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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토리
2014-09-22
태국에서 눌러앉고 싶어요 5 - 자연 앞 나약한 인간, 그리고 아름다운 로무디 비치.
동남아 > 태국
2009-03-30~2009-04-10
자유여행
0 0 376
태국공쥬 별

 그 십 여분의 시간이 열 시간처럼 느껴졌던 순간.


배가 뒤집히자 우린 바로 물 속으로 빠졌고

난 물에 빠지자마자 내 걱정보다 Jin이 걱정이 먼저 되기 시작했다.

(Jin이가 제발 이 카약을 붙잡길...)

하며 물 밖으로 나왔다.

파도가 꽤 높았지만 난 카약을 잘 붙잡았다.

그리고 앞을 보니 상덕오빠 역시 무사히 카약을 붙잡고 있었다.

그런데?

그런데???

Jin이가 보이질 않는다.

난 서둘러 주위를 살폈다.

그 때 물속에서 튀어나오는 Jin.

난 그녀에게 크게 외쳤다.

[Jin아, 카약 잡아!!!!]

그런데 그녀 겁에 잔뜩 질린 표정으로 무언가만 잡고 움직이려 하지 않는다.

바로 아쿠아백이었다.


여기서 잠깐!!!

아쿠아백을 아시나요??


 


(방수백으로 안에 공기가 차 있는 작은 백입니다)

Jin이가 꽉 붙들고 매달려 있던 건

아까 카약타고 나오기 전 퀘군에게 부탁해서 들고 나온 그 아쿠아백이었다.

난 왼손에 꽉 잡고 있던 노를 Jin이 쪽으로 뻗었다.

[이거 잡아!!!!]

그러나!!!!

Jin이는 손을 뻗으려는 시도도 하지 않고

그렇다고 발을 굴러 조금이라도 이쪽으로 오려는 시도도 하지 않고

그저 아쿠아백만 잡고

겁에 잔뜩 질린 채 파도에 더 멀리 떠내려 가고만 있었다.

난 저 멀리 바이킹 해변에서 우리를 지켜보고 있었던 퀘군을 봤다.

그런데 그 사람.

아무것도 안하고 도와줄 생각도 안하고 보고만 있는 것이다.

난 그를 향해 외쳤다.

[퀘군!! Jin이, Jin이를 구해줘!!!]

하지만 그 폭우에, 그 파도에 내 말이 들릴리가 없었다.

난 노를 들고 있는 손을 최대한 높게 뻗어 그를 부른 후 있는 힘껏 소리쳤다.

이번엔 상덕오빠와 함께.

[Jin, Jin!!!]

그 때 이미 Jin이는 그 작은 아쿠아백을 붙들고

점점 멀리 더 떠내려가고 있었다.

퀘군 그제야 심각성을 느꼈는지 티셔츠를 벗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폭우에 파도를 가로질러 Jin이에게 수영해서 간다.

퀘군,

완.전.멋.있.다.


line_characters_in_love-8




퀘군이 수영을 잘한다는 거 그 전부터 익히 알고 있었지만

Jin이가 사느냐 죽느냐인 그 와중에 퀘군이 갑자기 남자로 느껴진다.

사실 내가 남자에게 섹시함을 느끼는 것들 중 하나가 바로

수영 잘하는 남자 - 22살 때 호주에서 물에 빠져 죽을 뻔한 경험이 있어서
물에 빠졌을 때 멋지게 날 구해줄 수 있는 남자가 좋다.


......이다. ㅋㅋㅋㅋ




여하튼 퀘군에게 무사히 구출된 Jin이.

이어서 수영 잘하는 서양 아해들이 뛰어들어와

우리를 도와주고 카약과 노를 챙겨 물밖으로 나왔다.



정말 가슴을 쓸어내렸다....


우린 모두 무사히 비를 피해 레스토랑으로 들어갔고

살아있음에 감사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런데 거기엔 수많은 사람들이 우리를 보고 있었다... ㅠ.ㅠ

살았다는 안도감보다 그 순간 창피함이 앞선 순간이었다.
(아... 완전 쪽팔려...... ㅠ.ㅠ)

퀘군은 따뜻한 커피를 한 잔씩 우리에게 나눠주며 괜찮냐고 물었다.

