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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토리
2012-08-21
[토종감자 수입오이 이야기] 몬트리올 Day5. 야행성 야채
미주 > 캐나다
2011-06-05~2011-07-01
자유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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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은

밀턴가

105번지

야행성 야채들

105 Rue Milton

다들 지난 블로그를 읽으며 ‘대체 얘들은 왜 굳이 캐나다 까지 가서 구질 구질 한 아파트에서 머물며 슈퍼마켓으로 투어를 다니는 걸까?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고 정말 돈 들여 고생을 사는 걸까?’ 라고 생각 하신다면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우리 역시 일반 관광객처럼 슈퍼마켓 이외의 곳에도 관광을 간다.

그러나 우리의 여행이 본의 아니게 약간 남다르게 되었다. 이유인 즉 오이군이 낮에는 일을 하기 때문에 주말 이외에는 저녁 시간에 관광을 가기 때문이다. 뭐 이곳이 한국과 비슷하게 덥고 습하기 때문에 어차피 낮에는 나가고 싶은 마음이 들지도 않지만 말이다. 게다가 비도 자주 오락 가락 한다. 또 비올 때는 온도가 5도 정도로 거침없이 내려가기 때문에 이곳 역시 스위스에서처럼 우산과 선글라스, 긴 팔 겉옷을 다 같이 들고 다녀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다. 적어도 스위스는 해 뜰 때 습하지는 않은데, 이곳은 습하기 까지 해서 스위스보다 더 정신 나간 날씨의 진수를 보여준다.

어쨌거나 오늘은 해가 쨍쨍 내리쬐었고, 습도가 높아 숨막히게 더웠지만 우리는 용감하게 저녁 관광을 감행하였다. 게다가 지하철을 탈 수도 있었지만 멋진 관광객의 자세를 고수하기 위해 이 더운 날에 오늘의 목적지인 구 항구까지 걸어가기로 하였다.

문 밖에 나오자마자 땀을 삐질 삐질 흘리며 폭삭 시들어 버리는 스위스 오이를 질질 끌고, 구 항구로 무겁게 걷고 있는 용기에 하늘도 감동하였는지 보상이 뚝 떨어졌다. 아니다, 쪼르르 달려갔다고 해야 하나?

 

 

    

성스러운 다람쥐

‘끼얏, 다람쥐다 >o<’

내가 내지른 소리이다.

주변의 모든 사람들에게 우리가 다람쥐를 봤다는 것을 확실히 인식시키기 위해 가능한 크게 내질렀다. 오이군도 내게 소리쳤다.

‘카메라, 카메라!’

 

 

다람쥐가 놀랍게 재빨랐기 때문에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던 나로서는 선명하고, 가깝게 찍힌 사진을 하나도 건질 수 없었지만 어쨌거나 우리는 카메라 메모리에 다람쥐 사진이 담겼다는 것 만으로도 마음이 푸짐하게 벅차 올랐다. 근데, 보아하니 여기에 다람쥐가 꽤나 흔한 것 같다. 차들이 씽씽 다니는 도심 한가운데, 잔디가 쬐끔 깔렸다는 이유만으로 다람쥐가 막 돌아다니는데,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걸 보니 말이다.

아니면 내가 지른 소리가 너무 미약했나? 다음 번엔 좀 더 분명하게 또박 또박 소리쳐야겠다.

 

 

이곳은 도시조경이 참 독특하다. 중세시대 느낌의 건물과 스파이더맨에서 보던 1900년대 전 후의 미국식 건물, 통 유리로 지어진 초 현대식 건물이 마구 섞여 있기 때문이다. 30초 전엔 중세 유럽을 여행하고 있었는데, 금새 미래도시로 주변이 바뀐다.

그런데, 이 도시는 우리에게 이 독특한 풍경을 카메라에 담을 여유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갑자기 돌풍이 불어, 주변의 쓰레기(몬트리올 길바닥에 쓰레기 진짜 많다.)와 신문지가 마구 휘날리더니 하늘이 검은 구름으로 뒤덮이기 시작했다.

 
현대식 건물 사이의 중세 유럽식 교회

 

 

음...여기도 다른 나라들과 마찬가지도 습도가 심히 올라가고 더울 땐 소나기가 내리나 보다. 그러나 우리는 그 간단한 진리를 미처 눈치채지 못하고, 우산을 여행가방 속에 고이 재워두고 나와 버렸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멋진 관광객 되기를 포기하고, 제일 가까운 지하철 입구로 냅다 달려야만 했다.

