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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토리
2014-09-14
태국에서 눌러앉고 싶어요 4 - 저주의 시작인가...
동남아 > 태국
2009-03-30~2009-04-10
자유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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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공쥬 별

햇살 따스한 바이킹에서의 첫 아침이 밝았다.

오늘에야말로 몇 일만에 청해본 단잠이었다.

비록 태국도 조금씩 우기가 다가옴에따라

에어컨 없는 우리방은 열기로 푹푹쪄 더위에 못이겨 눈을뜨긴 했지만.

아침도 먹는둥 마는둥 날씨가 끝내주니 수영복부터 갈아입고

한국에서 가져온 책 한권을 들고 해변으로 나갔다.



완전 조용한 아침이다.

성수기가 지난 무렵이라 이른 아침도 아닌데

해변은 한가롭기 그지없다.

지난 1월에 왔을 때엔 이른 아침부터 이 바이킹 해변은

태닝하는 서양인들로 북적였는데 말이다.

땡모반 한 잔을 들고 조용히 나무그늘에 있는 비치의자에 누워

아이팟을 들으며 책을 읽기 시작했다.

책 제목은 로맨틱 인디아.

언젠가 아니, 가까운 시일에 꼭 가고야 말 내 사랑 인도에 관한 책이다.

한국에 있을 때 일찌감치 사놓은 책이었지만

이번 여행을 위해 읽지않고 아껴두고 아껴둔 책이었다.

아껴두고 아껴두었던 책을 정말 이 곳에서 읽으니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이렇게 행복하니 행복한 셀카도 한 장 찍고.




그리고 멀리 바위 위에 앉아 사색에 잠겨있는 한 아해를 발견!!






얼른 그 애 사진도 한 장 찍는다.


저 서양아해는 저 먼 바다를 바라보며

한참이고 같은 자세로 저 곳에 앉아 있었다.

그래, 맞다.

바로 이 곳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무생각도 할 필요 없는 그런 곳이다.

분명 저 아해도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어쩌면 그냥 눈뜨고 바다를 바라보며 멍때리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음.... 분명 그러할 것이다.


나도 한참을 책읽고 음악듣고 바다를 바라보고 있으니 상덕오빠가 나온다.

역시 저번에 한 번 와본 가다가 있어서인지

누가 시키지 않아도 벌써 수영복 차림이다. ㅎㅎ

그러더니 바다로 뛰어 들어간다.

그도 그러할 것임이 몇 달 동안 이곳을 얼마나 이곳을 그리워 했던가.

태국은 역시 C.C야. 일명 Crazy Country, 사람들을 미치게 만드는 나라.


ㅋㅋㅋㅋㅋㅋㅋㅋ





 


상덕오빠랑 해변에서 수영하고 사진찍고 바다를 즐기고 있는 동안.

(그나저나 Jin이는 머하고 있지?)

예상엔 아직까지도 자고 있는 듯 싶다.

역시 어린것이라 잠도 많은 듯... ㅡㅡ;


그렇게 하는 일 없이 바다에 있으니

시간은 어느덧 오후가 되었다.

그러고보니 각자 필요한 것들을 사야한다는 걸 잊고 있었다!!

건전지, 샴푸, 칫솔...등등

어쩔 수 없이 타운으로 나가야 할 운명이었다.

Jin이도 일어났겠다,

다같이 타운으로 갈 준비를 하고 있는데 레오나가 말한다.

[오늘 켄짱이랑 왕비호 오빠 도착한다는데 왜 아직 소식이 없을까?] 

(우리와 여행 일정이 비슷해 이 곳, 바이킹리조트에서 만나기로 했다.)

 

[어, 그래? 몇시 배 타고 오는데?]

[글쎄, 그건 잘 모르겠고 카오산에서 어제 저녁에 출발했데.]

[아하! 그럼 푸켓에서 아침배 타고 들어오지 않을까?]

[그럴꺼 같은데 아직까지 연락도 없고 전화도 안받네.]

[올때되면 오겠지 뭐... 너무 걱정마.
그나저나 우린 타운 다녀올게.]

[그래, 난 켄짱이랑 왕비호오빠 기다릴게 너희들끼리 다녀와~]

그리하여 우리 셋만 타게 된 롱테일보트.

레오나한테 말은 안했지만 그들이 바이킹리조트로 온다니

슬쩍 걱정이 되기 시작한다.

