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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토리
2014-10-09
처음이자 마지막이야 18 - 병원입원기. 그리고 인도 탈출...(完)
동남아 > 인도
2011-05-08~2011-06-24
자유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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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공쥬 별

5월 28일 오후.

 

드디어 꼴까타에 다시 돌아왔다. 그야말로 완전 녹초가 된 채로.

꼴까타로 돌아오던 4시간여의 시간은 정말 어떻게 흘렀는지 알 수 없을 만큼 불안하고 힘들고 괴로운 여정이었다.

다행히 차 안에서 실례(?)를 범하는 최악의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나도 Jimmy도 정신없었던 시간이었으리라.


오는 내내 더위를 온 몸에 맞으며 졸다 깼다를 반복하고 Jimmy는 틈만나면 누나 괜찮아?라며 물어봐주고.

중간중간 위험한 순간들도 살짜꿍 있었지만 다 잠시 지나가는 바람정도의 강도라 견딜 수 있었고

무엇보다 나의 정신력으로 이겨낸 것이었음에 난 스스로 박수를 보냈다.(장한 은별 )


여하튼 우리는 그 위기를 잘 모면했고 결국 꼴까타까지 무사히 돌아오게 된 것이었다.

 

하지만 무사히 돌어온 이 이후도 문제였다.

난 절대 이 상태로 예전에 머물던 Paragon Hotel에 돌아갈 수 없었다.


물론 Jimmy는 숙소에 돌아가 이제부터 몇 일 잘 쉬면 될거라 말했지만

난 세상에 태어나 이렇게 심한 장염은 처음이었기에 그냥 숙소로 돌아갈 수 없었다.

에어컨도, 욕실도 없는 그 빈대소굴에... ㅠ.ㅠ

 

꼴까타에 돌아올 때 병원에 가겠다고 마음먹었던 나.

Jimmy에게 물어봤다. 꼴까타에 큰 병원이 있냐고.


Jimmy는 예전에 얼마전 고양이 사건의 주인공 일본아해 히로가 맹장염으로 입원했었다는 Park st.의 Mercy Hospital이 있다며

병원에 가고싶으면 그리로 가자 했다.


Park st.이라면 여행자 거리인 Sudder st.과 한 블럭 정도의 거리아닌가?


왠지 가까운 거리라 하니 마음이 편안해졌다.

게다가 난 거금 7만원짜리 여행자 보험에도 이미 가입되어 있다.

그러하니 병원비는 일단 보장되어 있고, 병원도 친구들이 있는 여행자 거리와 가깝고, 

떨어질대로 떨어져있는 면역력을 높이긴 위해선 휴식이 필요하고 여러모로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고 처방을 받는 편이 나을 듯 싶었다.


그리고 사실 외국에서 병원 한 번 가보고 싶었던 마음도 한 몫 했구. ㅋㅋ   

 

여차저차하여 가게 된 인도의 병원.

Park st. 중심가에 있는 Mercy Hospital이라는 이 병원은 꽤 큰 사이즈였지만 빛바랜 핑크색의 다소 촌스런 외관의 병원이었다.

나는 병원 안으로 들어가자 마자 긴장이 풀렸는지 또 소식이 오기 시작했고

화장실로 들어가 몇 시간 동안 참아냈던 그것들을 맘껏 쏟아낸 후 ㅠ.ㅠ 

간단한 진료 절차 후 진료를 받게 되었다.


의사는 입원치료를 받고 싶으면 그렇게 하고 아니면 통원치료도 가능하다 말했다.

난 그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얼른 입원을 하겠다고 했다.  

에어컨이 나오는 곳에서 편하게 쉬고 싶었다. 더이상의 고생은 정말 자신없었다.

나에겐 여행자 보험도 있고 솔직히 인도에서 병원에 입원해 봤자 얼마 안나올 거라 생각했기에. 

(하지만 이건... 아주... 큰... 오산이었다.... ㅠ.ㅠ) 

 

그리하여 이 타국에서 입원까자 하게 된 나.

사실 이런저런 걱정보다는 입원한다는 설레임에 흥분한... ㅎㅎ 역시 난 제정신은 아닌 듯 하다.