Jin이는 그 순간까지도 아무 말이 없이 겁에 질려있는 표정이었다.

난 커피를 마시며 퀘군에게 물었다.

[퀘군, 왜 우리가 물에 빠지자마자 구하러 들어오지 않았어?
Jin이가 혼자 멀리 떠내려가는 거 봤잖아.]

그러자 그 특유의 미소를 지으며 대답하는 퀘군.

[나 사실 너 빼고 다 수영 잘하는 줄 알았어.
그래서 수영해서 나올거라 생각하고 웃으면서 보고만 있었어. ^^
위험한 상황이라고는 생각도 못하구.
Jin이가 물에 잘 떠있길래~ 하하]

[저 아쿠아백이 없었으면 정말 Jin이 큰일날 뻔 했어.
게다가 우리 바이킹으로 돌아오는 길이 조금이라도 늦어서
바다 한 가운데에서 물에 빠졌다면
어떤 상황이 되었을지 상상만해도 끔찍해...]

그리고 뒤이어 난 Jin이에게 물었다.

[아까 노를 내밀었을 때 왜 안잡았어?
그거라도 붙잡았으면 멀리 떠내려가진 않았을텐데.]

[언니 죄송해요...
그 순간 너무 무서워서 팔을 뻗을 수가 없었어요...
저 수영 태어나서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요.
물속에서 어떻게 해야하는지 잘 몰라요....]

아.....

Jin이가 그 정도인줄 알았다면 구명조끼를 입혀서 가는거였는데...

하지만 이미 후회해도 소용없었다.

모두가 안전하게 살아있으니 우리 命에 감사하는 수 밖에.

우선 몸을 따뜻하게 녹이고 마음을 진정시키는 게 먼저었다.

우리는 타올로 몸을 감싸고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몸을 추스렸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빗줄기는 약해지고 파도도 조금씩 잔잔해지기 시작한다.

그 때 레스토랑으로 들어오는 레오나와 오빠들.

다짜고짜 레오나 나에게 화를 낸다. ㅜ.ㅜ

[어떻게 된거야?
우리 니네들이 바다에서 갑자기 없어져서 얼마나 걱정했는데?]

[우리... 죽다가 살아났어.....]

자초지종을 설명하자 레오나 목소리가 부드러워지며

천만다행이라며 우리를 위로해준다.

[너네들은 어떻게 된거야?
카약이 뒤집혀서 어떤 배에 구출되는 거 봤어.]

[어, 우리 카약이 이상했어.
처음 출발할 때 부터 중심이 안잡히더니 결국 뒤집힌거야.
그래서 다시 타려고 시도했다가 또 뒤집혀서 매달려 있다가
지나가는 배가 도와줬어.]

[그래, 다행이다.... ㅜ.ㅜ
우린 아까 일 상상도 하기 싫다.....]

뭐, 여하튼 그 끔찍했던 날씨속에서

여섯명 모두가 무사하니 천만다행이다.


그나저나
.
.
.
.
.

그건 그렇고
.
.
.
.
.
퀘군이 다시 한 번 새롭게 보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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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악몽의 카약에 진이 다 빠져버린 우리들.

하루가 지났지만 아직도 정신이 반쯤 나가있는 듯 하다.

그래도 어제 밤엔 바닷가에 모여앉아 노래부르고 맥주도 마시며

끔찍했던 하루를 잘 마무리 하긴 했는데

어제의 충격이 컸는지 오늘은 왠지 아침부터 무기력하다.

그저 아무것도 하고싶지 않다.


그래서 느즈막히 일어나 레스토랑으로 나가

언제나의 아침처럼 멍때리고 있는 우리.

상덕오빠는 아침부터 기타질이다.


