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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토리
2012-07-17
[태국] 태국으로 가는 길 #01
동남아 > 태국
2011-09-01~2011-10-15
자유여행
0 2 695
루나

 

2011.09.01 ~ 2011.10.15

 45일 간의 태국, 캄보디아 여행

 

 

도착

 

"저기...미안한데 너 아무래도 내려야겠다."

 

뭐...?

이게 지금 무슨 소리야? 지금 이 택시 기사가 나보고 내리라는거야?

 

상황은 이렇다. 방콕 도착하기 전까지만 해도 꿈도 야무졌던 나. 한국에서 열심히 검색해 온 자료대로 방콕 수안나품 공항에서 카오산 로드까지 공항 철도를 이용하기로 결심했었다. (그렇다, 과거형이다)

 

수안나품 공항 지하로 내려가면 공항 철도가 연결되고, 그 공항 철도를 타고 가다가 파야타이 역에서 내려 어디쯤에 있는 버스 정류장을 찾아가면 카오산 로드로 연결되는 뭐시기 일반 버스가 있다고 했다. 공항 철도도 뭐 비싼게 있고 저렴한게 있는데, 저렴한거 타도 그닥 오래 안걸리니 그냥 파란색 (저렴한거) 타고 가면 돈도 아끼고, 택시 기사한테 사기도 당하지 않을거란 깨알같은 정보를 노트 가득히 적어놓고 만반의 준비를 했더랬다.

정말로 그렇게 할 생각이었다. 이래뵈도 배낭 여행은 남부럽지 않게 해본 경험이 있는 나름 노련한 백패커 아닌가. 아무리 6년만의 배낭여행이라도 배낭여행자 자존심이 있지 첫 날부터 택시 이용이 웬말이냐며 의기 양양하게 생각했더랬다. 딱 수안나품 공항에 도착해 내가 가진 모든 짐을 다시 한번 매보기 전까지는.

 

 

 

 

 

9년 전에 구입한 써미트 40L 배낭 + 올해 구입한 라푸마 26L 배낭

 

 

 

인도 배낭여행자들 사이에 이런 말이 있다.

 

"네 배낭 무게가 네 전생의 업보의 무게이니라"

 

근데 사실 배낭 무게는 업보의 무게라기보단 모두 내 자신의 욕심의 무게라고 보는게 맞다. 여행가 한비야는 이런 말을 했다. 배낭여행자에게 여분이란 없다고. 모든게 딱 하나. 캐리어처럼 바퀴의 힘을 빌리는게 아닌 오롯이 자신이 짊어지고 가야할 배낭이다보니 무게가 무거워지만 여행 자체가 여행이 아닌 고행이 되어버린다. 그래서 모든건 딱 하나. 내가 꼭 필요한 물건만 넣는게 배낭여행 짐싸기의 정석이다. 근데...솔직히 이거 지키는 배낭여행자가 얼마나 되냔 말이지.

스킨, 로션만 있으면 되나? 아니지 에센스, 크림도 꼭 넣어야지. 맞다, 썬크림도 빠지면 안된다. 볼펜도 꼭 한 자루만 넣으면 되나? 무슨 소리. 그래도 추억을 남긴답시고 일기라도 끄적이고, 여행 가계부라도 끄적이려면 최소한 검정에 파란 볼펜 한자루 쯤은 더 넣어줘야 될 거 아닌가. 옷도 마찬가지. 꼭 필요한 옷만 가져간다고 치면 지금 입고 있는 옷에 여벌로 한 벌씩만 더 넣으면 된다. 매일 빨아가며 돌려입으면 되니까. 근데 그렇게 거지꼴로 다니면 "내가 해봐서 아는데" 사진보며 울게 된단 말이지. "이게 현지인이여 한국인이여. 노숙자도 이꼴로는 안다니겠네" 하며 사진만 보면 기가 찬 상황 발생. 그래서 여행 사진으로 절친이 갈린단 말씀. 거지꼴로 다닌 내 여행사진을 아무렇지도 않게 보여줄 수 있으면 절친 아니면 그냥 친구.

 

아무튼 이렇게 저렇게 생각해보면 내 배낭에 든 물건 중 필요없이 넣은 물건이란 없는지라 "에라 모르겠다. 필요없음 가서 한국으로 보내버리지 뭐" 라는 돈지랄 모드가 되어 짐을 싸게 된다는 말씀.

그리하여 큰 배낭에 10kg, 작은 배낭에 5.5kg이라는 짐을 꾸역꾸역 밀어넣은채 비행기를 탔더란 말이다.

 

아마 짐이 딱 요렇게 두 개만 됐어도 공항 철도를 이용했을거다. 근데 여기서 또 하나의 복병이 있다.

 

면/세/점/

 

세상에 면세점 그냥 지나치는 여자있으면 나와보라고 해. (넵, 비겁한 변명입니다)

이게 몇 년만의 해외 여행인데 내가 면세점을 그냥 지나치랴. 면세 한도를 꽉꽉 채워 내 물건에 가족 물건까지 지르다보니 아니 왠 화장품이 이렇게 무거워!