 

간호사를 따라가 배정된 내 병실.


"Wow!!! 1인실이네!!"


이거이거 개인실에 TV에 에어컨에 화장실까지 딸려있는 방이다!!

물론 특유의 촌스럼은 그득한 방이지만 ㅋ 그래도 이곳이 인도 꼴까타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곳은 천국이다. ㅎㅎ

 





바로 이 정도 간지??




이리하여 내 병원생활이 시작되었다.

빵빵하다 못해 추울정도인 에어컨에 20분 마다 들어와 상태를 체크해주는 간호사.


기냥 공주였다. 완전 인도공쥬. ㅋㅋ


따뜻한 물에 샤워를 하고 에어컨 바람을 쐬며 침대에 누워 다운받아간 영화를 보는 호사를 누리던 나.

모든 것이 완벽했지만 아직 낫지 않은 장염은 나를 괴롭혔다.


하지만 문제는 이게 다가 아니었다. 더 큰 문제가 기다리고 있었으니...

 

바로, 바로 음식이었다.

마살라, 바로 그것이 문제로이다.  


럼궁가에서 오바이트 할 때마다 지독히 퍼지던 그 마살라향.


몸은 점점 조금씩 회복하고 있는데 그 냄새는 점점 더 내 속을 뒤집어 놓고 있었던 것이다.


일단 인도 어디에서든 난다고 말해도 오바가 아닌 그 특유의 향, 마살라냄새. 

사실 병원에서도 은근히 나는 냄새라 견디기 쉽지 않았는데 럴수럴수 이럴수가...

음식은 도저히 견딜 수 없었던 것이다.


병원에 입원할 당시 담당 간호사에게 식사에 커리는 무조건 빼달라고 이야기 했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음식에 이미 배어버린 마살라향.

 

아메리칸식이라고 나온 치킨수프도 커리맛, 순수하게 쌀만 끓아서 나왔다는 boiled rice도 커리맛, 버터에 구운 식빵마저 커리맛이 배어 있었다.

 







바로 이런 음식들...

커리향을 빼달라고 주문하니 물에다 그대로 삶아 나온 채소(맹맛에 섞인 커리향),

커리향을 뺐다던 아메리칸 스타일 치킨수프(하지만 역시 커리향 작렬),

삶아서 으깬 감자(또한 커리맛), 구운식빵(커리맛 버터를 바른게냐?), 디저트로 나온 갈은 망고(여긴 과일에도 향섞나?).



결국 입만 대고 다 돌려보낸 내 식사. ㅜ.ㅜ


여기가 한국 병원이면 얼마나 좋을까...


김치 먹고 싶고, 우리나라 쌀밥 먹고 싶고, 된장국도 먹고 싶다....

식사 때마다 곤욕인 내 식사시간...

 


난 몇 번이고 간호사에게 이야기 했지만 전혀 달라지지 않은 내 식사.


분명히 그들도 아무 것도 먹지 못하는 나를 배려해 최대한 마살라향을 넣지 않으려 했던 것도 안다.


하지만 이 나라 자체에 배어버린 그 냄새를 어찌 100%없앨 수 있을까. 

결국 입원한지 2일이 지난 현재까지 난 사과 한 쪽과 바나나 한 개(심지어 과일에서도 마살라향... ㅠ.ㅠ) 이외엔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

따지고 보면 아프기 전 마지막으로 먹은 식사인 젠슨의 생일파티 음식 이후에 제대로 먹은 것이 없으며

그마저 다 아래위로 쏟아냈으니 약 3일을 꼬박 굶게 된 꼴이었다.

생명은 포도당과 강한 항생제, 그리고 생수만으로 연명하고 있는 셈이라 온몸엔 힘이 없고 허기져 죽을지경이었다.


난 내 병실 간이 침대에서 생활하고 있는 Jimmy

(얘 참 머리 좋다. 숙소비도 아끼며 에어컨 나오는 방에서 뜨거운 물 샤워도 할 수 있는 내 방을 최대한 이용하고 있었다.... ;;

지 친구들도 막 데려와 시원한 병실에서 수다도 떨고... ㅡㅡ;;)에게 부탁했다.

