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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토리
2012-08-21
[토종감자 수입오이 이야기] 몬트리올 Day2. 호기심 많은 야채들
미주 > 캐나다
2011-06-05~2011-07-01
자유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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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은

아침 형 인간

 

사실이 아니었다.
어젯밤 우리는 7일간의 딱딱한 바닥 위에서의 침낭 생활 후 진짜 침대를 통통 두드리며, 엄청나게 길고 긴 달콤한 잠을 기대했었다 . 그러나 시차라는 것이 피로보다 무섭도록 강력하다는 사실을 미처 몰랐던 것이다.
오늘 새벽 4시에 눈이 번쩍 떠지길래 바둥 바둥 더 자려고 발버둥을 쳐 보았지만 끝내는 기대하지 않은 일출을 관람하고(방이 동향이다), 침대 앞의 시계가 정확하게 매 시간을 가리킨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다. 아드리안은 나보다는 조금 더 길게 버텼지만 역시나 아침 7시부터 일을 시작하고 말았다. 그래서 우리는 원하지도 않는 아침 형 인간이 되어 버렸다.

 

 

 

 

호기심 많은 야채들

 

우리는 내가 어제저녁 얼떨결에 산 엄청 비싼 유기농 스테이크 한 덩어리를 점심으로 나눠먹고, 슬슬 다시 이 시끄러운 도시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도시정보와 공짜지도를 좀 얻어 볼 겸 관광안내소로 향하기로 했다. 물론 우리는 관광 안내소가 어디에 있는지 전혀 알지 못했고, 믿었던 구글지도엔 관광안내소 표시가 없었지만 일단 무작정 달려 나갔다. 어제 오는 길에서 본 지도에는 분명히 커다란 관광안내소 표시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문제는 어제 그 지도가 있었던 길이 대체 어디였는지 감도 잡히지 않았다는데 있었지만 뭐 알게 뭐냐. 못 찾으면 마는 거지. 아드리안도 원래는 일을 해야 할 시간이었지만 오늘 아침 일찍부터 시작한 덕분에 여유가 좀 생겨서 나의 안내소 찾기에 동참해 주기로 했다.

 

 

아~~~

새 도시의 설레임.

화창한 햇살.

행복한 야채들.

 

 

 

새로운 문화

집 근처에서 우리는 한 쌍의 신발을 발견하였다. 꽤나 깨끗하고 상태가 좋았음에도 불구하고, 주변에 아무도 없는걸 보니 케벡 사람들은 굉장히 친절한 가보다. 길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그들의 깨끗한 신발을 제공하는걸 보니. 아쉽게도 나에겐 너무 컸고, 키키에게는 스타일에 마음에 들지 않아서 가져오진 않았다.

 

 

케벡사람들은 우리와 엄청나게 다른 자전거 주차 개념을 가지고 있었다. 도시에서 자전거를 타는 것이 일반화 되어 있는 모양인데, 주차공간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이중 주차’를 해 두었다. 누군가가 내 자전거 위에 자신의 자전거를 엎어 놓아도 충격먹지 않도록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해 두어야겠다.  (믿거나 말거나)

 

 

 

교회의 도시

 

우리는 별 문제 없이 길가에 있는 도시 지도를 찾아 내었다. 경찰이 도로변에 서 있는 것을 보았지만 또 다시 한 시간 가까지 걷고 싶지 않았으므로 감히 물어보지 않았다. 관광안내소는 당연하게도 다운타운 중심에 있어서 겸사겸사 다운타운 관광을 하게 되었다.

 

보아하니 여긴 교회가 참 많은 것 같다. 거짓말 조금 보태서 거의 백 미터에 하나씩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교회들이 모두 꼭꼭 닫혀 있는 것이었다. 이런 이런, 교회는 모두에게 열려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St. John the Evangelist 교회 : 빨간색 지붕이 맘에 들어 꼭 들어가보고 싶었는데, 교회를 빙 둘러싸고 집 없는 사람들이나 펑크, 히피 청소년들이 술병을 하나씩 물고 데굴거리고 있는 바람에 가까이 가볼 수 가 없었다.