(켄지켄조 오빠 태사랑에서 사진들 보니까 은근 왕자병 심할 것 같고
왕비호 오빠도 끼리끼리 논다는 말이 있듯이 켄지켄조 오빠랑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은데
괜히 여기서 만나서 서로 왕 불편해지는 거 아냐?
괜히 내 휴가 망치면 쉣인데...
그래, 왠만하면 상대하지 말고 같이 놀지 말자. 우리끼리 재미있게 놀면 그만이지, 뭐.)

라고 스스로를 위로했지만 사실 걱정이긴 했다.

여기 작은 바이킹리조트에 한국인이 여섯명이나 되니

분명 무슨 사건들이 벌어질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뭉치면 꼭 오바하고 간뎅이 커지는 게

우리나라 사람들의 민족성 아닌가.

이거이거 은근 걱정되는걸?????????????

뭐 여하튼 타운에 도착해

사야할 생활용품들도 구입하고 오랜만에 찾아온 P.P 타운 구경도 하고

Jin이는 또 여기저기가 전부 신기한지

이것저것 구경하고 감탄하느라 바쁘다. (깜찍한 것~ ㅎㅎ)

그런데 겨우 그 작은 타운을 한,두 바퀴 돌았을 뿐인데

강렬한 태양에 우리는 지칠대로 지쳐 버렸다.

빨리 바이킹 리조트로 돌아가고 싶은데

이 날씨에 걸어가긴 죽기보다 싫고

그렇다고 한 사람당 100B씩 주고 롱테일보트를 타자니 돈아깝고.

그러다보니 이도저도 못하게 되어

그냥 마냥 선착장 근처에 앉아있게 되었다.

그 때 마침 도착하는 오후 배 한 척.

사람들이 물밀듯이 피피로 들어온다.

그런데 그 사람들 무리에서 눈에 띄는 독특한 차림의 두 남자가 보인다.
(서로 맞추기라도 한 듯 선글라스에 캡모자, 여기저기 주렁주렁 악세사리에
이 쪄죽을 날씨에 하이탑 운동화까지 신었으니 말다했지.)

바로 켄지오빠왕비호오빠였다.

나는 일단 그들에게 다가가 인사하고 물었다.

[어제 저녁에 카오산에서 출발하셨다더니 왜이렇게 늦게오셨어요?
레오나가 얼마나 기다렸는데요??]

그러자 대뜸 켄지오빠가 던진 한 마디.

[아니, 그래서 여기서 저희 기다린거에요?]

(헉!! 이 사람 진짜 왕자님이시네?? ㅡㅡ;)

[아, 아니 그게 아니라 타운 나올 일 있어서 나왔다가
지쳐서 여기서 좀 쉬고 있었어요.
피곤하실텐데 얼른 바이킹으로 가세요.]

[아, 네. 그럼 저희들은 리조트로 갈게요.
15시간 넘게 고생하고 왔거든여.]

그렇게 그들을 리조트로 보냈다.

순간, 우리들도 같이 타고 들어갈 걸 하는 후회가 되었다.

우린 그렇게 어이없게 다시 선착장에 남겨진 채

한 손엔 시장에서 산 25B짜리 닭튀김과

다른 한 손엔 이미 뜨뜻해져버린 생수병을 들고

뜨거운 태양 아래에 한참을 앉아 있다가

지칠대로 지쳐 한사람당 100B씩 내고 롱테일보트를 잡아타고

바이킹 리조트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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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여유있는 오후를 보낸 우리.





그리고.....


그 다음날...............................;;;;;;




미칠듯한 갈증에 눈을 떴다.

아... 온 몸은 땀으로 젖었고 덥고 목마르고 하여튼 최악이다.

(아.... 맞다. 나 어제 타운에서 술마셨구나?)

그래, 맞다.

술 마신 것 까진 기억이 나는데 그 다음이 뚝........ 끊겨 버렸다. ㅜ.ㅜ

(나 어떻게 내 방에 이렇게 잘 누워 있지?)

옷을 보니 어제 입은 옷 그대로 고이 잘 입고 계시고 상태도 멀쩡하다.


일단 발코니로 나갔다.

몇 시인지도 모르겠고 방에 Jin이도 없다.



날씨 한 번 죽인다.