 

봉사활동 다녀오는 길에 맥도날드에 들려 햄버거 하나만 사다 달라고. 대신 꼭 마살라향 안나는 걸로.

인도 다녀온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인도 맥도날드엔 빅맥이 없다, 소고기패티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하니 전세계 어디든 같은 맛을 내는 마살라향과는 절대 거리가 먼 빅맥은 먹을 수 없고 ㅠ.ㅠ

난 최대한 전세계에서 동시에 파는 햄버거를 사오라 몇 번을 일러 두었다.


그리고 봉사를 마치고 돌아올 Jimmy를 눈이 빠져라 기다렸다.

결국 입원한 지 이틀 만에 첫 식사를 제대로 했다. 바로 맥도날드 햄버거를... 마살라향 안나는 치킨버거. 흑.....


정말 감격의 순간이었다. 케찹에 찍은 후렌치후라이와 콜라와 함께 흡입해버린 버거세트.

그제야 살 것 같았다. 그리고 그 순간 Jimmy가 마치 천사처럼 보였다.


"지미야, 내일은 라씨 좀 사와. ㅎㅎ"


어느새 내 전용 심부름꾼으로 전락한 Jimmy.

뭐 어떤가. 이 누나가 공짜로 최고급 숙소까지 제공하고 있는데. ㅋㅋ

 

여하튼 입원 이틀 째 생활이 이렇게 계속되고 있었다.

설사도 조금씩 멈추고 있었고 오바이트는 아예 멈췄다.

물론 마살라향이 느껴질 때마다 헛구역질은 계속 되었지만.







나는 점점 자동 다이어트가 되어 가고 있었고 얼굴은 그새 폐인이 되어 버렸다.

내가 이렇게 못생겼었는지 새삼 깨달은 시기였다고나 할까. ㅠ.ㅠ



아무리 이래저래 귀여운 표정을 지어보려 해도 이건 아니었다...

새까만 피부색에 깊게 패인 다크서클, 볼살은 쭈욱 빠져 탄력잃은 얼굴살까지..... ㅠ.ㅠ


이건 정말 아니었다...... ㅠ.ㅠ

불과 일주일 전에는 이정도까진 아니었는데 내 외모 상태는 하루가 다르게 심각해져 가고 있었다.

 






아랫 사진들 역시 같은 노메컵이지만 상태가 윗사진과 완전 틀리지 않은가.





바로 이랬던 그녀가 초절정 폐인녀가 되었다니 살빠진 걸 좋아할 상태가 아니었다.

사실 이번 여행을 통해 살을 좀 빼고 싶었는데 이렇게 못먹고 고생해서 빼고 싶진 않았었다.

완전 기아에 허덕인 외모가 됐잖아...... ㅠ.ㅠ

 

하지만 앞으로가 더 큰일이었다.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더이상 이 나라에서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없을 듯 했다.

마살라향에 넘흐나 예민해져 버린 나...

진지하게 고민이 되기 시작했다.

 

나.... 앞으로 여행을 이 상태로 지속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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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짧지만 지루하고 지루한 병원 생활이 시작되었다.

 

그래, 다 좋다. 


그 강한 항생제를 맞아도 멈출 생각을 않는 설사도, 제일 고생스러웠던 마살라 냄새로 굶을 수 밖에 없었던 내 식사도

그래, 어떻게든 그럭저럭 다 참을 수 있었다.

 

그런데 음식 다음으로 날 미치게 만드는 이유가 또 있었으니....

 

바로....

 

................................

 

간호사였다.......... ;;

 

너무나 친절하고 너무나 착했던 담당 간호사.

아침, 저녁 하루 2교대로 이루어지는 듯한 두 명의 간호사.

오..... 제....에발..........

 

 

바로 그 친절함이 문제라구!!!!!

 

나를 정말 미치게 만드는 그것이 바로 간호사들의 그 친.절.이었다.

 

처음엔 한 번씩 방문을 열고 들어와 내 동태를 살피는 그녀들의 행동이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

오히려 내게 신경을 마니 써 주는 것 같아 고맙고 심지어 미안하기까지 했다. 

