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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토리
2012-07-29
[원투고 체험단] 귀주성 1일차 - 대륙의 오지마을에는 그 풍경이 있을까
중국 > 그외지역
2012-07-15~2012-07-20
패키지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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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영진


여행이 시작되기 전까지 영화 한 편이 줄곧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지아 장 커의 <스틸 라이프>. 인생 역정의 어깨너머로 펼쳐지던 대자연의 스펙타클, 광대한 자연 위에서 펼쳐지던 인간 애환의 대서사시. 영화가 남긴 잔영들이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저게 대륙의 본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모옌이니, 위화니, 류진운이니 하는 중국의 일급 작가들도 북경이나 상해의 번쩍이는 불빛보다는 하층부의 남루한 일상에 더 천착했다. 당대의 삶에 누구보다 집중하는 존재가 작가들이니 중화 인민의 진짜 삶도 저와 크게 다르지 않으리라. 또한 저 같은 풍경 위에서 그 삶이 펼쳐지리라.


<스틸 라이프>의 배경은 호북성의 삼협댐 일대다. 웅혼하게 솟아오른 산맥과 그 아래로 도도하게 흐르는 양자강이 영화 속에서 시야를 자주 압도한다. 때문에 호북성은 만만치 않은 풍광으로 나에게 수렴되었다. 그런데 호북성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귀주성이 있다. 두 성에 호남성과 사천성이 합쳐져 밭전자의 형태를 이루는데 네 성 모두가 내륙의 강골들이라 한다. 그래서인지 귀주성 여행이 예정되면서 <스틸 라이프>가 묘사한 호북성의 풍광이 계속 눈앞에서 아른거렸다. 내륙에서 나고 자란 형제지간이라 하니 어딘가 모르게 서로 닮았으리라.


지도를 펼쳐보니 귀주성과 호북성은 서로 지척이면서도 맞닿지는 못했다. 손 한 번 제대로 잡아보지도 못한 채 서로를 애련하게 바라보고만 있다. 호남성과 사천성이 두 성의 사이사이로 절묘하게 끼어든 탓이다. 원해도 닿을 수 없는 그 모습이 <스틸 라이프>에 등장하는 두 주인공의 운명을 닮았다. 



8월에 홍콩과 대만행이 예정돼 있는지라 홍콩과 관련된 책 한 권을 가방에 담았다. 그리고 공항에 도착해 비행기가 출발하기 전까지 탑승 게이트 부근에서 그 책을 읽었다. <캘리포니아>니, <첨밀밀>이니, <중경삼림>이니 하는 영화 제목들이 책 속에서 흘러다녔다. 그러다가 다시 <스틸 라이프>가 떠올랐다. 영화가 보여준 풍경을 떠올리며 귀주성의 모습을 잠시 상상했다.


귀주성은 중국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면적이 남한의 두 배에 육박하지만 그 중 97%가 산지나 구릉이다. 윤택한 삶을 기대하기 어려운 환경. 카르스트 지형이 온 천지에 빼곡하며 나머지 3%의 평지에서 곡물이 자란다. 비가 자주 내리지만 대부분이 지면으로 스며들어 물이 귀하다. 그래서 귀주 사람들은 광물자원을 채취해 번영을 시도해왔다.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해 중국 내에서는 손꼽히는 휴양지로 통한다지만 생존에 불리한 자연환경이 계속해서 지역의 발전을 훼방 놓고 있다. 물이 여전히 귀하고, 도로 사정도 좋지 않으며, 사람들은 가난하다. 중국 전 지역을 통틀어 물물교환이 유일하게 남아있는 곳이라는 소문이 귀주성의 현재를 다시 한 번 상상하게 한다.


서너 시간의 비행 끝에 귀양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귀양은 귀주성의 성도. 중국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이긴 하지만 조촐하게나마 세계로 통하는 관문을 만들어 국제화의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성 내의 전체 인구가 약 3,500만이라 했는데 그 중 누군가는 더 큰 세계로 나아가기 위한 도약대가 필요했으리라. 짐을 찾고 입국 수속을 밟은 후 입국 게이트를 향해 걷는다. 시계를 들여다보니 새벽 1시 20분. 이튿날 펼쳐질 일정에 대비하려면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침대로 뛰어들어야 한다.



입국 게이트에 다가섰는데 문지방 너머가 요란스럽다. 문을 열고 나서니 전통복장을 차려입은 현지인들이 두 줄로 도열해 있다. 귀양시에서 보낸 환영단. 절반은 중국 전통복장을 입었고, 나머지 절반은 소수민족의 복장을 입었다. 저 뒤편으로는 현지 방송국에서 파견한 카메라맨도 보인다. 귀주성을 여행한 한국인이 그동안 없지 않았지만 정기적인 형태는 아니었다. 그러다가 중국 정부가 귀주성의 관광산업을 정책적으로 육성하는 시점에서 이번 투어 프로그램이 만들어졌다. ‘선발대’라는 상징적인 역할이 우리에게 맡겨졌고, 대한민국 여행자들을 대표해서 리본 커팅을 하게 되었다. 그런 우리를 환영하기 위해 현지인들이 잠자리를 반납하고 공항으로 출동했다. 현지 방송국에서도 지역의 경사를 보도하기 위해 취재용 조명을 환히 밝혔다. 


선발대의 첫 주자가 환영 대열 안쪽으로 진입함과 동시에 현지 악단이 풍악이 울린다. 13억이 고이 잠든 대륙의 새벽. 장구 치고, 꽹과리 치고 아주 난리가 났다. 대열 사이를 통과하는 선발대원들에게 현지 환영단이 복주머니를 목에 걸어주고, 전통음료를 한 잔씩 권한다. 그 모습이 이색적이어서 대열에서 조용히 빠져나와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다시 대열의 끝으로 돌아가 부랴부랴 환영 의식에 응했다. 그런데 마지막 주자라고 환영단이 내 입에 전통 음료를 앞다퉈 들이붓기 시작한다. 다른 사람들은 한 잔만 마시고 환영 대열을 통과했는데 이 친구들이 나를 놓아주지 않는다. 입에 깔대기를 물리지 않는 게 다행이다. 음료의 정체가 술이라는 사실은 넉 잔째가 되어서야 알아차릴 수 있었다. 흔들리기 시작하는 귀양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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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w~ 환영 인사를 제대로 받으셨군요! ㅎㅎㅎ
전 무협에서 하도 들었던 이름이라 귀주성이 지금도 발전된 곳일줄 알았는데 이렇게 낙후된 곳이었을줄이야. 그래서 더욱 더 차영진 님의 여행기가 기대가 됩니다. 뒷 편을 기다리고 있을게요! (두근두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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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 기대되는 여행기입니다. 꽤 유명하신 작가님이라서 더욱 기대가 되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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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천천히 아껴서 읽고 있어요~~
사진도~글도 너무 좋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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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조금 밖에 없어서 좀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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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스토리가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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