깨질듯한 머리를 잡고 레스토랑으로 내려갔다.

아직 이른 시간인 것 같은 느낌이다.

일단 다 필요없다.

물이 필요하다. 흑........

레스토랑 냉장고로 달려가 물을 꺼내 벌컥벌컥 들이켰다.

갑자기 정신이 확 든다.

(아놔..... 어제 무슨 일이 있었던거지????)

레스토랑 의자에 앉아 잠시 마음을 가다듬고 기억을 해본다.

어제 저녁 식사도 안하고 바이킹 리조트 캡틴과

Chang Beer를 6캔 마셨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켄지오빠, 왕비호오빠, 레오나, 그리고 캡틴과

타운에 나가서 버켓을 마신 기억까진 나름 생생하다.

그리고 나서....


아하!! 맞다.

타운에서 가장 유명하고 내가 젤 좋아라하는 Hippie Bar에 갔었지?

거기서 게임에 참가했구나, 물건 찾아오기 게임.

이미 만취 상태였던 걸로 기억되고....

너무 취한 나머지 상품도 타지 못했구......

이런이런... 하나씩 기억이 난다.

(그나저나 내가 그리 좋아라 하지 않는 켄지, 왕비호 오빠랑 왜 같이 갔지?)

아, 맞다.

어차피 이곳에서 함께 몇 일을 보내야 한다면

이왕이면 친해지자 싶어서 같이 술마시러 나간거였다.

그런데 그 사람들 앞에서 분명히 실수했을 것 같다. 아놔~~~~~

날 얼마나 돌+ 아이로 봤을까놔..... ㅜ.ㅜ

진짜 쪽팔리다....... 내 주사가 보통 주사가 아니었을텐데.......

갑자기 한숨이 나온다. 흑......

일단 숨어있을 곳이 필요했다.

얼른 내 방으로 들어가 침대에 누웠다.

그리고 그대로 잠들어 버렸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배가 고팠다...

조심스레 밖으로 나갔다.

레스토랑에 가니 다들 모여있는 게 보인다.

눈치보며 조심스레 인사를 했다..... ㅜ.ㅜ

레오나가 먼저 속을 괜찮냐고 묻는다.

[나.. 어제 많이 취했지? 실수하고 그랬지??
우리 어떻게 여기까지 돌아왔어?
중간중간 생각이 날 것 같기도 한데 잘 안나.... 하하...]

[아냐, 웃겼어. 하하하하하]

하면서 들려주는 어제의 일화.

너무 만취한 나를 업고(그것도 하필 켄지오빠가 업었단다 ㅡㅡ;;)

바이킹 배에 태웠다고 한다.

그리고 배에서 바다를 향해 계속 오바이트 해 주시고

심지어 왕비호 오빠 손에다까지..... 허걱.

그러다 하늘에 무수히 많이 떠 있는 별들을 보고 외쳤단다.

[아, 저 별 10ㅅㄲ들.....]

하하하하......... 별 10ㅅㄲ들..... 하..하......하........

그래..... 생각보다 양호하다....

(그래, 이 정도면 괘아나......)

라고 스스로 위로해도 이건 정말 아니다.

뭔가 굉장히 창피하다, 굉장히.

난 마음을 가다듬고 최대한 친절하고 예쁘게

그리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오빠들에게 말했다.

[어제는 정말 죄송해요... 제가 밥도 안먹고 술을 너무 많이 마셨나봐요.
원래는 그정도는 아닌데 죄송해요~~]

[아니에여, 괜찮아요. 실수하신 거 없어요, 귀여웠어요. ^^]

정말 고맙다. 갑자기 오빠들이 좋은 사람처럼 느껴지려고 한다.

갑자기 신난 나.

[우리 이따 오후에 뭐할까요?]

[켄짱이랑 왕비호 오빠 카약 타보고 싶데.
우리 상덕이랑 Jin이랑 다같이 카약 타자.]

하고 말하는 레오나.

[그래? 그럴까?? 상덕오빠하고 Jin이한테 물어볼게.]

라고 대답하지만 나 오늘 왠지 이상하게 카약이 별로다. ㅡㅡ;;


그리고 카약을 타기 위한 준비를 마치고 다시 레스토랑으로 모인 우리들.

이미 시간은 오후에 접어들고 있었다.

어라?