간호사는 그렇게 내게 온갖 신경을 쏟는 듯 수시로 내 방 문을 열고 들어왔고, 

난 당연히 내 방 문을 여는 그녀들과 눈이 마주칠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그녀들이 문을 열 때마다 난 영어로 "Excuse me?"라고 이야기했고 

간호사는 "Are you OK?"라고 물으며 내 상태를 살펴주었다.

 

그래,


그래...... 여기까지 좋았단 말이다.

 

그런데 이것의 문제는 날 살펴주러 내 방에 들어오는 그 타이밍이었다.

 

어떻게 된 게 2,30여분에 한 번 씩 내 방 문을 열고 들어오냔 말이다.

악~~~~~~~~~~~~~~~~!!!!


난 최대한 휴식을 취하며 혼자 쉬고 싶었단 말이다. ㅠ.ㅠ


그런데 간호사는 시도때도없이 내 병실문을 벌컥벌컥 열고 들어와 내 상태를 살피는데 정말 미쳐버리는 거 같았다.


다운받은 영화를 신나게 보고 있으면 문을 빼꼼히 열고 들어와 "Are you OK?"라고 해대고


혼자 낮잠이 들어 자고 있으면 또 문을 빼꼼히 열어 내 단잠을 깨우고.


그게 그 사람들 일이기에 뭐라고 할 수도 없고 정말 미칠 것 같았다.


처음엔 나도 웃으며 응대했는데 이게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되니 너무 미칠 것 같아서

나중엔 간호사가 들어오든지 말든지 최대한 신경끄고 나중엔 내 할 일만 하게 되었다.(소심한 나 뭐라 말은 못하고 혼자만 끙끙..... ㅠ.ㅠ) 


가뜩이나 휴식이 필요한데 이건 정말 제대로 된 휴식이 아니었다... 몸도 아픈데 간호사 눈치까지 봐야하니 원....

입원한지 이틀 째 되었을 땐가 몸도 근질근질하고 간호사들 신경까지 쓰니 이거이거 퇴원하고 싶어 미칠 지경이었다.

 

사실 장염이 입원한다고 낫는 병은 아니지 않은가.

깨끗한 음식과 물마시고 푸욱 쉬면 낫는 병인데 나는 왜 병원에 입원까지 했는지...

난 마음 속 깊은 곳에서부터 조금씩 후회하고 있었다.

솔직히 여행자보험을 들고 온 여행이긴 하지만 보험료를 다시 받을 수 있을 지 없을 지도 미지수이고... ;;

 

아... 이런저런 생각으로 머리는 더 복잡해졌다.


그렇게 이튿날을 겨우 견디고 저녁엔 친구들의 문병까지 받고. ㅋㅋ 이틀이 되니 제대로 입원환자의 모습이었다.

 

삼일 째 아침이 되고, 몸이 근질근질하고 슬슬 꼬이기 시작했다.


설사도 이젠 어느덧 멈춘 듯 하고, 하루종일 병실에만 있으니 우울해져서 미칠 지경이라 난 하루빨리 퇴원을 하고 싶어졌다.


난 간호사를 불러 담당 의사쌤이 언제 오시냐고 물어봤다.

우리나라 병원처럼 하루에 한 번 회진을 도니 담당 의사쌤이 오시면 퇴원을 하고 싶다고 말해야징.

역시 난 아파도 밖에 있어야 하는 체질~

 

그렇게 오전에 담당 쌤이 오셨다.

난 기분 좋게 인사를 하고 애교섞인 목소리로 부탁드렸다, 오늘 퇴원하게 해주시라공.


최대한 콧소리로 상냥하게 물어봤는데 우리의 담당쌤 왈, 오늘은 퇴원할 수 없단다. ㅠ.ㅠ

난 실망의 실망을 감출 길이 없었다.... ㅠ.ㅠ 오늘도 여기서 내 젊음을 하루 더 썩혀야 하다니... 쉣!!!!


그럼 내일은 과연 퇴원할 수 있을까?


난 다시 물었다. 내일은 퇴원이 가능하냐고.

의사쌤은 내일이 되어봐야 안다고 했다.