 





Jin이는 메뉴를 살펴보며 아침겸 점심 식사 메뉴를 정하고 있고,




난 상덕오빠한테서 뺏은 기타로 요즘 연습하고 있는
Damien Rice의 노래도 불러보고~~ ㅎㅎ


 

이렇게 오늘은 좀 쉬고 싶은 마음이 간절~~~

그런데 퀘군 언제 일어났는지 또 그 특유의 미소를 지으며 다가온다.



moon_and_james-8



[Good morning~~]

[안녕, 퀘군. ^^ 잘잤어?]

[어~ 너는? 좋은 꿈 꿨어??]

[어 잘잤어~~ ]


꿈까지 걱정해주는 퀘군 역시 다정하다. ㅎㅎ



그런데 퀘군 내가 이런 생각을 한지 알기나 한 듯.

[Evie, 오늘은 뭐하고 싶어? 우리 카약탈래?? ㅎㅎㅎ]


moon_and_james-18



(카약? 카약??카약?? 니 시방 카약이라고 했냐잉~~???
아..... 뭥미..........
얘는 꼭 잘나가다가 마지막에 이러더라......)

[아...아.....니........
오늘은 좀 조용히 쉬고 싶은데?]

[그래? 그럼 그냥 바이킹 리조트에 있을래,
아님 로무디비치에 가서 쉴래?]



여기서 로무디비치란??
바이킹 리조트에서 롱비치로 넘어가
롱비치에서 산을 타고 20여분정도 넘어가면 나오는 작은 해변.
아직 개발이 되지않아 리조트도 없고 조용하고 아름다운 곳.
퀘군이 가장 좋아하는 해변으로
저번 여행 때 잠깐 와봤던 아름다운 해변.




[로무디비치? 완전 조아!!!! 갈래~~ ^^
상덕오빠, Jin아 우리 로무디비치 가자~~]

기운이 없다가 갑자기 솟아나는 기분이다.

(레오나와 한국오빠들한테도 가자고 말해야쥐~~)

그래 맞다, 한국오빠들....

엊그제 술취한 나 수발 다 받아주고,

심지어 어젯밤 나 노래 잘한다며 기분좋게 완전 띄워주고,

자기들 밥시키면 싫은내색 한 번 안하고 나눠먹자고 숟가락 내주고,

여자꼬실때 쓰던 카드마술을 너무나 멋지게 해내 서양애들 다 기죽이고,

재미없는 내 인생상담 고민을 귀기울여 들어주던

켤코 내가 상상해왔던 그 재수없는 왕자병이 아니었던 그들...

바로 켄지오빠와 왕비호오빠.

어느덧 이틀이라는 시간은

그들에게 갖고있던 선입견을 다 사라지게 만들고

이젠 이 바이킹에서의 추억을 함께 공유하고 싶은

여행의 동반자가 되게끔 나를 바꿔놓았다.


뭐 어쨌든, 더이상 사건만 안터졌으면 좋겠다.

그런데 자꾸 켄지오빠가 왕비호 오빠의 타투를 보고

악령의 저주라느니, 그것땜에 불안하다느니 말을 하니 나까지 살짝 불안하다.

솔직히 왕비호 오빠의 타투를 처음봤을 때 정말 깜놀이었다.

어떻게 그렇게 악마같은 타투를 할 생각을 했는지

왕비호오빠는 필히 기도하는 손을 가진 켄지오빠의 곁을 떠나면 안될 듯. 흠~



우린 그렇게 또 정예멤버가 되어 로무디비치로 향했다.

그런데 오늘도 날씨가 그리 좋지는 않다. 어제의 악몽의 막 되살아나는 듯...

그렇게 로무디비치에 도착하니 기분이 막 센치해진다.


로무디비치는 뭐랄까...

왠지 이름에서 느껴지는 분위기처럼

어딘가 모르게 로맨틱하고 사랑스럽다.

신비한 바닷물색이 조용한 해변과 어우러져 외로움이 스며드는 그런 느낌.

다들 나와 같은 느낌인지 도착하자마자 조용히 바다를 거닌다.



(분위기타는 왕비호 오빠. ㅋㅋㅋ)


그런데 레오나의 표정이 좋지 않다.