 

St. James United 교회 정면 : 외관이 멋져서 안을 꼭 들여다 보고 싶었는데, 정문, 후문, 측문, 쪽문, 창문까지 꼭꼭 잠겨 있었다.

 

St. James United 교회 측면 : 열려라 참깨~! 이 주문 교회 문엔 안 통하나 보다.

 

금지하면 할 수록 더 궁금한 것이 사람 심리 아닌가. 주일에도 잘 안가는 교회가 갑자기 너무 너무 들어가고 싶어져서 앞뒤좌우대각선 다 살펴봤지만 들어가는 것은 고사하고, 안을 살짝 훔쳐볼 틈 조차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래서 두드렸다.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 누가복음 11장 9절) 근데, 안 열린다.  나는 너무 너무 슬픈 감자가 되어 데구르르 굴러다니고 있는데, 오~열렸다. 근데, 그 문이 아니고 바로 아래쪽에 있던 다른 교회의 문이 열렸다. 몇 블록 아래에 있던 몬트리올 Cathédrale Christ 교회에 내부를 보수하고 있었는데, 인부들이 일하기 편하게 문에 쐐기를 박아둔 것이다. 아싸~

 

우리는 교회 정문 앞 계단에 쪼그리고 앉아 이어폰 꽂고 열심히 헤드뱅잉을 하고 있던 어떤 휴식중인 인부의 옆을 슬쩍 지나 잽싸게 데굴 데굴 교회 안으로 굴러들어갔다.

 

 

Cathédrale Christ Church de Montréal : 문 모양이 특이하다. 첨탑도 교회의 전형적인 사각이나 원형이 아니라 각이 여러 개 져서 마치 성탑 같은 느낌이다.

 

내부 : 천정이 나무로 되어 있어 참 따뜻한 느낌을 주는 교회였다. 뭔가 영화에서 보던 뉴올리언즈에 있는 흑인교회를 연상시켰다.

 

정면 장식 : 세부 묘사가 굉장히 아름다운 부조상이었다. 근데, 뉴올리언즈의 소박한 흑인교회가 되기엔 조금 너무 화려한 경향이 있다. 어찌 알겠는가. 가본적도 없는 뉴올리언즈…

 

 

관광안내소 근처에 마지막으로 내 답답함을 막힌 변기 뚫리듯 확 날려준 교회가 있었으니 바로 Cathedral-Basilica of Mary. 엄청난 크기에 멀리서 보니 국회의사당같이 보여서 교횐지도 몰랐다. 이 교회는 케벡주에서 세 번째로 큰 교회로 그 웅장함이 가히 감동적이었다. 또 교회에 들어가 볼 수 있는 것은 물론 내부에 가이드가 엄청 친절한 얼굴로 질문 있냐고 물어주기 까지 한다. 높은 천정과 파스텔 톤의 내부가 자연광으로 밝게 빛나서 독일에서 본 흰색 계통의 여성스럽고 화려한 로코코 식 교회가 떠올랐지만 직선형 구도가 많아서 그런지 그보다는 좀더 진지한 느낌이 들었다. 유럽의 많은 교회들이 굉장히 어두워서, 성스러움을 지나쳐 무섭기 까지 한데, 이 교회는 그 밝은 분위기로 행복해지는 그런 교회였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사람들이 너무 신격화 되어 누가 교회의 중심인지 좀 헤깔린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교회 앞에 건축 기증자의 동상이 떡 하니서 있고, 내부 장식 벽화 옆에 교황의 사진이 척 하니 걸려 있다. 또 교회 안 왼쪽으로 엄청나게 화려한 무덤실이 있는데, 이곳은 15자리로 한정되어 누군지 모르지만 유명한 성직자의 시신이 안치되어 있다. 특히 그 중심엔 거의 이집트 파라오에 맞먹는 관이 번쩍 번쩍 빛나고 있는데, 이 역시 교회 역사에 관련된 유명한 신부님의 묘인 것이다. 왠지 씁쓸한 느낌이 드는 건 왜 일까? 성직자와 교황, 기증자의 자리를 너무 빛내놓아서 신이 계실 자리가 잘 보이지 않았다.

 

Cathedral-Basilica of Mary 외관

 

 

진짜라고 믿기엔 엄청나게 큰 조개 안에 성수가 담겨 있었다.

