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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토리
2012-06-17
[혼자 떠나는 걷기여행] 태안 해변길 5코스 노을길-꽃지해수욕장에서 백사장항까지
대한민국 > 충청도
2012-05-19~2012-06-19
자유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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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산고양이

 

 

 

 

 

STORY 1. 태안 해변길 5코스 노을길 - 꽃지해수욕장에서 백사장항까지

 

태안 해안길이란?

 

1코스 학암포에서 6코스 영목항까지 해변을 따라 걷는 태안해안국립공원의 트래킹코스. 총 120km 거리다. 현재 4코스와 5코스만 개통되어 있고 나머지 코스는 아직 걸을 수 없다. 그 중 5코스 노을길의 인기가 높다. 태안 해안길은 태안 솔향기길과는 다르니 헷갈리지 말 것. 만대항에서 시작하는 솔향기길은 총 4구간으로 이루어진 또 다른 트래킹코스인데 해안에서 시작해 내륙으로 이어져 있다.

-태안 해안길 홈페이지 http://ecotour.knps.or.kr/haebyeongil/index.asp

 

 

가는 방법

 

1. 서울 강남 센트럴 터미널에서 안면도 터미널까지 가는 고속버스를 탄다.
2. 안면도 터미널에서 꽃지해수욕장 가는 시내버스를 타거나 택시를 탄다. 택시비는 4,000원 정도.
3. 꽃지해수욕장 구름다리 푯말이 있는 곳에서 트래킹을 시작한다. 길 표시가 애매한 곳에서는 백사장항 가는 길을 물어본다.
4. 백사장항 버스정류장에서 안면도 터미널 혹은 태안 고속버스터미널로 가는 시내버스를 탄다. 안면도 터미널이 훨씬 가깝지만, 직행버스 시간 선택의 폭은 태안 고속버스터미널이 좀 더 낫다. 시내버스를 타면 3,000원 정도. 버스 시간을 잘 맞춰야 한다.

5. 태안 버스터미널에서 서울 센트럴 터미널로 가는 고속버스를 탄다.

 

 

총소요시간

 

1. 서울에서 안면도까지- 2시간 20분(직행 고속버스)
2. 안면도 터미널에서 꽃지해수욕장까지- 10분(시내버스)
3. 꽃지해수욕장에서 백사장항까지- 아무리 저질 체력이라도 4시간이면 넉넉할 듯.(두 다리로)
4. 백사장항에서 태안고속버스터미널까지- 4~50분(시내버스)
5. 태안에서 서울까지- 2시간 10분(직행 고속버스)
-오랫동안 버스를 기다리는 경우까지 생각하면 10~12시간 정도.

 

 

총여행비용

 

3만 원(서울-안면도 직행 고속버스 왕복 요금과 2차례 시내버스요금)

 

 

 

 

트래킹은 아침 일찍 시작해야 제격이다. 아주 오래전, 목적지에 도착하려면 걸을 수밖에 없던 시절에는 아침 일찍 떠나는 것이 더 멀리, 그리고 더 많이 걸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을 것이다. 우리의 유전자가 그때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지금도 걷는 여행은 서둘러 시작하는 편이 좋다. 3~4시간 정도 걸리는 짧은 코스라고 해도 너무 늦게 출발하면 마음이 조급해진다.

 

전날밤 너무 늦게 자 버린 나는 정말이지 죽을 것처럼 졸린 상태로 버스에 올랐다. 안면도행 고속버스표를 예매했다가 다시 취소했다가 하는 통에(순전히 나의 변덕 때문이다) 결국 남부터미널에서 애매한 시간에 출발해야 했는데, 버스에 오르는 순간, 웬만하면 강남 센트럴 터미널에서, 그리고 웬만하면 우등을 타야한다는 걸 알았다. 고속버스 입석이라니, 아직도 그런 것이 있었다. 너무 졸리긴 했지만, 버스가 서울을 벗어나자 여행에 대한 떨림과 해방감이 여지없이 찾아왔다.

 

 

 

안면도 고속버스터미널은 작은 시골 정류장이다. 그게 아주 마음에 들었다. 걷는 여행을 위해 내가 충청도를 택한 건 다음 세 가지 이유 때문이었다. 1. 서울에서 가깝고(당일 여행이 가능하다). 2. 그나마 개발이 덜 되었고(충청도민은 불만이 많겠지만) 3. 거칠고 남성적인 동해안과 달리 부드럽고 여성적인 서해안이 있다. 그러니까 충청도는 서울에 사는 여성이 하루 날을 잡아 혼자 걷기에 더할 나위 없이 적당했다. 물론 제주도처럼 도보 여행자를 제대로 배려하는 행정적 지원은 턱도 없지만 어쨌거나, 완만하면서도 손을 덜 댄 것 같은 경치가 좋았다.