 

 

구 몬트리올

파리보다 더 파리 같은 몬트리올 구 시가

Vieux Montreal

작고, 지저분하며 매우 우울하게 생긴 낡은 지하철로 한정거장을 이동하여 ‘Place d’arme’라는 곳에 다다랐다. 군용 거리? 정도로 해석이 되는데, 보통 옛날 병사들이 집합하던 장소를 이렇게 부른다. 우리가 윗 세상으로 다시 나왔을 때는 비가 거의 땅바닥을 뚫고, 지구 반대편까지 가볼 기세로 내리고 있었다. 쩝...내 무거운 3단 우산이 이렇게 그리울 수가. 오이한테 무거운 거 들고 여행 간다고 엄청 구박 먹으면서 넣은 건데...이럴 때 보란 듯이 척 펴 주어야 하는데...

궁시렁 거리며 커다란 몬트리올 지하 도시와 연결된 무기의 장소 역에서 배회하다 보니 어느새 비가 조금씩 잦아들기 시작했다.


  

노트르담 대성당

지상에서 처음 우리를 반겨준 것은 노트르담 대 성당이었다. 한때는 노트르담이 유일하게 파리에만 있는 것인 줄 알았는데, 나중에 보니 notre dame은 our lady, 즉 성모마리아라는 뜻으로 꽤나 흔한 교회 이름이다. 교회 내부를 구경하고 싶었으나 저녁 6시 30분 이후에는 교회 문을 잠가두었다. 쬐끔 황당한 것은 낮에도 교회 안에 들어가려면 10달러(약 만원)정도를 입장료로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슨 교회에 입장료가...슬쩍 빈정이 상했지만 ‘무료로 구경하시려면 주일날 미사에 나오세요’ 라고 쓰인 문구를 보고, 사람들을 오게 하려는 방법인가보다 하고 넘어가기로 했다.

 

그러나 결국 긴 천주교 미사에 그다지 관심이 가지 않아서 주일에도 가보지 않았는데, 나중에 인터넷에서 보니 사람들이 내부가 매우 아름답다고 감탄들을 해 놓았다. 갈 것을 그랬나...어쨌거나 이미 늦었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사실 나는 이미 밴쿠버에 와 있으므로 ^^;

   

오래된 프랑스 풍의 구 항구의 건물들. 사실 1600-1800년대에 지은 건물들로 유럽에 비해 그리 오래된 시가지가 아니건만 진짜 파리보다 더 파리스럽다.

 

과학 센터

낭만적인 영화 속의 주인공처럼

Centre de science

 

 
초대형 진짜 타이어

구 시가 내엔 구 항구도 있는데, 몬트리올 내 가장 유명한 관광지답게 여러 유락 시설이 들어와 있었다. 그 중 하나는 과학센터인데, 우리는 밤 마실 중이었으므로 이미 관람가능 시간이 한참 지나 있었다. 아쉬워하던 찰라, 우리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어떤 센터 내 분리된 공간 안에서 개인 파티인지 회의인지를 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가끔 황당하게 당당한 우리 오이. 파티의 일원인양 용감하게 과학센터 안으로 성큼 성큼 들어간다. 나도 소심하게 쭐래 쭐래 따라 들어갔다.

우리는 물론 파티인지 회의인지에는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곧장 싸이언스 센터로 향했다. 대부분의 동작하는 것들이 잠겨 있긴 했지만 남은 것들만으로도 저녁시간을 충분히 재미있게 때울 수 가 있었다. 중간에 경비 요원이 우리를 목격하였지만 웬일인지 쫓아내지 않아서 더욱 용기 백배하여 텅 빈 센터를 신나게 활보하고 다녔다.

 

 
바람과 물이라는 주제였던 듯

센터 내의 전시물중의 하나인데, 버튼을 누르면 요란한 소리를 내며 모든 것이 사방 팔방으로 움직인다. 소리가 텅 빈 홀 전체로 쩌렁 쩌렁 울려 퍼졌지만 우리는 아랑곳 하지 않고, 오이 춤 감자 춤도 추며, 신나게 돌아다녔다. 한 밤중에 놀이동산에 몰래 들어온 로맨틱 코미디의 주인공처럼...