그렇게 또 실망을 할 때 쯤, 갑자기 문득 병원비가 궁금해졌다.


과연 여태까지 병원비가 얼마나 나왔을까...


인도의 물가를 고려했을 때 1인실에 묵었다해도 그리 많이 나올 것 같지 않은데 그래도 중간점검 한 번 필요하지 않을까.

의사쌤은 저녁에 정리해서 알려주겠다고 했다.

 

그렇게 회진이 끝나고 난 또 혼자가 되었다.

하루종일 영화보며 이리뒹굴 저리뒹굴하고 여전히 2,30분만에 병실로 들어오는 간호사에 스트레스 받아하며 시간때우기가 또 시작됐다.


Jimmy는 마더하우스에 봉사하러 갔고, 혼자 가만히 누워있는 지루한 시간은 내게 고문의 시간이나 다름없었다.

 

그렇게 식사시간이 되고 난 여전히 마살라향에 그 어떤 음식도 입에 대지 못하고.

이곳 병원 생활은 정말 하나부터 열까지 끔찍했다. ㅠ.ㅠ


상황이 이러하니 일단 내일 무조건 퇴원을 하려 하는데 그렇담 그 후도 문제였다.

퇴원을 하면 그 이후 내 여행 스케쥴은 어떻게 해야 되는걸까...


원래 계획으론 꼴까타를 떠나면 바라나시로 가려 했었는데 지금 나의 몸상태로는 바라나시로 갈 상황이 되지 못할 듯 했다.

그렇단 꼴까타에 남는건...?

 

아니다, 그것도 아니다. ㅠ.ㅠ

내가 과연 이 인도의 마살라향을 더이상 견딜 수 있을까...

 

하루종일 병실에 누워 난 이런저런 방도를 생각해 보았다.

인도에 너무나 오고 싶어서 이번 여행을 오게 되었고, 원래대로라면 인도에서 2달을 채우고 태국에 가서 1달을 여행해야

내 처음 여행 계획과 맞는 것인데 난 이제 겨우 인도에서 2주 반 있었을 뿐이고, 인도에선 꼴까타만 봤을 뿐이고,

꼭 가보고 싶었던 바라나시와 자이뿌르는 근처에도 못가봤을 뿐이고.

 

아.... 정말 고민이었다.


무리해서 여행을 이어나가자니 몸상태가 최악이라 이 면역력으로 인도에 계속 있으려는 건 욕심인 거 같고,

그렇다고 태국으로 도피하자니 힘들게 온 인도여행을 이렇게 말도 안되게 마무리 하는 건 넘흐 속상하고...


빨리 몸상태가 나아져야 하는데 쭉쭉 빠져가는 살들과 함께 같이 빠져가는 기력으로 인도여행을 포기하려는 마음이 점점 커져갔다.


일단 하루 더 견디며 생각해보기로 마음 먹었다.


그리고 혹시 내일 퇴원을 한다면 내일은 꼭 한국 왕언니가 머무는 에어컨 나오는 숙소로 옮겨야 겠다고 마음 먹었다.

 

지루한 시간은 그래도 흐르긴 해 오후 시간이 되고 간호사가 종이 한 장을 들고 들어왔다.


그 종이는 바로 입원병원비 내역서였다.

 

내가 가장 궁금해하면서 가장 두려워했던 바로 그것.

병.원.비.내.역.서.


오늘까지 내가 입원한 날은 총 3일.

그동안 항생제와 링거와 주사들을 투약받았고 1인실에서 3일 묵은 거, 그리고 다 남겼지만 여하튼 하루 세 끼 받은 식사.


이것들의 총 합은 과연 얼마일까.

흠.... 두려웠지만 어차피 한국에서 받을 돈이라 여겼기에 용기를 내 종이를 받아들었다.


일단 손으로 대강의 내역을 적은 종이 한 장.


 헐...... ;;;; 

일, 십, 백, 천, 만....... 

3...5...0....0........0........루피가 넘는.....거....?


여기서 며칠 전까지 불과 10루피짜리 에그롤을 먹던 내게 단 3일의 병원 생활비로 청구된 금액이 35,000루피.......?


정말 내 눈을 의심할 수 밖에 없었다.


