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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
2015-04-12
[해외축제]남미 3대 삼바 축제, 이것이야 말로 광란의 밤, 엔까르나시온-파라과이
미주 > 중남미
2014-08-29~2015-03-10
자유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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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ae Song

Encarnacion - Paraguay

남미 3대 삼바축제, 이것이야 말로 광란의 밤


 




20150207

덥다그래도 살 것 같은 더위하지만 노숙은 날씨가 좋다고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남미에서 세 번째로 유명하다는 엔까르나시온의 삼바축제 티켓을 사기 위해 온 종일 시간을 보냈다








해변(사실은 강변주민들은 해변이라 부르더라)의 티켓 판매처엔 이미 암표상들로 인해 티켓이 매진된 상태여서 티켓을 판매하는 여직원마저도 부스 앞에 진을 치고 있는 아저씨들을 소개해주는 이상한 구조가 되어있었다정가로 사면 저렴한 건 몇 천원부터 있고 비싼 것이라고 해봤자 원래는 일이 만 원 하는 것들인데 암표상들의 손으로 넘어가니 가격이 낮게는 1.5배부터 많게는 2배 3배까지도 뛰어버린다.

 



그러나 우리 부부에게 엔까르나시온 삼바축제의 티켓을 사는데 있어서 메뚜기 점프하듯 뛰어버린 티켓가격보다 더 어려웠던 점이 있었다면 바로 카니발의 행진을 어느 좌석에서 보는 것이 좋은가?’였다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축제를 즐기고 난 터라 다시 산다면 어딜 사야 저렴하면서 괜찮을지 당연히 알 수 있겠지만 그땐 아니었다입구에 사야 할지 종착지에 사야 할지아니면 중간 애매한 곳에 자리를 잡아야 할지강 쪽을 바라봐야 할지 등져야 할지 좌석 배치도를 아무리 뚫어져라 쳐다보아도 전혀 감이 오지를 않는다.

 



결국거의 입장시간 8시 반 정도가 다 되어서야 티켓 구매 미션을 완수할 수 있었지만이 표를 잘 산 게 맞는지 아닌지는 가 봐야만 알 수 있는 노릇이었다.











그래도 오늘 티켓 구매로 인해 홀라당 시간을 다 내다 버렸다고 말하기엔 엔까르나시온 시내 구석구석을 누비며 본 것이 참 많다같은 길을 서너 번 빙빙 도니 그다지 크지 않은 이 강변 도시의 분위기에 금방 익숙해졌다













우리가 나중에 이 도시를 아순시온을 수도 삼은 도시 파라과이에 속한 곳이라고 기억이나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엔까르나시온은 특별해 보였다












더웠지만 살인적인 더위는 않았고 사람들의 눈빛에선 긴장이나 초조함을 찾아볼 수가 없다.

 

 









한마디로 참 살기 좋아 보이는’ 도시랄까











아마도 파라과이에서 사업으로 돈을 많이 번 사람들은 엔까르나시온의 멋진 해변이 내다보이는 어딘가에 별장을 하나씩 다 가지고 있을 것이다. ’이런 곳에 살고 싶다!‘라는 생각을 거리를 걸으며 수도 없이 한 것 같지만한국에서도 너무 먼 땅 남미의 정 중앙에 콕 박힌 점엔까르나시온이 그려진 세계지도를 머릿속에 그리니 그냥 아찔하기만 해 바로 바로 생각을 접어야만 했다.

 





 






다리가 아파 슬슬 암표를 구매하는 것이 재미도 없고 짜증도 나기 시작할 때쯤 

우연히 카니발을 준비하는 클럽의 창고를 지나게 되었는데 












시커먼 동양인 관광객 둘이서 멀뚱하게 서서 밖에 내어놓은 깃털로 만든 날개 쭉지를 신기하게 바라보고 있으니 스텝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들어와서 직접 착용해보란다








 





부끄러워 한 오 초 정도 머뭇거리다가(사실은 구경 후에 대부분의 관광지에서처럼 팁을 요구할까 봐 머뭇거린 것도 조금 있었다흥미로운 표정으로 화려한 카니발 주인공들의 날개를 어깨에 얹어 보았다











이렇게 무거운 걸 어떻게 어깨에 메고 행진을 한다는 건지

설마 춤을 출 때도 이런 걸 메고 춤을 추진 않겠지 생각이 들 정도로 무거웠다















나중에 보니 어깨는 물론이고 머리엔 엄청나게 무거운 깃털 모자를 쓰고 15cm는 족히 넘어 보이는 무시무시한 하이힐을 신고 춤을 추더라대단한 사람들이다















동양인 부부 둘이서 사진도 찍고 진심으로 좋아하는 것이 재미있어 보였는지 우리에게 모자도 씌워보고 신발도 신겨 보며 그들의 핸드폰으로 우리 부부의 사진을 연사로 찍어댄다














남의 옷 입고 변장 놀이하기 좋아하는 마누라도 신나고큐빅 빼곡하게 박힌 장인의 신발을 신어 본 신랑도 신이 났다.

