 

신부님이 설교하시는 자린가 본데, 예수님이 이런 초 화려한 곳에서 설교하신 적이 있던가?

 

 

 

그나저나, 몬트리올에 교회 진짜 많다. 아래는 구글맵에서 몬트리올 근처 교회로 검색한 결과이다. 거의 서울하고 맞먹는데?


몬트리올 교회 밀도 크게 보기

 

아...아니다. 서울에 교회 진짜 많구나..(*O*)

 

서울 교회 밀도 크게 보기

 

거리나 집 현관문 앞, 처마 밑에 화분을 많이 메달아 놓았다. 참 예쁘긴 한데, 보통은 높이가 높지만 가끔 낮은 것도 있어서 언젠가 한번 오이 머리 멍들까 봐 걱정된다. 강수량이 부족한지 아저씨가 기다란 막대 호수로 꽃에 물을 주고 있다.

 

스위스는 참 여기저기서 사랑 받는 나라다. 이곳에서도 어김없이 ‘스위스’라는 단어가 들어간 이름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뿌듯한 오이.
여긴 시계가겐데, 표어가 ‘우리는 시계를 팔지 않습니다. 당신이 시계 사는 것을 돕습니다.’이다. 뭐냐. 그래서 내 돈 싫어?

 

한가지 놀라운 것은 성인용품가게와 스트립 바가 여기저기 널려있다는 것이다. 뒤쪽에 가려있는 것이 아니고, 정말 시내 중심가에 버젓이 문 활짝 열고 버티고 있어서 어른 청소년 아이 할 것 없이 다 안까지 잘 들여다 볼 수 있게 되어 있다. 다들 익숙한가 보다. 남들은 아무렇지 않게 지나가는데, 나 혼자 괜히 쑥스러워하고 있다.

 

 

Place Ville Marie

 

Place Ville Marie 분수대 앞

 

저녁 6시쯤 우리는 Place Ville Marie에 도착했다. 다운타운의 최 중심가로 분수대 난간 앞에 서면 멋진 마천루와 도시의 전망을 감상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우리의 몸 상태는 이미 밤 12시로 떡잎 접고 잘 분위기였다. (실제로 스위스에 있었으면 밤 12시였으므로) 그래, 카페인물을 줄 때구나. 그렇지만 우리 둘 다 그다지 커피를 좋아하지 않으므로홍차와 모카커피를 택했는데, 이걸로는 카페인 량이 부족한 가보다. 결국 대로변 카페에 시들시들 앉아서 꾸벅 꾸벅 졸기시작했다.

아~그래도 참, 오랜만이다. 도시 한가운데 여유롭게 않아 매연 속에서 경적소리 들으며 초콜릿음료 마시는 거.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이런 분위기 속에서 난 향수를 느꼈다.

 

 

이 차,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앞 번호판이 없다. 가끔 있는 차도 있는데, 대부분은 앞 번호판이 없다.

 

EA 사무실. 키키는 유명한 비디오게임 사무실을 진짜로 보는 건 처음이라며 살짝 들떠했으나 같이 사진찍는 것은 강력하게 거부했다. 닌텐도가 아니어서 안된다나...굉장히 충성도가 높은 팬이다.

 

 

Les Bagnoles 이라니. 우리를 참 웃게 했던 포스터였지만 태도가 아주 마음에 든다. 보다시피 Cars 포스터인데, 여긴 법으로 모든 광고제목과 간판 등을 불어로 쓰게 되어 있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영어단어를 모국언지 외국언지 구분도 안 갈정도로 가져다 쓰는 마당인데, 이렇게 영어권 국가 한가운데서 자신들의 언어를 지키려는 태도가 참 보기 좋았다.

 
그나저나 내일은 아침 늦게 까지 좀 많이 자보도록 해야겠다. 저녁 먹다 국에 코 박고 잠드는 불상사게 생기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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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 빨간색 교회지붕.. 꼭 사진 보고싶은데!!! 어디든.. 무서운 아이들이 꼭 있군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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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ㅎ 어디가나 날으는 청소년들이 가장 무섭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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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번호판이 없다니 신기하네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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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요. 속도위반 카메라는 어떻게 찍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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