게다가 면세점에서 포장은 또 얼마나 꼼꼼하게 해주는지. 이게 도대체 몇 보따리야.

등에 매고, 가슴에 매고, 양 손에 보따리 보따리를 들다보니 이건 사람이 짐을 든 게 아니라 짐이 사람 위에 걸쳐진 꼴이다.

 

기내에 실었던 면세점 보따리만 들땐 그래도 자신이 좀 있었는데 배낭을 이고 지고, 면세점 보따리까지 들고보니 바~로 이 생각이 들더라.

 

"앞으로 고생이 창창한데 첫날부터 빡셀 필요 없잖아. 택시 타자 택시."

"하긴...방콕만 이번이 세 번째지만 어차피 매번 택시로 카오산로드에 들어갔으니 이번에도 전통(?)을 지킬 필요가 있지"라는 되도 않는 변명까지 내세우며 공항 4층으로 올라가 손님을 태우고 공항에 들어왔다 나가는 택시를 잡았다.

 

근데 이 젊은 운전 기사 양반,  뭔가 이상하다.

아무리 공항 도로가 뻥 뚫렸다지만 뭔 택시가 손님을 태우고 110km/h를 밟아댄단 말인가.

 

하도 미친듯이 밟아대길래 은근슬쩍 겁이 나기 시작해 속도계를 확인해보니 이미 90km/h가 넘은 상황. 근데 이 젊은 운전 기사 양반은 점점 더 밟더란 말이지.

그러더니 시내 들어서며 슬슬 차가 막히기 시작하자 이번엔 요리조리 정신없이 곡예 운전을 시작한다.

근데 이제 비까지 내리네. (헉!)

 

어우야~ 제발!

 

이라는 말이 나올려는 찰나. 드디어(!) 차가 막히기 시작했다. 세상에~ 교통 체증이 반가울 줄이야.

 

그때부터 초조한 듯 시계를 확인하던 이 젊은 운전기사 양반. 그러더니 나에게 던진 말이 바로 이거였다.

 

" 저기...미안한데 너 이제 내려야겠다."

 

 

 

방콕에선 왠만하면 BTS(지상철)을 이용하는게 정신 건강에 좋지 말임다.

물론 악명높은 방콕의 교통 체증을 온 몸으로 겪어보고 싶다....하는 사람들은 출퇴근 시간에 택시 이용 강추!

(참고로 태국 택시는 정지 상황에서도 미터가 똑같이 돌아가지 말임다. 후후;;)

 

 

황당한 표정으로 내가 쳐다보자 그제서야 어설픈 영어로 설명을 늘어놓는 젊은 운전기사 양반.

대충 내용을 조합해보니 오후 5시가 교대 시간이라 꼭 그때까지는 택시를 반납해야하는데 카오산로드는 택시 회사랑 반대 방향이라 아무래도 이쯤에서 나를 내려주고 자기는 회사로 돌아가야겠다는 말씀.

 

"그래서 지금 나보고 내리라고?"

 

그랬더니 자기가 생각해도 그건 좀 너무했다 싶었는지 나보고 다른 택시로 갈아타란다. 그러면서 밖으로 뛰어나가더니 (어차피 교통 정체로 택시는 움직이지 않고 있었음) 다른 택시 기사들을 잡고 사정을 해보는데....그 친구가 교대 시간이면 다른 택시들도 교대 시간인건 마찬가지 아니겠나. 분위기보니 다들 안된다고 한 모양. 그러더니 잠시 후 뛰어와서는 나보고 툭툭을 타란다.

 

"뭐? 지금 비가 이렇게 오는데 나보고 툭툭을 타라고?"

"괜찮아. 이정도 비는 툭툭타도 괜찮아." 

"무슨 소릴 하는거야? 지금 비가 이렇게 쏟아지는데!"


그런데 말은 이렇게해도 왠지 이 젊은 기사 양반이 안쓰럽기 시작했다. 시간에 쫓기고, 상사에 쪼이는 직장인 마음은 직장인이 잘 아는 법.

"그래...까짓거 툭툭타지 뭐." 하고 생각하는 사이 젊은 기사 양반은 다시 밖으로 뛰어나가 툭툭을 잡기 시작했다.

돌아오더니 말한다.


"지금 나온 택시비 내고, 툭툭 100밧만 더 내면 카오산까지 데려다준대"


얘가 지금 무슨 소리야.

지금까지 나온 택시비 241밧에 톨게이트비 두 번도 내가 다 냈는데 (이건 승객이 내는게 당연함) 여기에 툭툭비까지 100밧이나 더 내라고?