 



파라과이에서 많이 먹는 고기 꼬치를 하나씩 입에 물고 카니발이 열리는 곳을 향해 걸어갔다











리 좌석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무대 뒤편으로 나 있어 뒤로 돌아들어가는 길에 화려한 축제의 마지막 밤을 위해 마지막 점검을 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가까이서 보니 어딘가 엉성해 보이는 것들도 있었지만 조금 뒤 화려한 조명 아래를 지날 땐 그 어느 때보다 멋있게 보일 것이다











저녁이 밤이 되는 시간과 가로수의 불빛과 화려한 카니발의 조연들이 아름답게 어우러지는 순간이었다.

 

관중석에 너무 일찍 들어왔는지 사람들이 거의 보이질 않는다











맞은편 좌석엔 부지런한 관객들이 종종 차 들어오기 시작하는데 우리 쪽 부스엔 사람들이 거의 없다저쪽이 더 싼 표라는데 왜 난 저쪽이 더 좋아 보이지





불안한 마음으로 오늘 밤 우리 부스에서 함께 열광하며 축제의 밤을 보낼 동지들을 기다렸다

까마득한 무대를 걸어보기도 하고











신랑 무르팍에 얼굴을 묻고 졸기도 하며 한참을 기다리니 원래 시작하기로 했던 시간에서 1시간 정도는 훌쩍 넘어 이제야 축제가 시작되었다파라과이 역시 라티노 타임을 적용해야 했던 것이었다.

 





화려한 깃털 장식한 미스 파라과이 언니가 입장해 사부작사부작 걸어 나오는 것으로 축제는 막을 올렸다











그리고 그녀의 입장과 동시에 우리는 우리의 좌석 선택이 굉장히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토록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후 구매한 까마로떼석은 삼바 퍼레이드가 거의 끝나가는 곳이었기 때문에 우리 앞을 지날 땐 앞에서 모든 에너지를 소비한 출연진들이 숨을 헐떡이며 춤을 추는 둥 마는 둥 하며 걸어 들어오는 것이 아닌가











티켓 장수의 말과는 달리 음료고 빵이고 아무것도 받지 못하고 좌석도 좋지 않고심지어는 출연진들의 뒤통수만 봐야 할지라도 열정의 춤 삼바를 제대로 누리려면 입구 쪽에 조금이라도 더 가까운 좌석을 샀어야만 했다


입구 쪽의 상황이 실시간으로 중계되는 화면을 바라보며 목이 빠지게 기다리다 진짜로 목이 빠질 뻔하였다.







 

 

 




몇 분을 화면으로만 간접적으로 축제를 즐기며 인내로 기다리니 드디어 댄서들이 우리 부부가 앉은 까마로떼 석 앞으로 지나간다평소에도 댄싱9과 같은 댄스 관련 프로그램을 함께 즐겨보기도 하고 유명 댄스 공연이 있으면 어렵게라도 표를 구해 함께 즐기기도 하는 우리는 엄청난 기대와 함께 온몸을 앞으로 향하고 삼바의 열기로 빠져들 자세를 갖추었다














그러나 화면에서 열정적으로 엉덩이와 가슴을 흔들어대며 음악에 몸을 맡긴 그녀들이 막상 우리 눈 앞으로 우르르르 등장하자마자 우리 새신랑과 새색시는 덜렁덜렁거리는 그녀들의 살덩어리들을 바라보고는 그만 부끄러워 고개를 돌리고야 말았다













아니서른이 넘은 유부남녀도 어색할 만큼 선정적인 이런 쇼를 내 옆에 앉은 쥐똥만 한 어린이들이 어떻게 이렇게 즐기고 있는 것이지대단한 문화적 충격이 우리 부부를 휘감았지만다행히도 다음 순서는 이 동네 할리 데이비슨 클럽의 행진이어서 잠시 숨을 고를 수 있었다










할리 데이비슨을 사랑하는 참 여러 모양의 사람들을 흥미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와중에도 우리 신랑은 아직까지 부끄러움이 채 가시지 않는가보다.


 










이런저런 광고성홍보성 퍼레이드가 끝나고 정말로 본격적인 삼바 대회가 시작되었다














각 클럽이 순서대로 행진하고번호표를 달고 나오는 대표 주자가 여기 저기 앉아있는 심사위원들의 평가를 집중적으로 받게 돼 해마다 삼바의 여인을 뽑게 된다













이곳의 여인들은 아주 어릴 때부터 화려한 삼바의 삶을 꿈꾸며 자라온단다

그래서 중간중간 삼바 꿈나무들의 아직까진 많이 어색한 삼바 공연도 감상할 수 있다
















삼바라 한다면 엄마 세대의 유명한 트로트 가수가 부른 삼바의 여인밖에 모르고 퍼레이드라 한다면 디즈니랜드에서 본 꿈과 희망이 가득한 인형 같은 언니들의 행렬이 가장 충격적인 내게 파라과이에서 처음 접한 삼바 퍼레이드는 충격 그 자체다.