사실 우리가 오기 전 피피에서 잊지못할 추억이 있었다는 레오나.

아무래도 그 추억때문에 아직까지 힘든 모양이었다.

그런데...
.
.
.
.
.

그래도 그렇지...
.
.
.
.


그렇게 공포영화의 한 장면처럼 옷벗고 바다로 걸어들어가면

우리가 무섭잖아...

우리는 레오나가 한걸음 한걸음 바닷물 속으로 걸어들어가는 모습을 보며

아무말도 못하고 잠시동안 얼어있었다...


레오나는 그렇게 한참동안이나 아무말 없이 혼자 수영을 했다...

ㅡㅡ;;

그러는동안 우리는 각자의 시간을 가지고~





역시나 상덕오빠는 Jin이랑 시간보내기에 바빴고(이 둘 왜이래??)







나랑 켄지오빠는 우리 둘이 함께 소속되어 있는 태사랑 클럽 낀아라이에 자랑할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이름하여 피피 염장사진. ㅋㅋㅋ



이렇게 열심히 사진을 찍고 있으니

갑자기 이런 해변에서 꼭 빠질 수 없는 사진을 찍고 싶어졌다.

바로 점프샷!!!

내가 먼저 시도하니 역시나 두 한국오빠들 자기들도 하고싶나보다. ㅎㅎ

자기들도 찍어달라고 성화다. ㅎㅎㅎ (여자들처럼 질투는~~ ^^)

그래서 마지못해 ㅋㅋ 한장 찍어주려 하는데~~

이 사람들 몸이 무거우신지,

아님 내가 셔터를 누르는 속도가 느린건지 좀처럼 박자가 안맞는다.

그래서 수십번의 시도끝에 마지막에 멋지게 성공!!!




그리고 그냥 하염없이 이곳에서 시간을 때우기 시작한다.

무얼 꼭 해야하는 것도 아니고, 어딘가를 꼭 시간맞춰 가야하는 것도 아님이

이곳은 정말 천국이 틀림없다.






(그냥 아무것도 안하고 맥주마시며 쉬고있는 우리들)


그러고 있는 찰나 롱테일보트가 한 대 들어온다.

현지인 몇 명이 타고 들어온다.

그들은 모두 퀘군의 친구들이라 했다.

그러더니 퀘군 갑자기 나에게 시킨다.

[저 중 한 명이 나무를 완전 잘타.
너 코코넛 좋아하지? 니가 가서 부탁해봐, 코코넛 따달라고.
그럼 분명히 나무에 올라가 따줄거야.]

퀘군... 왜 나한테 이런걸 시키는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아마 지가 먹고싶어서 일거다. ㅡㅡ;;

얘는 멋있다가도 이상하고... 여하튼 잘 모르겠다.....

어쨌든 난 취기도 올랐고 원래 막무가내 성격이기도 하니

퀘군이 가리키는 그 태국아해에게 걸어갔다.

그리고 퀘군이 시킨대로 코코넛을 따달라고 조르기 시작했다. ㅎㅎ

그런데 그 아해.

바람이 많이 불어 안된다고 딱잘라 거절한다.

흠... 나.... 별것도 아닌거에 갑자기 오기가 생긴다.

그 아해에게 한국여자 특유의 귀여운 콧소리 애교를 부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결국 설득 성공!!! ㅎㅎㅎ

그 아해 나무 한 그루를 정하더니

아무 장비도, 장치도 없이 나무를 타기 시작한다. 오예!!



그리고 코코넛 두 개 얻기에 성공!!! 홍홍~~ ^^

별거 아닌거에 아이처럼 기쁘다. ㅎㅎㅎ



이렇게 오늘은 진정한 여행을 즐기는 여행자의 일상처럼

편안하고 조용히 지나간다...



그런데 이 조용함,

역시나 하루가 맥시멈인 듯하다... ㅜ.ㅜ


그.럼.그.렇.지.

사고 안치면 우리가 아니지.....


moon_and_james-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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