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여행스토리
2012-09-12
[토종감자 수입오이 이야기] 퀘벡 시티 3. 전쟁과 평화
미주 > 캐나다
2011-06-10~2011-06-12
자유여행
0 2 690
토종감자

 

  
좁아지는
,퀘벡

 

 

오늘 아침은 개운한 기분으로 일어나 상큼한 샐러드와 메이플 향이 은은하게 나는 베이컨으로 배를 채우는 여유를 부릴 수 있었다. 이것이 다 친구의 친구의 친구집이 조용하고, 아늑해서 모처럼 숙면을 취할 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아침은 빈약한 사회성을 가진 감자와 오이에게는 엄청난 용기가 필요했지만, 어제 주인이 권한대로 그 집 발코니에서 먹기로 했다. 그집 가족들과 많이 마주칠걸 대비해 심호흡을 27번쯤 하고 올라갔는데, 막상 그들은 이미 일찌감치 일어나 식사를 마치고, 마당구석에 거름 만들기에 여념이 없었다. 외국 마당이 있는 집들에서 가끔 볼 수 있는 풍경인데, 음식물 쓰레기를 한곳에 흙, 지렁이와 함께 파묻어 거름을 만든다. 그래서 이런 집들에서는 지렁이들이 매우 사랑을 받는다. (감자도 지구를 사랑하지만 이것만은 으깬감자를 만든다고 협막해도  불가능한 부분이다. 음식물 쓰레기를 건드리는것만도 싹난 감자처럼 퍼렇게 질릴 마당인데, 지렁이라니!) 그들은 마당에서 상냥하게 인사를 건네며 우리가 이미 아침먹고 나간줄 알았다고 소리친다. 아니, 아직 9신데...아침잠 없는 건 몬트리올사람이나 케벡사람이나 마찬가진가 보다. -_-; 어쨌거나 이 밝고, 부지런한 사람들 덕분에 우리까지 기분이 업되서, 남의집 발코니에서 여유를 쭉쭉 부리며 느릿 느릿 아침을 먹고, 본격적인 시티투어에 나섰다.

 여기서 잠깐. 대체 퀘벡(영)또는 케벡(불)이 무슨 뜻일까? 알고보니 이것은 영어도 불어도 아닌 바로 토착민이었던 알곤킨족의 언어에서온 단어로 강이 좁아지는 지형이라는 뜻이랜다. 그러고 지도를 보니, 정말 그렇구나. 알아야 보인다는 말, 다시한번 실감.

 도시는 중세, 근대, 현대, 프랑스식 건물들이 마구 뒤섞여있어 컬트영화를 한편 보는 기분이 들었다. 특히 여기저기서 햇살에 반짝이던 촌스럽기도 하고, 특이하기도 한 은색 지붕들이 기억에 남는다. 그러나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으니, 바로 도시 외곽의 어정쩡한 마무리. 이게 임시로 방편인지는 모르겠으나 아스팔트를 대충 덧대 막아 물길을 만들어 놓았다. 그러나 임시라고 생각하기엔 누가 단단한 아스팔트로 임시 구조물을 만드나? 여기엔 그 "한번 했으면 땡"이라는 사고가 적용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야말로 옥의 티, 치즈케익 위에 날아든 후추가루 같은 존재였다.

 

 



 

평화로운

전장 기억

전쟁터공원 

  

