인터넷을 뒤져보아도 그 이유는 나오지 않으니 정확한 이유를 알 수가 있나. 식은땀 삐질. ( 아시는분 답글 부탁드립니다. ^^ )

 



 


어느집 마당 잔디밭에 개한마리가 지루한듯 누워있다가 우리를 보더니 스프링 튕기듯 벌떡 일어났다. 커다란 몸집에 꼬리도 치지 않고, 성큼 성큼 다가오기에 모두들 겁을 집어먹고 저만치 물러났는데, 이녀석...심심했나보다. 우리로부터 20미터쯤 간격을 두고 계속해서 따라다닌다. 그다지 크지 않은 마을이라 길을 잃을것 같지 않아서 그대로 두었는데, 이렇게 골목 모퉁이에서 어딘가 애뜻한 모습으로 바라보다가 우리가 이동을 하면 천천히 그러나 끊임없이 쫓아오는것이 아닌가. 결국 우리가 차를 타고 마을을 떠날때까지 우리와 함께 마을 산책을 했다.

 






여름에 왔을 때는 호랑나비와 제비나비등 크고 화려한 나비들이 많았는데, 가을이라그런지 작은 나비들만 눈이 띈다. 

이곳에 올 때마다 우리나라에 나비가 이렇게 많다는 사실에 새삼 놀라곤 한다.




이녀석은 풍파에 많이 시달린 모양이다. 

보고 있으니 웬지 용맹한 전사의 마지막 모습을 보는 듯 하여, 숙연한 마음이 든다.

이제 가을이 지나면 더이상 이 잠자리는 날 수 없겠지. 

그래도 저정도 열심히 날았다면, 더이상 후회는 없을 것 같다.





INFORMATION


달실마을 (닭실마을)

경상북도 봉화군 봉화읍 유곡리 963

054-674-096

www.darsil.kr


※ 달실마을은 500여년전 충재선생님의 종택이 생긴 후, 그의 후손들이 지켜오고 있는 안동권씨 집성촌입니다. 마을 가장 왼편 끝에 우리나라에서 예쁘기로 손꼽히는 청암정이 있고, 볼거리로는 충재박물관이 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라면 전통문화 체험코스가 있고, 후토스 촬영장은 마을에서 약 1km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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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졸 따라다니는 개님 표정이..ㅠㅠ
많이 외롭고 심심했나봐요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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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시간만 많았다면 한나절 놀아주고 싶더라니까요. ^^
그보다는 친구한마리 풀어주면 좋겠던데...
그래도 시골개는 도시의 아파트에 사는 개보다 행복할거예요. 저렇게 푸른 들판위를 마음껏 돌아다닐 수 있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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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잠자리가 행운의 상징이군요!! 몰랐던 사실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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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잠자리뿐아니라 모든 잠자리요. 스위스에서 말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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