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바울 성당 The Ruins of St. Paul's - 홍콩 마카오 혼자 여행

여행자들이 뿜어내는 에너지가 느껴진다. 나이 든 사람들 마저 어린아이가 된 눈빛으로 신기한 표정을 지으며 비록 어색하지만 카메라 앞에서 미소를 지어내며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뭔가 해냈다는 뿌듯함이 느껴지는 표정. 그 에너지가 느껴지는 곳에 가면 나도 왠지 여행자가 된 것 같아서 즐거워져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경복궁과 광화문, 북촌에는 계절별로 한 번씩 찾아가 말안 통하는 외국인들과 인사를 한다. 또한 시드니에 거주할 때는 운동 삼아 오페라하우스에 산책하러 자주 갔었던 기억이 난다.  











마카오를 찾은 모든 사람들이 방문하는 성 바울 성당 앞 계단. 
전 세계에서 온 많은 관광객 때문에 복잡해서 사람에 치여 질릴 수도 있다고 했으나 아무렴 나도 똑같은 관광객인데 뭐 어때. 
기념사진 (혹은 인증샷)을 찍어도 랜드마크와 함께 배경처리되는 관광객들 마저 여행의 추억의 일부분 같아 싫다거나 지우거나 하기 싫다. 아무렴 나도 누군가의 배경이 되었을 텐데.  




성 바울 성당 앞에서 한두 시간 있었나. 그냥 오래 머물고 싶었다. 천천히 구석구석 바라보고 앞, 뒤, 좌, 우 뭐가 있었나 지켜보고 에그타르트도 사 먹고, 망고주스도 사 먹고 이 장소가 꽤나 마음에 이곳의 에너지를 더 느끼고 싶다. 살아가는 방법이 모두 다르듯이 여행하는 방법도 다른 모습이 보일까 싶지만 유독 한국 여행자들은 여행에 와서도 여유가 없다. 
"10분간 구경하시고 계단 아래에서 모이세요"
홍콩 - 마카오 여행을 하면서 이 소리를 몇 번은 들은 것 같다. 몇 군데 관람하고 라텍스 매장 가고 면세점을 가장한 요상한 기념품 가게를 들렀다 저녁식사를 하러 가겠지. 나이 먹어도 절대 단체 관광은 가지 말아야지.

 




내가 할 수 있는 이곳에서의 선의는 누군가의 도움을 원하는 눈빛을 캐치 후 한 마디 건네는 것.
"제가 찍어 드릴까요??"
"네!!! 감사합니다."

셀카봉에 의지해서 추억을 남기기엔 배경이 너무 아깝지.




 

재밌는 풍경은 유적지가 된 관광명소 겸 세계문화유산 동네에서 볼 수 있는 익숙한 생활의 모습.
역시 빨래는 햇볕에 말려야 제맛이야.



 






 

성당 앞에 있는 스타벅스에 들어가서 커피를 한 잔 마실까 하다가 언제든지 마실 수 있는 스타벅스보다 이곳에서만 먹을 수 있는 음료를 들고 그냥 계단에 앉아 누가 봐도 여기 처음 온 관광객처럼 먹고 싶어졌다. 동남쪽 아시아 국가에 오면 늘 땡기는 망고 음료. 
금액은 30 마카오 달러. '오 가격도 괜찮네.'라고 생각했다가 다시 생각해보니까 엄청 비싸다.

태국에서 30밧, 필리핀 30페소 이랬던 기억 때문에 비슷한 30달러라 그냥 그런가보다 했는데  생각해보니 
이곳은 물가 비싼 마카오.
 약 5000원 ㅋㅋㅋㅋ







 

 

포르투갈 식민지배의 영향으로 남아있는 식문화의 흔적 - 에그타르트

























혼자 와서 사진 부탁을 할 땐 나처럼 그나마 DSLR 들고 있는 아재에게 부탁하면 성공 가능성이 높다!
아줌마가 같이 나왔지만 ㅋㅋㅋㅋ 현장감 있고 좋네.






성 바울 성당 바로 뒤에 존재하는 도교 사원.
성당과 사찰의 조화는 의외로 잘 어울린다. 





조금 더 깊숙한 곳.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는 진짜 마카오 구석구석 밟아보기.











골목길을 지나던 중 어디선가 스마트폰의 찰칵 찰칵 소리가 들려 계단 아래쪽을 보니
혼자 셀카를 찍고 있던 방글라데시 출신의 경비원.

인도, 네팔 사람들이 사진 찍길 좋아했던 것처럼 그 역시 사진 찍는데 거부감 없이 본인도 한 장 찍어달라고 했다.
이메일 주소를 주면 보내주겠다고 했는데 그럴 필요는 없다는 쿨가이.





 








이 골목으로 올라가면 어떤 마카오가 기다리고 있을까.






나는 또 언제 이곳에 찾을 수 있을까. 
익숙한 경복궁에 가도 늘 새로운 것들이 보이는데 내가 오늘 머문 이 장소에서 나는 무엇을 보고 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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