우리 소박한 야채들은 퀘벡시의 지도나 그 흔한 스마트폰하나 없었으므로 구글지도에서 봤던 기억을 최대한 살려 대략 발길 닿는대로 관광을 시작했다. 그래도 어제 갔던 길은 최대한 피하자는 의도에서 남쪽을 향해 걷다보니 이야...무릉도원, 안가봤지만 여기가 거기라면 믿겠다. 어느 공원에 다다랐는데, 내 평생 본 공원중 가장 평화로운 느낌이랄까? 저 멀리 보이는 성을 배경으로 세인트 로렌 강을 내려다보는 배나온 아저씨. 배따위는 신경쓰지 않아라는 자세로 눈을 가늘게 뜨고 널어져있는 모습이 참 평화로와 보인다. (위사진 : 개인의 사생활을 존중하여 얼굴은 찍지 않았습니다 ^^;) 군데 군데 커플들이 데굴거리는 가운데, 아이들이 사방팔방 뛰고 소리지르는데도 서로 거슬리지 않을 만큼 공원은 넓고, 여유로왔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이 평화로운 공원에 저게 뭔가? 대...포? 애들 전쟁놀이 하라고 만들어 놓았다고 보기엔 너무 정교하고 튼튼해보이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이곳은 이름하야 배틀필드 공원, 바로 전쟁터 공원이다. 옛날 프랑스와 영국이 땅따먹기 하던 시절 전쟁이 매우 치열했던 곳이란다. 지금은 공원이 되었으나 옛 과오를 잊지 말자는 취지에서 양군 모두의 기념비를 세워주고, 전쟁의 잔해들을 군데군데 남겨두었다.

그래서 이 기념비적인 곳을 놓칠세냐, 아시아인에대한 서양인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 요새앞에서 사진 한장 박아주고~ (서양에서 아시아 사람들은 사진을 미친듯이 찍어댄다는 고정관념이 있다 -_-; 맞는 말이기도 하지만 사실 자기들도 만만치 않다. )

 

 


 그런데, 아까부터 어디선가 누군가 삑삑 휘파람을 불어댄다. 너냐? 응? 

독수리가 내는 소리라고 보기엔 거리가 훨씬 가깝고, 메아리가 적다. 어떤넘이야?

 


아무래도 이녀석 같은데...

대체 이게 뭔가? 오동통한것이 막 가서 쓰다듬고 싶게 생겼으나 잽싸게 도망가서 가까이 갈 수가 없다.


짜잔. 그 복실이를 10여분을 쫓아댕긴끝에 잡아낸 클로즈 샷.

그렇다. 그 휘파람의 정체는 바로 이녀석, 마르모트이다. 예전에 알프스에서도 한참 정체모를 소리에 여기저기를 뒤지게 만들었던 바로 그 녀석인것이다. 두더지같이 땅을 파고 들락달락, 하도 움직여서 사진사의 속을 부글부글 끓게 만드는 얘는 두더지와는 달리 눈이 퇴화되지 않았고, 크기도 작은 개정도로, 복실복실 한것이 너무 귀엽게 생겼다. 그런데, 이런 신기한 야생동물들이 공원에서 사방 팔방 삑삑거리며 나잡아 봐라라는 식인데,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다. 우리나라 같았으면 애들이 쫓고, 어른이 기겁하고, 사진기 후레쉬 팡팡 터지고 난리도 아니었을텐데...얘들 역시 몬트리올에서의 다람쥐 대접을 받는다. Dog.무.시.

뭐 많이들 봐서 그렇겠지만 난 이녀석을 이리 가까이 보기는 첨이어서 완전 들떠 12cm 킬힐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잔디밭을 후라이팬에 볶아지는 감자마냥 이리 뛰고 저리 뛰었다.


6월의 싱그러움. 


웬 나무 사진? 웬 나무가 아니다. 얘가 그 유명한 메이플 시럽을 만들 수액을 제공해 주는 메이플 나무


 아이스크림 텐트 천막에 자리잡은 새 둥지와 아직 눈도 못뜬 아기새. 엄마새는 아이스크림 사러 갔나보다. 

캐나다, 이곳엔 이렇게 손닿을 곳에 자연이 삐약대고 있다. 


생각보다 투명하지 않아서 실망했던 세인트 로렌강. 그래도 평화롭기 그지없다.

곧 바다로 나갈텐데, 강물은 설레이지도 않나, 변함없이 차분하다. 해탈 준비 완료.


해탈하는 강물에 감동받아 덩달아 해탈하는 내머리.

 

샛노란 나뭇잎을 가진 알수 없는 식물과 강한 대비의 말보로 점퍼소년 그리고 푸른하늘. 