그런데 날씨가 좀 이상하다.

저 멀리 먹구름이 다가오고 있는 것 같다.

그래도 그런 거에 연연할 우리가 아니지. ^^

비오면 비 맞으면 되는 거 아냐?? 라고 생각했던 우리들.

이 생각은 정말정말 큰 오산이었다.

우기가 시작된 피피의 바다를 우습게 여겼던 것이지...

게다가 배도 아닌 카약을 타고.

일단 카약 두 대에 여섯명이 나눠탔다.

한 대엔 상덕오빠 맨 앞, Jin이 가운데, 나 맨 뒤.

다른 한 대엔 켄지오빠, 레오나, 왕비호오빠.

그리고 멋지게 출발했다.

목적지는 바다 한가운데 쯤에 있는 샤크포인트.

카약으로 한 20여분쯤 걸리는 거리이다.

일단 여기에서 미리 밝히는 우리들의 수영실력.

켄지오빠, 왕비호오빠 - 잘함.
레오나 - 원래 못했으나 바이킹에 머무는 동안 배워서
자기 몸 하나 건사할 정도.
- 한 달 넘게 배웠으나 10M이상 무서워서 가지못함.
하지만 나 하나는 건사 가능.
상덕오빠 - 수영 배운 적 없고 자기 몸 하나 건사할 정도.
Jin - 태어나서 한 번도 수영이란 걸 해본 적 없다고 함.


사실 이 날.... 정말 하나님이 도우셨다.

지금도 생각하면 할 수록 가슴이 뛸 정도이니 말이다.



우리는 일단 샤크포인트를 향해 출발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얼마가지 못해 레오나 일행의 카약이 뒤집힌 모습이 포착되었다.

우린 웃기 시작했다.

그 모습이 너무나 웃겼기에.

게다가 그 카약에 탄 사람들은 전부 수영이 가능한 사람들이었기에

걱정이 되기는 커녕 그저 웃겼다.

그리고 그들은 몇 번이고 다시 카약에 타려고 시도하다

타지 못하고 지나가던 배에 카약과 함께 구출되었다.

우리 셋은 그 모습을 보고 배꼽을 잡고 웃었다.

그리고 다시 노를 젓기 시작했다.

바다 한 가운데 쯤에 다달았을 그 때 쯤이었다.

지나가던 롱테일 보트 한 대가 우리를 보고 손을 흔들기 시작한다.

우리도 웃으며 함께 손을 흔들었다.

그런데 그 사람들 웃고 있지 않다.

그리고는 우리들에게 소리친다.

[Go Back!! Go Back!!!]

[상덕오빠, 저 사람들 우리한테 돌아가라고 하는 거 같은데?]

[그러게...]

하고 하늘을 보자 어느덧



이랬던 날씨가

.

.

.

.

.

.

.

.

.



이렇게 변하고 있었다.

빗방울이 떨어지고 있고 파도가 높아지고 있었다.

이거이거, 정말 큰일이었다.

빨리 돌아가야만 했다.

노를 각각 하나씩 잡고 있는 나와 상덕오빠는

예전 여행 때 해봤던 노젓는 실력을 어김없이 발휘하기 시작했다.

정말 한시가 급했다.

날씨가 정말 순식간에 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바이킹쪽으로 열심히 노를 젓기 시작했다.

그런데 바이킹을 눈앞에 두고 부슬부슬 쏟아지던 비가

갑자기 폭우로 변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노를 저으려고 들기만 해도 노가 뒤로 꺾일 정도의 바람까지.

내 힘으론 더이상 노젓기가 불가능했다.

난 배가 뒤집히지 않게 몸으로 중심을 잡으며 노를 더이상 젓지 않았다.

Jin이의 겁먹은 목소리가 Jin이의 등뒤로 들려오기 시작했다.

맨 앞에서 상덕오빠는 혼자서 열심히 노를 젓기 시작했다.

하지만 바이킹 코앞인데 배가 앞으로 잘 나아가지 않는다.

배가 파도에 미친듯이 출렁인다.

저 바이킹 리조트에선 퀘군이 바다 앞까지 나와

우리를 걱정스레 지켜보며 있었다.


그런데 그 때,

카약이 뒤집혔다.


심지어 우리 아무도 구명조끼를 입지 않았다.


이게 바로 우리 여행 악령의 저주의 시작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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