 











관객들의 자세는 열광을 넘어서 광기에까지 이른다











아빠 어깨에 올라타 옆 좌석 처녀들 뒤통수에 눈 스프레이를 가차 없이 뿌려대는 꼬맹이들부터 











구석에 혼자 앉아 음흉한 눈빛으로 아름다운 댄서들을 바라보는 중년의 남성까지 












각자의 원함대로 누구도 말릴 수 없는 흥에 젖어있다














우리는 입을 쩍 벌리고 서서 길쭉길쭉한 팔다리를 쭉쭉 뻗어 가며 엉덩이를 흔들어대는 댄서들을 넋을 놓고 바라보다가













일 년에 한 번모든 것이 용서되는 면죄부를 받고 

꽁꽁 숨겨두었던 유흥본능을 쏟아대는 관객들을 번갈아가며 바라보게 된다














왕년에 디스코텍에 가서 춤 좀 춰 봤다던 마누라는 삼바의 흥에 좀 젖어볼까 하여 남들 몰래 손가락 발가락을 살금살금 움직여보기도 하였지만내가 자란 대한민국의 음악교육엔 삼바의 리듬을 가르치는 과정이 없어서였을까 도무지 뻣뻣하기만 한 내 모습을 참을 수가 없어 금방 그만두게 되었다.









 







 

 





9시가 되기 전부터 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으니 3시간이 넘도록 서서 댄서들의 행진을 바라보았는데 자정이 넘어서야 꽉 찬 관중석의 열기는 식을 생각을 안 한다옆 사람에게 물어보니 이 행진은 동이 틀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며 진짜 축제는 이제부터 시작이란다













비지떡이긴 해도 우리 형편에 비해선 꽤나 비싼 표를 내고 들어왔지만우린 아침이 될 때까지 여기서 이들과 함께 열광할 자신이 없었다몸도 몸이지만 이 군중들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어리벙벙하게 서 있는 우리의 모습이 참 어울리지 않아 보여서이기도 하다


우리보다 먼저 도착해 5살 남짓한 딸아이를 발밑에 재워두고 자정이 넘은 이 시각까지 삼바에 빠진 저 아줌마가 진심으로 대단해 보일 뿐이다.





 

술로 가득 찬 커다란 아이스박스와 무자비하게 뿌려지게 될 눈 스프레이를 양손 가득 잔뜩 들고 이제야 열광의 도가니로 입장하는 청년들의 무리에게 우리 부부가 미리 와서 맡아놓은 명당을 내어주고 도망치듯 빠져나왔다













무대 뒤가 이렇게 평화로울 수가 없다



긴장이 스르르르 풀리는 느낌그럼에도 불구하고 갑자기 달려와 얼굴에 눈 스프레이를 뿌려대는 아이들을 언제나 경계하고 있어야 한다밖으로 나와 무대 뒤를 들여다볼 수 있는 쥐구멍 사이로 얼굴을 빼꼼 내밀었더니 때마침 아까 우리 부부가 머리에 쓰고 어깨에 메고 즐거워하며 사진을 찍고 놀았던 그 클럽의 행진이 지나가고 있다












반가운 마음에 급하게 셔터를 눌러댔다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고 나만 알아본 것 같아 민망했지만 뭔가 오늘 할 일을 다 하고 퇴근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카니발스페인어로 까르나발carnaval의 말뜻은 바알 신(구약의 우상)에게 고기를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구약 성경에 나오는 소리를 지르며 춤추고 노래하던 우상에게로의 제사가 이런 모습이었겠구나 싶었다












과거 교회가 사순절 고난주간을 금욕보내기 전성도들에게 금욕하기 전에 마음껏 놀아!’하며 공식적으로 죄를 허용해준 기간이 바로 이 카니발-까르나발의 기원이 되었다는 설이 있다












마누라는 카니발의 현장을 바라보며 사람이 어떻게 저렇게까지 놀 수가 있지?” 라고 10번은 넘게 말한 것 같은데













생각해보니 금욕의 시간을 갖기 전 작정하고 노는 것이니 저렇게 놀 수 있는 것이구나 싶다












카니발이 뭔지도 모르고 일단 말로만 듣던 삼바 축제라며 신나게 축제에 입성한 우리 부부는 이렇게 정신이 혼미해져 넋 나간 표정으로 퇴장하게 되었다







그리고 앞으론 브라질이건 어디건 삼바 카니발은 더는 안 오는 걸로

브라질 리우 데자이네루이건 브라질 상파울로 건 간에 

엔까르나시온의 삼바 축제만으로도 우리 부부에겐 bastandte(충분한)한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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