누가 차를 식탁에 올려놨어?

ㅋㅋ 얼핏보면 누가 피크닉용 식탁에 차를 파킹해놓은것 처럼 보인다. 사실은 광폭 타이어덕분에 차체가 높은 산악용 차.


"나는 기억한다."

퀘벡시 표어에서부터 묻어나는 전쟁의 비장함. 아기자기한 마을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간혹 이렇게 쌓여 있는 포탄을 볼 수 있다. 평화주의자 오이군은 찍지말라고 난리다. 그러나 난 아시안. 찍어야 소화가 된다.


 평화로운 강을 바라보는 대포. 여전히 그들은 쉴 수 없다. 끊임없이 올라타는 어린이들 때문에.

총구에 꽃을 꽂았던 히피들이 생각난다. 

 

 나는세계,그 이름

관광객

 

  공원을 벗어나 시내를 돌다가 이상한 곳에 도착했다. 온통 튼실한 성벽으로 둘러쌓인 미로같은 곳이다. 이게 뭐래? 설명을 찾아 어리버리 둘러보고 다니는데, 어떤 정부 기관 유니폼을 곱게 차려입은 언니가 우리곁으로 와서 상냥하게 묻는다.

 "도와드릴까요?"

 "네, 이게 뭐예요?"

 "이건 시타델 입니다. 점령해있던 프랑스군을 몰아내고 영국군이 이곳을 차지했을 때 세운 요새지요. 가장 내부는 안내원하고 정해져있는 시간에만 들어갈 수가 있어요. 원하시면 가보셔도 되요."

오이군은 기쁘게 "네~"한다. 그러나 어제 아침, 상냥함에 한번 당했잖아? 곱게 들여보내줄 이들이 아니다.

"공짠가요오?"

"아니요. 가이드비를 내셔야죠."

공무원이고 뭐고 짤도 없다. 우리만 보면 다들 돈내놓으라고 난리다. -_-; 그래서 우리는 그냥 성벽을 따라 돌아다녔는데, 참 크기도 하지. 저질 체력, 빛을 발한다. 성벽위에는 자유롭게 비키니를 입고 선탠하는 여인네들, 구릿빛 피부와 적당한 근육으로 범벅한 상의 누드의 캐네디안 남정네들이 널려있다. 많이 봤지만, 공원에서의 썬탠은 여전히 신기해 보이는구나. 그래서 열심히 본.다.

참 화창한 날, 시타델은 도시 경관과멋지게 어우려져 있었다. 그런데...저게 뭔가? 계단아래...줌을 당겨보니 누가 도시락을 먹다가 패대기치고 가버렸다. 왜 대체 이 멋진 곳에 이런짓을 하고 싶은 사람이 있는걸까?

개념없는 관광객들 또 그 개념없는 애들 돈 뜯으려고 사방에 상냥한 웃음으로 무장한 장삿꾼들. 순박한 야채들을 지치게 한다. 

 

  

 

에 본

동화속

 

 

낮에본 동화속은 훨씬 더 분주하고, 활기차구나. 어디선가 대장장이가 망치를 두드려 주면 완벽하겠구만.

우리는 유명하다는 노트르담 성당에 가고 싶었는데, 결국 헷갈려서 이름이 비슷했던 다른 노트르담에 들어갔다. -_-; 화사한 내부의 부티나는 성당이었는데, 관광객이 많은건 당연하고, 다들 줄서서 신부님과 사진을 찍느라 복작대고 있었다. 성스러운 느낌이 부족해...

그리고 대망의 프론트낙 성. 이야하...참 그야말로 "성"같이 생겼다. 적당히 화려하면서도 믿음직한 튼튼함. 자태만으로도 뭔가 모를 위용이 퍽퍽 뿜어져 나왔다. 감정표현이 드문 키키군이 "튼튼하게 생겨서 맘에 들어. 남성적이야!" 라고 했다. 근데, 이거 호텔인데...가격은 알아보고 싶지 않구나.