 

구 항구

세인트 로렌트 강의 야경

Vieux Port

 

 

 

(좌) 과학 센터 옆의 작은 보트용 항구인데, 아직 계절이 약간 일러서 인지 텅 비어있었다.

(우)  Bonsecours(좋은 도움) 시장이다. 시장이라 하기엔 정말 멋지고 화려한 건물이다. 100여 년이 넘게 몬트리올의 주요 시장이었으나 현재는 다용도 건물로 쓰이고 있다.

 

 

 

(좌) 생 로렌 (St.Laurent) 강 위에 섬처럼 연결된 작은 공원. 이 분위기 넘치는 건물은 가까이서 보면 관광 나이트 클럽같은 곳이다. 역시 텅 비어있다.

(우) 작은 폭포 형 공원. 물이 생 로렌 강으로 흘러 들어간다.

 

(좌) 강가를 주욱 따라 걷다 보면 하얀 시계탑에 다다른다. 시계탑 아래에는 프랑스와 영국의 식민, 대립의 역사를 보여주는 대포들이 그대로 설치 되어 있다. 이 주변은 도로 포장을 새로 하고 잔디밭을 조성하고 있어서 말 그대로 공사판이었다.

 

(우) 정박해 있는 보트들 넘어 보이는 아름다운 몬트리올의 야경이다. 몬트리올은 밤이 훨씬 더 아름답다. 수많은 쓰레기들이 어둠 속에 살포시 묻혀버리므로...

 

(촤) 콜라 귀신. 쪼르르 놓여 있는 자판기를 보니 이런 느낌의 사진이 찍고 싶어져서 오이 군에게 주문을 했다. 첨엔 왜냐며 시덥지 않아 하더니 점점 본인이 더 열의를 불태우기 시작하여 결국 30분을 넘게 자판기 앞에서 번갈아 가며 왔다 갔다 했다. 누가 콜라 마시고 싶어도 무서워서 감히 다가왔을까...이날 자판기 우리 때문에 공쳤겠다.

 

(우) 그야말로 동화 속의 작은 도시. 프랑스 파리에 가보기 전 꿈꿔보았던 파리가 이랬다. 돌 벽으로 이루어진 건물에 따뜻한 분위기의 카페. 울퉁불퉁한 돌 바닥과 은은한 불빛의 가로등. 파리에서는 결국 보지 못했던 기대하던 파리를 이곳에서 보았다.

 

피곤하다며 돌계단 위에 걸터앉아 건물의 일부인 듯 돌처럼 않아있는 키키. 그래도 이곳이 맘에 드는지 표정이 밝다.

(좌) 이 주변에 예술품을 파는 가게들이 많이 있었는데, 그 중의 하나였던 유리가게이다. 조명을 받아 한밤중에 은은히 빛나는 유리들이 신비한 느낌을 발하고 있었다.

 

(우) Chapelle Notre-Dame de Bonsecours(좋은 도움의 성모 마리아 성당). 또 다른 노트르 담 교회이다. 예전엔 구 몬트리올을 방문하던 항해사들이 안전한 (좋은 도움)항해를 빌기 위해 성지 순례하듯 들려갔던 장소였다고 한다.

 

 

 

계절이 약간 일러서인지, 비가 와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 아름다운 거리에 저녁 내내 사람이라고는 거의 우리 단 둘 뿐인 것 같았다. 2주 후 모든 학교들이 방학을 맞이하여 휴가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달라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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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을 굉장히 잘해주시고 설명도 세심하게 해주셔서 한권의 책을 목록대로 읽는 느낌인대요.. 와우~ 조금 아쉬운점이 있다면 사진이!!! 조금만 더 컸으면 좋겠어요 이히^^ 제가 야경사진을 무척 좋아해서요ㅠㅠ 작지만 푸르른 빛이 너무 예쁘네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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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사실 제 블로그를 그대로 가져온거라 사진 크기가 조절이 안되네요. 원래는 클릭하면 커지는 건데...ㅎㅎㅎ 다음번엔 사진을 새로 업로드 해서 크게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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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굉장히 자세한 설명이네요!!
여행에 참고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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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몬트리올 가시거든 구항구지역에 낮에도 이쁘지만 밤에 꼭 한번 가보세요. 로맨틱 하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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