아무리 외국인이고 보험이 없다고 해도 인도라는 나라에서 3일의 입원비가 어떻게 우리나라 돈으로 875,000원??

이때부터 내 맘은 안절부절 못하는 상태가 되었다.

종이를 주고 나간 간호사를 다시 불러 난 다급한 목소리로 담당 선생님을 언제 만날 수 있냐 물었다.

그녀는 저녁 6시 이후 선생님이 오실 수 있다 했고 난 그럼 그와 직접 이야기를 하겠다 했다.

 

갑자기 온 몸이 떨려왔다....


만약 이 의료비를 한국에서 보험료로 돌려받지 못한다면 난 대체 어찌되는 것인가....... ㅠ.ㅠ


그동안 찌질하게 120루피짜리 파라곤호텔 도미토리에서 빈대들과 사투하며 아끼고 아낀 돈인데

이 말도 안되는 상황으로 만약 내 피같은 돈을 날린다면 억울해서 난 어떻게 하나....


이럴 줄 알았으면 하루 5000루피짜리 고급호텔에서 편하게 머물며 좋은 음식들만 먹고 호화스럽게 지내는 거 였는데.

 

갑자기 온갖 후회가 몰려오기 시작했다...


왜 그리 지지리 궁상맞게 여행을 했을까.

이 병원비면 담 며칠이라도 나 인도에서 정말 호화스럽게 여행해 볼 수 있는건데... ㅠ.ㅠ


뭐 후회해봤자 소용없는 일이니 지금에와서 지난 일을 후회하기보다 일단 앞으로의 일이 문제였다.

난 하루빨리 이 병원을 탈출해야만 한다.


혹시나 보험료를 못받는 최악의 상황이 펼쳐질 수도 있으니 난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야만 했다.


그리고 이후 담당 의사선생님이 방으로 오셨다.


난 떨리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바짝 정신을 차린 채 의사선생님께 내 의사를 전달했다.

 

왜 병원비가 이렇게 비싼지, 그 자세한 내역을 뽑아주실 수 있는지,

그리고 왜 내 의견을 묻지도 않을 채 이 비싼 독실에 입원시켰는지를.


사실 제일 화가난 상황은 세 번째 이유였다.


도대체 왜 이 병원은 내 의사도 묻지 않은 채 날 독실에 입원시켰을까.


혹시 이 병원엔 입원실이 1인실밖에 없는 것일까...

아니 아니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건 말이 안된다. ㅡㅡ;;

여하튼 나는 차근차근 설명하고 물었다.

의사선생님은 먼저 내게 의견을 묻지 않고 1인실에 입원시켜 미안하다 사과했다.


................. 그래............. 다인실이 있었던게지.......... 흑....... 


하지만 그가 말하길,

난 외국인이라 내국인과 같이 입원시키기 힘들어 1인실을 줬다는 내용...... ;;;

 

뭐.... 그것도 말이 안되는 이유는 아닌데.... 그렇다고 이렇게 비싼 방을 꼭 줄 필요는 없었지 않은가.

게다가 매시간 욜리 마구 방에 들어와주시는 간호사 언니야들 때문에 난 제대로 쉬지도 못했단 말이다!!!!!


그리고 내가 한국으로 돌아가 보험료를 잘 받을 수 있도록 서류는 다 제대로 끊어준다며 약속했다.


그러며 "No problem, no problem."을 외치며 웃는데 정말...... ;;;

맞다... 여긴 인도였지..... 새삼 깨닫게 해줘서 고맙다, 정말.......

 

짧은 영어로 여기까지 컴플레인하기도 힘들었기에 웃음지으며 걱정말라는 그에게 더이상 할 말이 없었다.


그렇담 내일은 꼭 퇴원을 해야겠으니 꼭 시켜달라 부탁했다.

이렇게 한 마디를 덧붙이며.. "No money."라고.


No money라는 말이 진심으로 다가왔는지 ㅡㅡ;; 그는 내일 퇴원을 하라 했다.

 

휴..... 여기서 오늘 밤 하루 더 묵으면 50,000루피 찍겠지. ㅠ.ㅠ

꼭 한국으로 돌아가면 보험회사에서 돈을 받아내야겠다.