 

나는 태안 해변길 5코스 꽃지 해수욕장에서 백사장항에 이르는 12km 남짓한 노을길을 걷기로 했다. 사실 여행 전 관련정보를 검색하면서 이 태안 트래킹코스, 뭔가 행정적으로 문제 있는 것 아닌가 싶었다. 우선 트래킹 코스 자체가 헷갈린다. 태안 해변길은 뭐고, 태안 솔향기길은 뭐고, 태안 노을길은 무엇인가? 제주에서 해안을 따라 걷는 길은 모두 ‘올레길’로 총칭된다. 이 올레길 코스를 숫자로 나눠 각각 고유의 이름을 붙였다. 하지만 태안 트래킹 코스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가장 미스터리한 건 태안 해변길과 태안 솔향기길이 따로 나누어져 있다는 부분이다. 언뜻 들으면 태안 해변길이 총칭이고 그 중 한 구간이 솔향기길이 아닐까 싶겠지만 그렇지 않다. 처음 접하는 사람은 상당히 당황스럽다.

 

설상가상 태안 고속버스터미널이나 안면도 버스터미널에도 개념 정리를 해주는 안내 리플릿 한 장이 없다. 해변길은 국립공원관리공단 사이트에서, 솔향기길은 태안군 홈페이지에서 따로 확인해야 한다. 이건 정말 웃긴 일이다. 도대체 태안군청과 태안국립공원 간에 무슨 일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사용자를 고려하지 않은 관리 시스템이라는 사실. 이런저런 트래킹코스를 만들어 놨으면 헷갈리지 않도록 제대로 된 안내를 해달라고요!

 

 

 

안면도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꽃지해수욕장은 아주 가깝다. 대부분 백사장항에서 꽃지해수욕장 방향으로 걸어간 후 안면도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서울로 돌아간다고 하는데, 나는 그 반대로 걸었다.

 

 

 

드디어 꽃지해수욕장에서 트래킹이 시작되었다. 커다란 해변길 표시물이 서 있는(진짜 보기 싫구나) 붉은색 구름다리를 건너며 출발했는데 해변길을 걷는 사람보다는 관광객이 더 많았다. 약간 공포심이 느껴지는 구름다리 중간에서는 꽃지해수욕장의 명물 할미 할아방 바위가 보인다. 구름다리를 건너자마자 왼쪽으로 향하면 곧 노을길 입구가 나타난다.

 

 

 

꽃지해수욕장에서 백사장항 방면으로 가는 길은 처음부터 오르막이었다. 초입에 보이는, ‘해변길‘이라고 적힌 노란색 플래카드가 불길할 정도로 어글리했다. 젠장, 트래킹이라더니 등산길이구나! 등산을 한 지 벌써 오래전이라 심장이 터지는 줄 알았다. 그러나 초반 30분의 하드코어 등산을 견뎌내면 이후 줄곧 평지가 이어진다. 생각해보니 3시간 반 정도 발바닥이 부르트게 걷다가 마지막에 등산해야 하는 코스보다 차라리 이편이 낫지 않나 싶었다.

 

 

 

짧은 등산을 끝내고나서 방포해변 옆을 지나갔다. 이 소박한 해수욕장은 무척 사랑스러웠다. 사람이 거의 없어 한산한 풍경이 일본 슬로우 무비에 등장하는 이름 없는 해수욕장 같았다. 본격적인 시즌이 되면 어떻게 달라질지 몰라도, 독특한 감성이 느껴지는 이 해수욕장은 내가 동해안 대신 서해안을 선택하게 된 정서와 잘 맞는 곳이었다. 아직 갈 길이 먼데다가 서울에서 조금 늦게 출발하는 바람에 오래 머물 순 없었지만.

 

 

 

방포해변에서 밧개해변으로 이어진 길. 중간에 간혹 황량한 길도 등장한다. 부족한 수면시간으로 달아난 정신줄이 전부 돌아온 건 아니지만, 김밥으로 허기를 채우거나 트윗을 하면서  한참을 걸었다. 그래도 트래킹 초반이라 부지런히 다리를 움직였다.

 

 

 

 

밧개해변에서 다시 이어지는 길은 노을길 모든 구간 중에서도 특히 마음에 들었다. 바다를 따라 걸어가면서 발밑에서 바삭바삭 부서지는 조개껍데기 소리를 듣는 것도 좋았고, 해변과 이어진 내륙의 부드러운 풍경과 잘 정돈된 사구 길과, 무엇보다 맑고 투명한 서해의 바닷물이 인상적이었다. 해변에는 평화로운 바다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역시 휴양지의 정서란 이런 것이다. 대중목욕탕 같은 유명 해수욕장의 인파와 달리 연인끼리 가족끼리 파라솔 아래 오붓하게 낮잠을 즐기거나 해변을 거니는 모습.

 


 

사람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 모래 해변에서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꽤 걸어온 터라 조금 지쳐버렸다. 슈퍼에서 급하게 산 500ml 생수 한 병만 가지고 오다니!(그리고 보온병에 담은 커피와) 몹시 후회스러웠다. 이렇게 더운 날의 트래킹은 차가웠던 음료 정도는 금방 뜨끈하게 만들어 버린다. 레몬즙을 넣은 레몬수나 오미자 액을 희석한 오미자물을 얼려 준비했다면 정말 대박이었을텐데. 미지근한 물은 지친 여행자만큼이나 맥이 빠져 있었다.