분명 인터넷 검색했을때 카오산까지 톨비 제외 250밧이면 택시로 간다고 했는데 나보고 100밧이나 더 내라는 소리 아닌가. (참고로 현재 시세는 300밧)


"안돼 못내려. 너도 알잖아 이거 완전 바가지인거. 더 싼 툭툭으로 잡아와. 그럼 바로 내릴게"


그러자 운전기사 왈.


"그럼 모토(오토바이) 타고 가는건 어때?"

"너 지금 나보고 이 짐을 가지고 오토바이 뒤에 타라고? 이 비오는 날씨에?"

"괜찮아 괜찮아. 짐을 앞뒤로 해서 타면돼"


뭔소리야 지금!

(근데 이렇게 헛소리까지 하는 모습을 보니 이 양반의 급한 사정이 더 막 이해가 되고)


"그럼 차라리 걸어가는게 어때? 5키로...아니 500미터만 더 걸어가면 카오산 나와. 괜히 툭툭 잡지 말고 그냥 걸어가는게 더 나아"

"너 방금 5키로라고 했잖아. 500미터 아니지! 5키로지!!"

"아...아냐아냐...500미터 맞아"


아...얘 진짜 급하구나.

헛소리를 하면 할수록 더욱 더 이 젊은 기사 양반의 급한 마음이 이해가는 이상한 시추에이션.


결국 더 저렴한 툭툭을 잡아오면 그걸로 갈아타기로 합의를 보고 기사는 다시 툭툭을 잡으러 뛰어가기 시작.

택시비+툭툭비 모두 포함해서 300밧에 퉁치기로 결정!


그리하여 수안나품 공항에서 카오산로드까지 300밧에 택시+툭툭이라는 이상한 조합으로 도착을 하게 됐다는 이야기.

그러나 카오산에 도착한다고 다 끝난게 아니지 말입니다.

이제는 숙소를 찾아가야할 시간. (두둥)


 

 

 

드디어 카오산 로드 입성


이게 몇 년만의 카오산인가. 

 

"훗~ 난 이번이 벌써 세 번째"하며 알아서 척척 길을 찾아가면 얼마나 좋으련만 길눈이 까막눈인 내가 길을 기억할리 만무.

한국에서 미리 한국인 게스트하우스 도미토리에 이틀을 예약하고 온 터라 그 게스트하우스 위치를 태국어로 적은 글까지 프린트하여 내 딴엔 나름 찾아갈 만반의 준비를 마친 상황. 당당히 게스트하우스 위치가 태국어로 적힌 종이를 툭툭 기사 아저씨에게 보여주니 아저씨 열심히 종이를 보더니 열심히 카오산 골목을 운전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뭔가 이상해. 이 아저씨 지금 헤매고 있잖아!


그러더니 어떤 노점 앞에 멈춘 아저씨. 쑥스러운 표정으로 종이를 들고 내리더니 노점상에게 부탁을 하기 시작했다.

이 종이 좀 읽어달라고.


아...!


이건 전적으로 내 실수다. 택시 기사 총각이 글을 읽길래 당연히 툭툭 기사 아저씨도 읽을 수 있을줄 알았는데.

서로간에 민망한 이 시추에이션.

툭툭 아저씨에 대한 미안함에 얼굴이 화끈거리기 시작할때쯤 예약했던 숙소에 도착했다.

컵쿤카(감사합니다)를 연발하며 고개 숙여 인사하자 사람 좋은 미소로 화답하던 툭툭 기사 아저씨.


그래 여기는 태국. 한국에서 당연하다고 여겼던 일들이 더이상 당연한 것이 아니게 될 수도 있는 어메이징 타일랜드.

그렇게 태국에 왔고, 그렇게 방콕에 도착했고, 그렇게 카오산 로드에 입성했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나를 싣고 떠날 타이 항공

 - 좌석마다 전기 코드에 개인 스크린까지 있던 완전 좋은 비행기였지 말임다.

 (맨날 저렴한 비행기만 타다보니 개인 스크린 있는 비행기 이용이 이번이 처음이었;; 쿨럭)

 

 

 

 

타이항공의 자랑 - 맛있는 기내식 와인

레드 와인, 화이트 와인 다 맛있지만 그래도 레드 와인 추천!

 

 

 

 

타이항공 기내식은 맛있기로 유명하지만....한국에서 태국으로 갈 때의 기내식 두 번 다 어우~ 

(누가 타이 항공 기내식 맛있다고 그랬어 -_-)

 

요건 새우인데 저기에 담긴 음식 중 김치랑 모닝빵이 제일 맛있었다면 말 다한거 아니겠슴까? 

단 한국 돌아올 때 골랐던 치킨은 맛있었으니 고를 수 있으면 그냥 치킨 선택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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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늘 예외상황의 연속이지요. 또 이런 예외 상황들이 버라이어티하게 펼쳐져야 지나고나서 추억이 되기도 하구요. ^^
앞으로도 저의 예외 상황은 계속됩니다. 쭈욱~~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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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여행도 가보고싶어서 구경하고 갑니당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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