그 다음은 지역 명물인 푸틴먹는 시간. 아좋아, 아좋아, 아좋아. 아좋아 >_<

갈색으로 튀긴 감자에 만든지 얼마 안되는 약간 플라스틱느낌이 나는 체다와 그래비 소스 비스므래한 것을 얹어 먹는 것인데, 우리는 그것의 싸이즈 개념을 미처 파악하지 못했다. 그래서 헝그리 오이는 대짜를 동족상잔에 맘이 아픈 감자는 중짜를 시켰는데...왼쪽 사진같이 나왔다. 한참 먹고있는데, 주방장 아저씨가 나와서 정말 우리가 다 먹을거냐고 묻는다. 참고로 자기는 소자도 아닌 미니 사이즈를 먹는다고...


이렇게 맛난 푸틴으로 배를 든든히, 정말 든든히 채우고, 집으로 들어왔는데, 아직도 해가 반짝인다.

우리가 일찍온건 아니고, 여기 위도가 높아서 해가 대략 10시쯤에 진다.

맞은편 집 아저씨의 여유로운 저녁 시간 도촬. 아으~나도 울집 벽에 그림 그리고 싶어. >_<

 

물론 빈손으로 들어온건 아니다. 관광객이니 기념품이있어야하지 않겠는가? 메이플 시럽과 위스키로 만든 리커.

울트라로 닮에도 불구하고 짐 무거운걸 싫어하는 우리는 이것을 그날 다 해치워야 했다.

방법은 앵그리버드. 파괴점수가 더 낮은 사람이 반샷씩 마시기. 짐줄이기에 효과적이다. ^^

이 글과 연관된 원투고 추천 여행상품
프로필이미지

성당 내부가 아름답군요~~당장이라도 가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습니다~!!ㅎㅎ

프로필이미지

예, 밝아서 기분좋은 성당이었습니다. 그런데, 사람이 너무 많고, 좋게말하면 너무 부티나서 친근감은 안가더라구요. ㅎㅎㅎㅎ 그래도 사진 찍기는 좋은 곳이었어요. ^^;

프로필이미지

감자님 여행시리즈 너무 재밌어요!! 글올라온거 보고 어찌나 반갑던지 ㅎㅎ 이번편은 굉장히 평화롭군요^^

프로필이미지

오옷,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퀘벡시티에서는 오랜만에 평화로운 여행을 했었네요. ㅎㅎ

프로필이미지

토종감자님 스토리가 너무 재미있어서, 처음부터 다시 보고 있어요~^^
잘보고갑니당~~!!

프로필이미지

어멋! 감사합니다. 가끔 제가 말이 좀 많아서, 읽으시는 분들이 다 읽기 귀찮으신건 아닐까 고민하고 있긴 합니다만...ㅎㅎㅎ 재밌게 읽어주시니 힘이나서 더 길게~! ㅋㅋㅋ 는 아니구요. 나눠서 쓰는 방법을 채택할까 합니다. ^^

프로필이미지

사진을 정말 잘찍으시네요~ 마치 제가 여행간것 처럼^^

프로필이미지

감사합니다. 사진찍는거 너무 좋아해서 거의 중독 수준...여행다닐 때 2분 간격으로 안찍으면 불안합니다. -_-;;



KEB하나은행
283-910007-33104
(주)에픽브레인


월~금:AM 09:00 ~ PM 06:00
점심시간 : PM 12:00 ~ PM 01:00
토요일,일요일,공휴일 휴무


1899-1209
(주)에픽브레인 대표 : 이종광 / 주소: 서울시 중구 서소문로 38길 센트럴타워 606호 / 대표전화 : 1899-1209
사업자등록번호:220-88-30896 / 통신판매번호 : 제2016-서울중구-1411호 / 관광사업등록번호 : 국내 제2016-28호, 국외 제2016-75호
공제영업보증서 : 국내 제01-13-0189호, 국외 제01-13-0190호 / 개인정보관리책임자 : 김경현 / E-mail : master@12go.co.kr

COPYRIGHT 2013 12GO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