 

 

 

고운 모래가 사막처럼 펼쳐있는 해변 한 켠에 한참을 앉아 있는데 멀리 활기차게 걸어가는 누군가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나처럼 혼자 노을길을 걷는 여행자였다. 제주 올레길과 달리 이곳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가족단위 여행자들과 중년의 등산복 군단은 꽤 마주쳤지만 혼자 걷는 여행자는 인적없는 사막을 횡단하는 저 사람과 나 외에 더는 없는 모양이었다.

 

 

 

 

벌써 중간점을 넘어 기지포로 접어들었다. 잠깐의 숲길을 지나 나타난 기지포는 희귀한 동식물 때문인지 노을길 전 구간 중에서도 가장 깔끔하게 조성되었다. 친절한 안내판이 여기저기 눈에 띄고 해변을 따라 쭉 설치된 데크길은 가족끼리 해변을 산책하기에 적당해 보였다. 물론 생태학습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이런 여행지가 내 취향일 리는 없다. 당연한 일이지만. 걷기에는 별 무리 없이 편리하긴 했어도.


 


기지포 해변에는 태안 해변길 홍보관도 자리 잡고 있다. 혹시 제대로 된 해변길 안내서 같은 것이 없을까 들러 보았지만, 홍보관 문은 닫혀있었다. 자동으로 제주 올레길을 떠올렸다. 올레길에서는 일정금액의 올레길 후원금만 내면 스탬프를 받을 수 있는 올레길 패스포트와 200페이지짜리 가이드북을 구입할 수 있다.


 

 

기지포해변을 지나고 나니 어느덧 백사장항까지 2km 남짓 남았다. 체력은 이미 방전되었고 그냥 여기에서 버스를 탈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목적’이란 묘하게도 앞으로 나아갈 의지와 이유를 부여한다. 의미가 있건 없건 어쨌든 목적지는 백사장항이었으니 충분히 지쳐버린 두 다리가 그곳을 향해 다시 걷기 시작했다.


 

 

백사장항에 도착할 즈음, 항구 한편에서 요란한 음악 소리가 들려왔다. 백사장항의 풍경보다 귀청을 뒤흔드는 소음의 근원지에 가장 먼저 눈이 갔다. 커다란 천막 아래서 아줌마, 아저씨들을 잔뜩 모아놓은 노래자랑행사가 펼쳐지고 있었다. 신고해야 할 정도로 마이크볼륨을 크게 올려놓고 노래를 부르는 백여 명의 중년 남녀는 백사장항 주민이 아니었다. 바로 옆에 관광버스 여러 대가 나란히 주차되어 있었다. 관광버스를 대여해 멀리까지 와 놓고 소음을 배출하고 있다니, 정말이지 이해할 수 없는 멘탈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작은 항구에는 고깃배들이 정박하고 있었다. 항구 바로 앞에 아담한 규모의 수산시장이 열렸는데 주말을 맞아 사람들이 꽤 모였다. 나는 시장 좌판에 놓인 생선과 파리 쫒는 기구를 신기하게 바라보다가 태안 고속버스터미널로 가는 시내버스를 탔다. 버스정류장은 시장에서 바로 눈에 띄지 않았지만, 시장 아주머니께 여쭤보니 금방 위치를 알려주셨다.

 

서울에 도착한 것은 오후 7시 정도. 아침 9시에 출발했으니(조금 늦은 출발이었다) 10시간 정도의 짧은 여행이었다. 하지만 충분히 걸었던 여행. 집으로 돌아와 퉁퉁 부은 발을 올려놓고 그대로 뻗어버렸다. 서울에도 북한산 둘레길을 비롯 하루 동안 걷는 코스가 꽤 있지만 그래도 바다을 따라 시골길을 걷는 것과는 비교할 수 있을까. 평소보다 조금 일찍 일어날 수 있는 부지런함과 지칠 정도로 잘 오지 않는 시골 버스를 기다리는 인내심만 있다면 말이다.

 

탄산고양이의 웹툰 보기 www.sodaca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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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산고양이님 잼게 봤습니다. ~ 웹툰두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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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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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안으로 당일치기 걷기 여행이 가능한 지 몰랐는데 덕분에 좋은 정보 얻었습니다. 근데 참...태안군청이 센스가 없네요. 여러모로.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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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4,5코스 밖에 개통되어 있지 않아서 그런지 몰라도 정보 얻기가 어려웠어요. 홈피도 검색 안되고. (전 태안 해안길과 태안 솔향기길이 다르다는 걸 나중에 알았다는-_-) 아무튼 길은 좋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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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카인가요? 사진 느낌이 좋네요^^ 이런 여행하려면 체력 좀 길러야겠어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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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필카임다. 천천히 걷는 거니까 등산처럼 체력소모가 크진 않은데, 그래도 3~4시간 걷고 나면 발이 좀 아프죠.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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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지해수욕장의 해저물어가는 모습을 잊지못해
매년마다 찾고 있습니다
사진을 보니 당장이라도 또 가고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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