 

이렇게 여러가지로 머리가 뽀개지려는데 이 의사쌤, 갑자기 사진을 같이 찍자고 한다.

역시 이 사람 10,000% 인도인이 확실하다. ;;;


뭐 이것도 추억이라면 추억이니 그럽시다. 쿨하게 사진 한 방 찍읍시다.


난 내 카메라를 꺼냈다.


그는 자신의 핸드폰 카메라로 사진을 먼저 찍고 내 카메라로 찍자고 했다.






그리하여 남게 된 그 추억의 사진 한 장, 바로 이거다.


지금 생각하니 이 사진 남기길 참 잘했다 싶다.

역시 지난 일은 다 추억이 됨이 확실한 듯. 솔직히 보험료로 병원비를 다 받았으니 지금 추억이라 말할 수 있는 거겠지만. ㅋㅋ

 

 

그리고 다음날 난 예상한 금액보다 초큼 적은 48,000루피 정도를 지불한(담당 의사선생님이 병원비를 좀 깎아주셨다는...) 영수증을 들고

당당히 퇴원했다. 그리고 난 그길로 바로 럼궁가를 갈 때 왕언니에게 맡겨놨던 배낭을 찾으러 언니 숙소로 향했다.

 

에어컨이 나오는 언니의 숙소로 간 난 더이상 에어컨이 없는 곳으로 갈 자신이 없음을 단박에 깨달았다.


그래서 좀 비싸지만 같은 건물에 방을 잡았다.  


그리고 결심했다...


이번 인도여행은 여기까지이구나,라고.

난 타지마할도 그렇게 꿈꾸던 바라나시도 못갔지만 더이상 인도여행을 계속할 수 없는 몸상태였다.

이미 5kg이상 빠진 것 같은 몸과 마살라 냄새도 맡지 못하는 상태라 음식문제까지 걸렸기 때문이다.


그렇게 난 꼴까타에서의 3주 여행으로 이번 여행을 마무리 할 결심을 했다.


그리고 방콕으로 돌아가는 티켓을 예매했다.

 

나중에 또 기회가 있겠지...

그렇게 먼 나라가 아니니 꼭 금방 돌아올 수 있을거야,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며 인도에서의 마지막을 준비했다.

 

그 마지막 밤을....

 

난.....

 

클럽으로 마무리........ ㅎㅎㅎㅎㅎㅎ

 

아파서 밥도 못먹는 상태로 클럽은 가려는 나...... 


촘 대박이다. ㅋㅋ

 

그렇게 함께 갈 사람을 모으고 난 조용히 메이크업을 했다.



 

 

 

 

그리고 이 다음 날...

 

아침 비행기를 타고 태국여행을 위해 방콕으로 날아갔다.

 

우연히 숙소 1층 로비에서 만난 한국인 여행자 4명과 함께.

 

 

 

이렇게....

내 첫 번째 인도여행은 꼴까타에서 조금은 허무한 듯 짧게 끝났다.

하지만 그 짧은 시간 안에 여러 일들이 일어났고 내 기억속에서 여러 추억으로 남았다.

 

India.




정말 언빌리버블한 나라이다.

가보지 않으면 절대 알 수 없는 나라,

바로 인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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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마어마하게 고생하셨네요.. 진짜.. 저도 인도는 바라나시를 한번 꼭 가보고 싶어서 언젠가 도전하려고 하지만..... 역시.... 만만찮은 동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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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 인도는 정말 장염만 이겨내면 천국일듯요~~
진짜 멋진 나라에요. 비록 한 도시밖에 가보지 못했지만. ㅠ.ㅠ
저도 언젠가 바라나시를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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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병원 ㅜㅜ
타지에서 아프셔서 더 힘드셨겠어요 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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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좋은 추억. ㅋㅋㅋ

이런 경험을 살면서 언제 해보겠어요. ㅋㅋ
그것도 인도같은 나라에서. 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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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ㄷㄷㄷㄷ 엄청난 인도여행이네요! 대박 ...정말고생 많으셨어요~ 그리고 마지막 클럽은 진짜짱이예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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